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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경기옛길 봉화길 제3길 너른고을길, 경기광주역~곤지암역 본문

경기 옛길/봉화길

경기옛길 봉화길 제3길 너른고을길, 경기광주역~곤지암역

다보등 2024. 7. 18. 22:35

7월 13일 토요일
장마가 주춤한 틈을 타 오랜만에 봉화길 3길을 걷기로 하였다. 봉화길 9개의 길 중에 4개 길(3, 4, 8, 9)이 남았다.

양재역에서 신분당선을 타고 판교에서 경강선으로 환승하여 경기광주역에 9시 22분에 내렸다. 봉화길은 교통편이 좋다.
경기광주역 1번 출구로 나와 왼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역 앞에는 경기옛길을 알리는 리본이나 어떤 안내도 없지만 앞서 걸은 이의 글을 읽어보니 왼편 육교로 올라가야 한다고 하였다.
 

육교로 올라 간다

 
 
1,000년을 이어온 '광주(廣州)'의 세월을 느껴보는 길
봉화길 제3길 너른고을길 : 경기광주역 - 청석공원 - 국수봉 - 전망대 -초월역 - 곤지암역 (15km)
광주는 940년(고려 태조 23)에 '광주 廣州 '라는 지명을 쓰기 시작해 1,000년을 넘게 써온 지명이다.
넓을 廣을 쓸 만큼 드넓은 지역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수원으로 편입된 일부 면과 서울 강남 및 강동구, 남양주 일부, 지금의 의왕과 군포, 성남, 하남 일대가 모두 광주였다. 이렇듯 넓고 광활한 지역이라는 뜻으로 '너른 고을'이라 하였다.
 

경기광주역 ~ 곤지암역(15km)

 
 
육교 앞에 봉화길 제3길 너른고을길 안내판이 있다.
역 앞에서 방향 잡기 수월하게 리본 하나 정도는 달아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미리 알고 왔으니 망정이지 불안한 눈으로 두리번거릴 뻔하였다.
 

경안천을 건너는 육교
경기광주역

 
 
육교를 건너며 아래로 보이는 하천은 경안천이라고 한다.
보니까 경안천 건너에 사는 사람들이 경기광주역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 육교를 건너야 한다.
육교의 길이가 꽤나 길다. 
 

 
 
육교를 건너와 내려서자 바로 왼편으로 틀면 교각기둥에 동그란 안내가 붙어있다.
그리고 잠시 후 천변으로 내려선다.
한낮이 아니라 아직은 천변을 걷는 것이 그다지 고생스럽진 않다.

 

 
 
천변을 걷다 보면 너른 잔디마당이 시작되는 오른편으로 파란색 계단으로 가야 봉화길이다.

우리는 자전거길 끝 지점 파크골프장 입구에 화장실이 있어 이용하고 아무리 둘러봐도 근처에 이정표가 없어서 공원 시작 지점인 입구로 다시 돌아와 파란색 계단에서 리본을 발견하였다.
주의집중 하지 않으면 자칫 길을 놓칠 수 있는 구간이다.
 

 
 
도로를 건너 마을 안쪽으로 들어간다.
 

 

 
 
교회를 마주 보고 걸어 들어가면 샘물교회 못 미쳐서 왼쪽으로 봉화길 안내가 있다.
 

 
 
봉화로와 우시장 이야기를 적어 놓았는데 긴 내용이지만 옮겨 본다.
18세기 후반 이후, 특히 19세기에 들어와 한양의 쇠고기 수요가 증가하고 쇠가죽 수출이 확대되면서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소의 머릿수도 점점 늘어났다. 
경안역의 경안장과 삼전도의 송파장은 모두 규모가 큰 우전(牛廛)이 열렸던 곳으로 경안장에서 송파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두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하나는 새오개를 넘어 산성을 지나 장지동으로 넘어가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니부티, 즉 이배재(광주~성남 간 길) 고개를 넘는 길이다. 
 

 

 

새오개를 넘으면 광주 읍치를 들를 수 있지만 경사가 가파른 것이 흠이었다.  이배재를 넘는 길은 구불구불한 길이기 때문에 경사는 가파르지 않지만 도둑의 피해가 우려되었다. 산허리를 따라 돌아가는 이배재 고개를 넘으면 송파까지 깊으내주막, 삼거리주막 등 여러 주막이 이어졌는데 이 역시 늘어난 통행량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였다.

 

 

 

봉화로와 우시장 이야기를 읽고 숲으로 들어서자 잘 조성된 가족묘가 나타났다.
묘지 입구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두리번거리다  최근에 걸었다는 순리대로 님 블로그를 읽어 보니 묘지 오른쪽 숲으로 가야 한단다. 아래에서 보면 길이 보이지 않는데 막상 오른쪽 숲으로 들어서니 길이 보인다.
숲이 우거진 여름이라 길이 보이지 않았다면 겨울엔 길 찾기가 좀 수월하려나?
이런 곳에서도 봉화길 리본 하나가 아쉽다.
 

살벌한 안내문도 있다

 

국사봉 올라가는 길 양쪽으로 그물막을 쳐서 외부인 출입을 막아 놓은 걸 보니 아마도 장뇌삼을 키우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저런 안내문을 걸었지 싶다.
 

 
 
긴 계단을 올라가면서 땀을 한 바가지는 흘렸지 싶다.
계단 끝에 갑자기 너른고을길 스탬프함이 나타났다.
아무리 힘들어도 이럴 땐 힘든 것도 잊고 신이 난다.
 

국수봉 정상 0.26m

 
 
이곳에서 정말 한참을 쉬었다.
얼려온 물이 이럴 때 정말 생명수다.
어찌 된 일인지 남편이 영 힘들어한다.

더운 날씨에 오르막을 오르느라 힘든 건 알지만 아마도 6월 한 달 덥다고 꼼짝도 않더니 그런 것 같다. 
그러더니 여기 갔다 온 다음날부터 새벽이면 구름산을 두 시간 갔다 온다.

오늘 걸어보고는 정신이 번쩍 든 모양이다.ㅋㅋ
 

 
 
다시 걷는 260m는 길게 느껴졌고 능선과 계단을 번갈아 숨가프게 국수봉 정상에 도착하니 갑자기 사람들이 여럿이다.
국수봉 산스장(산속헬스장)에서 이것저것 운동기구로 체력단련 중이다.
우린 올라오느라 땀깨나 흘렸는데 저분들은 뭐지 싶었다.
 

 
 
국수봉 정상에서 경기도 광주 시내를 보니 고층건물들로 빼곡한 복잡한 도시는 아닌 것 같다.
그러나 넓은 도시 광주라더니 정말 너른고을이다. 
국수봉 정자에서 광주시내를 보면서 오이와 빵으로 허기를 달랬다.
땀 흘린 뒤라 달게 먹었다.
 

 
 

도평초등학교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올라올 때와는 백팔십도 다른 걷기 편한 길이다.
그리고 산을 벗어나기까지 한참을 걸어야 했다. 가파르지 않은 대신 내려가는 길이 길었다. 
하늘이 보이지 않은 초록이 울창한 숲이라 그럴 수 없이 걷기 좋은 길이다.

 

도평초등학교 2km

 

 

 

곳곳에 정자랑 운동기구들이 잘 준비되어 있다.

인근 동네 주민들의 좋은 산책로이고 체력단련장이다.

이런 시설이 있는 걸 보면 동네가 멀지 않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하늘이 보이지 않게 우거진 숲이 너무 좋았던 길이다

 
드디어 도평초등학교가 나타났다.

 
 
학교울타리를 따라 내려오자마자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멀리 펄럭이는 리본을 자칫 놓칠 뻔하였다.
 

 
 
매의 눈으로 걸건너편에 있는 시그널을 찾아낸다.
전봇대에 있는 시그널은 주차된 차량으로 보이지 않을 뻔하였다.
주차된 차가 키 작은 차였으니 망정이지 저런 탑차였으면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곤지암역 6.4km

 
하천을 따라가야 한다.
곤지암천이라고 한다. 하천 건너 초월성당이 보이고 대단위 아파트들이 줄지어 서있다.
장마철이라 그런지 곤지암천 수량이 풍부하다.
경쾌한 물소리가 귀를 즐겁게 한다.
 

 

 

 
 
그나저나 한낮의 하천변을 따라 걷다 보니 그늘 한점 없는 길바닥에서 뜨거운 열기가 얼굴까지 훅훅 느껴진다.
천변을 버리고 둑으로 올라왔다.
 

 
 
그래 이거지~~
가로수 그늘이 있으니 걸을 만하다. 바람까지 시원하다.
열기로 가득한 천변에서 올라오길 정말 잘했다.
 

 
 
초월 119 의용소방대를 지나며 길건너편으로 CU편의점이 있는 곳으로 길을 건넜다. 
곤지암역으로 가는 도중에 혹시 소머리국밥집이 어딘가 있으려나 하고 편의점 파라솔 아래에 앉아서 검색을 하였다. 그러다 마땅한 식당을 찾지 못하였고 간식으로 먹을 만한 게 뭐가 있나 보려고 편의점 안으로 들어갔다가 에어컨의 시원함에 반하고 편의점 도시락에 홀려서 그만 소머리국밥은 포기하고 도시락 두 개를 샀다.

도시락 두 개 가격이 9천 원이 넘지 않은 것 같다. 
편의점 도시락을 처음 먹어보았는데 가성비가 괜찮았다. 

전자렌지에 따뜻하게 데워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거기다 시원한 캔 커피(1+1)까지 마시고 일어섰다. 

 

편의점 도시락

 


그리고 검색을 해보니 곤지암역까지는 한 시간 거리이고 편의점에서 20분 거리에 초월역이 있다.
길게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우리의 종착지는 초월역으로 정했다.

 

 
 
곤지암천변으로 다시 내려가 잠시 걷다 하천에서 올라와 직진하니 바로 왼쪽에 초월역이다.
곤지암천에서 올라서자 바로 초월역이었다.
 

 

 

오후 1시 48분이었고 초월역 들어서자 잠시 후 판교행 경강선이 도착한다는 안내문이 뜨길래 후다닥 개찰을 하고 경강선을 탔다. 작정한 것은 아니지만 편의점에서 검색할 때 마침 초월역이 20분 거리에 있다는 걸 알고는 곤지암역까지 가고 싶지가 않았다. 굳이 핑계를 대자면 여름 한낮에 하천변을 한 시간씩 걷고 싶지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