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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영화,서적

이중섭 편지

다보등 2021. 1. 6. 21:56

일본유학시절 만난 후배인 야마모토 마사코와 1945년 이중섭 나이 30살에 결혼을 하였다. 이때 아내의 이름을 이남덕이라 지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였고 부산으로 제주도로 다시 부산으로 피난을 다니다 1952년 7월 부인과 두 아들을 일본으로 떠나보냈다.

1953년 3월 이때부터 가족들과 편지를 주고받는다.

7월 말, 오래 애쓴 끝에 일본으로 가서 아내와 아이들을 만나고 일주일 만에 돌아왔다.

이 만남을 끝으로 이중섭은 죽을 때(1956년 9월6일, 41살)까지 가족을 만나지 못했다. 그가 보낸 수많은 편지에 아내와 아이들이 보고 싶어 어서 만나고 싶다는 글과 며칠에 한 번씩 편지를 보내달라는 간곡함이 편지마다 절절하게 사랑의 감정이 넘친다.

두 아이에게 쓴 편지마다에는 아빠가 가면 자전거를 사주마 약속을 수없이 하였으나...자전거는 고사하고 결국 만나지도 못하고 말았으니.

전쟁통에 어머니를 비롯한 혈육과 헤어진 후 다시 가족과도 떨어져 지내게 된 이중섭에게 가족과의 합일은 어떻게든 이루고 싶은 염원이었을 게다. 가족을 황소가 끄는 소달구지에 태워 남쪽 나라로 가 자신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며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희망을 이루지못했다. 그가 가족과 함께 안정적인 생활을 했다면 더 좋은 작품들을 많이 남겼으리라

 

"어제 밤(13일)은 달이 뜨는 9시경에 바위산 꼭대기에 홀로 올라......밝은 달을 바라보며......그대들을 향한 끝없는 사랑을 확인하고 멋진 그림을 그리리라 다짐했지요. 그대들 생각으로 어제 밤은 늦게까지 잠들지 못했다오. 당신과 아이들을 보고 싶어 견딜 수 없어요. 그대들과 멀리 떨어져 보고 싶다 보고 싶다는 말만 늘어놓을 뿐 아무런 성과도 없이 소중한 세월만 흘려보내는 건 아닌가 하고. 왜 나는 이렇게나 무능할까요..(중략)..." (1954년 8월 14일)

 

"빨리 만나고 싶어 죽겠소. 이세상에 나만큼 아내를 사랑하고 미친 듯이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요. 보고 싶고 보고 싶어 또 보고 싶어 머리가 멍해지고 말아요. 끝도없이 상냥한 나의 아름다운 천사여!!" (1954년 11월경)

 

편지 속의 이중섭은 외롭게 죽음을 맞이한 순간까지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며 새로운 예술표현을 찾아 헤맨 정직한 화공이었고, 세상에 더없을 만큼 한 여인을 사랑한 남자였으며, 두 아이를 그리워한 아버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