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순교성지 공세리성당 가을 풍경 본문
지난 9월 초 공세리성당을 둘러보며 아름드리 노거수들에 둘러싸인 공세리성당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했더랬다. 공세리성당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아름다운 노거수들이 있어 매력적이었었다. 가을, 이즈음 공세리성당의 노거수의 가을 풍경이 궁금하여 가을에 다시 오마하고 막연하나마 약속을 하였는데 두 달만에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 이건 순전히 딸부부 덕분이다. 딸네 부부랑 서산으로 가면서 들렀던 것이다.
11월 초 가을날의 공세리성당의 모습은 9월 방문 때의 푸르름하고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가을이 더욱 깊어 질수록 공세리성당의 가을풍경은 점점 더 멋있어 질 것 같다. 단풍으로 갈아입은 노거수들은 찾아온 모든이들을 푸근히 반겨주는 것 같아 각박한 생활 속에 여유가 없는 마음들이 스르르 녹아 내리는 것 같다.
1890년에 시작된 120년 역사를 지닌 유서 깊은 공세리 성지.
공세리란 명칭은 조선시대 충청도 서남부의 조세를 보관하던 공세창이 있었던 데서 유래한다.
높은 언덕에 서 있는 근대 고딕식 건물로 그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고 수려한 자연 경관과 잘 어우러져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이라는 명성답게 공세리 성당만의 독특한 매력과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공세 성당의 문지기나무로 알려진 팽나무는 수령 350년으로, 수려하고 아룸다운 자태는 공세리 성당건물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성당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품위있게 한다. 자연스레 지형에 맞춰 자란 뿌리와 패이고 갈라진 웅장한 나무줄기는 그동안 평탄치 않은 세월의 한을 한아름 안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딕양식의 공세리성당은 충청남도 지정 기념물 제144호이면서 2005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소박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본당 내부 모습, 성당 내부의 무지개 모양 회색 아치가 돋보인다.
공세곶창지로 잘 알려진 이곳은 조선 성종 9년(1478)에 세곡 해운창을 설치 운영하다가 중종 18년(1523) 80칸의 창고를 짓고 충청, 전라, 경상도의 3도로부터 거둔 세곡을 이곳에 집합, 조운선 15척으로 항해 500리 물길을 이용 서울로 운반한 항구이기도 하다.
그후 인조 9년(1631)경 당시 세곡 상.하역하는 사람들의 휴식처로 활용하기 위하여 성곽 옆에 많은 나무를 심었는데 이 나무는 그 중의 하나이며 영조 38년(1762)에 해운창 폐지에 따라 이곳 조창도 폐지되었다.
이 나무는 고종 31년(1894)에 현 천주교 성전 건립 당시 성곽으로부터 3m 아래인 현 위치로 옮겨와 역사의 부침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나무가 그저 380년이란 수령 때문에 막연한 아름다움이 아니었다.
그 아름다움의 가치가 겉모습에만 있는 것이 아닌 성당과 함께 하여 더욱 아름답구나 하는 생각.
공세리 성당 역시 나무가 함께 하여 더욱 돋보인다는 생각.
이 아름다운 나무 아래에서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저 목이 아프도록 올려다보고 멀찌감치서 바라보며 서성거릴뿐.
엣 사제관은 2층 건물로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되나 코로나로인해 현재는 폐쇄된 상태이다.
<순교자 묘지>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한 공세리 성당은 순교자들의 유해가 모셔진 카톨릭 성지이기도 하다.
이곳은 1801-1873년 신유.병인박해 때 이 지역에서 순교한 32위의 순교자들을 모신 곳이다.
공세리성당의 만추는 이제부터 시작인 것 같다.
그러니 아마도 눈이 내릴 때까지 계속될 것 같다.
눈...
눈 쌓인 공세리 성당의 특별한 아름다움도 보고 싶다만...
쉬운 일이 아니므로 약속같은 건 하지 말아야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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