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노거수들이 지켜주는 아산공세리성당 본문
당진에서 세 곳의 성지를 둘러보고 귀가 하는 길에 아산공세리성당엘 들렀다.(하루에 네 곳의 성당엘? 이게 뭔일?ㅋㅋ)
집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지만 의도적으로 공세리성당을 거쳐서 가기로 하였다. 공세리성당은 여러 매체에서 보았던 터라 모르는 성당은 아니지만 직접 찾아가 보긴 또 처음이다. 이왕지사 성지순례가 된 오늘이니 성지순례로 끝내야 할 것 같은 날이 모양이다. 무슨 일인고?ㅎㅎ
내비안내를 놓치는 바람에 진입로를 지나쳐 빙둘러 다시 찾아오느라 좀 헤매이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였다. 살짝 늦은 시간이라서인지 주차장이 넉넉하다.
1890년에 시작된 120년 역사를 지닌 유서 깊은 공세리 성지. 성당은 충청남도 지정 문화재 제144호이며 350여 년이 넘은 다수의 국가보호수가 있으며, 높은 언덕에 우뚝 서 있는 근대 고딕식 조적조 종교 건물로 그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고 수려한 자연 경관과 잘 어우러져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이라는 명성답게 공세리 성당만의 독특한 매력과 아름다운 자태를 맘껏 뽐내고 있다. 아름다움은 이미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서도 잘 알려져 있다.
공세리 성당이 위치한 이곳은 내포지방의 입구로써 내포지역은 한국천주교회의 신앙의 못자리라 불릴 만큼 한국 천주교 역사에 중요한 중심지였다. 공세리 성당에는 1801~1873년 신유, 병인박해 때 이 지역에서 순교하신 32위의 순교자들을 모시고 있는 순교 성지이기에 더욱 경건하고 의미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공세리 성당은 1890년 프랑스외방선교회 파스키에 신부님에 의해 예산 간양골에서 시작되어 그 후 5년 위인 에밀 드비즈신부님에 의해 지금 이 자리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드비즈신부님은 이곳에서 많은 일들을 하시는데 특히할 만한 업적 중 하나는 우리에게 이명래고약으로 알려진 바로 그 고약의 원 개발자였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고약을 만들어 무료로 나누어주는데 그 비법을 당시 드비즈신부님을 도와주었던 이명래(요한)에게 전수하여 전국적으로 보급되었기에 공세리 성당은 "이명래 고약의 발원지"라고 할 수 있다.
이상은 공세리성당입구 안내문에 있는 글을 옮겨 보았다.
이명래고약은 이름이 낯설지는 않다.
종기가 생겼을 때 붙였던 것 같기도 하고...(아닌가?)
울친정엄마에게 물어보면 잘 아실 것 같긴한데...ㅎㅎㅎ
성당의 모습이야 두말할 필요가 없이 아름답다. 나는 성당 주변에 있는 노거수들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성당을 보호하듯 두팔 벌려 안고있는 거목들의 모습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입구에서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350여 년이 넘는다는 문지기 나무하며 감탄할 만큼 아름답고 큰 나무들이 한 두그루가 아니다. 당연 국가보호수로 지정이 될 정도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나무들이다.
노거수들이 지켜봤을 그 오랜 세월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공세리 성당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하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얘기를 허투루 들어서는 안된다'며...발길을 자꾸만 잡는다.
옛 사제관 2층 건물로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되나 이 또한 코로나로 인해 폐쇄된 상태였다.
▲ 고색창연한 천주교 성전앞에 자리하고 있는 380여 년이 되었다는 이 느티나무는 고종 31년(1894)에 현 천주교 성전 건립 당시 성곽으로부터 3m 아래인 현 위치로 옮겨져 역사의 부침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이 나무는 공세리 성당 문지기 나무로 불려지며 성당에 들어서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숙연하게 할 뿐 아니라 웅장하게 뻗은 나무 그늘에 잠시 머물러 있노라면 세속에 찌들고 지친 마음들이 차분하게 정화되고 새로워짐을 느낄 수 있다.
수려하고 아름다운 자태는 공세리 성당건물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성당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품위있게 한다. 자연스레 지형에 맞춰 자란 뿌리와 패이고 갈라진 웅장한 나무줄기는 그동안 평탄치 않은 세월의 한을 한아름 안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령 350년, 팽나무
노거수가 많은 공세리성당은 가을 단풍이 깊을 때 정말 아름다울 것 같다. 나무들이 저마다의 색으로 물들었을 가을의 풍경이 보고싶어 어느날 다시 찾을 지도 모를 일이다. 오늘은 예정에 없이 즉흥적으로 네 곳의 성당을 둘러본 날이다.
나는 법정스님의 책도 읽고 때로는 이해인수녀님의 책도 읽는다. 지금은 불교신자지만, 어릴적 엄마 손에 이끌려 혹은 성탄절날 과자를 먹기 위해 교회를 가기도 하였다. 그 시절엔 과자도 사탕도 귀한 시절이었다. 내 유년시절, 다들 어렵고 힘들 때 교회는 풍요로움을 안겨주곤 하였다. 아련한 유년시절을 추억하며 공세리 성당을 끝으로 이제 집으로 향한다. 뉘엇 해가 기우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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