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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영화,서적

혜원 신윤복의 월하정인月下情人

다보등 2024. 2. 4. 20:44

신윤복의 월하정인은 눈썹달 아래 담 모퉁이에서 은밀히 이루어지는 밀회장면을 포착한 잘 알려진 그림이다. 이 작품은 서울 간송미술관에 소장된 국보 제135호 《혜원전신첩(蕙園傳神帖) - 신윤복 필 풍속도 화첩(申潤福筆風俗圖畵帖)》에 수록된 풍속화 중 하나이다. 아래 정보는 네이버 검색에서 옮겨 왔다.

 

그림 속의 눈썹달은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달이 아니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림을 그릴 때 초승달을 잘못 그린 것으로 단순하게 생각했지만 충남대 천문우주과학과 겸임교수 이태형 님이 승정원일기를 토대로 천문학적으로 분석하여 이 그림이 그려진 날짜와 시간대를 추정했다고 한다.

 

일상적으로 밤에는 달의 볼록한 면이 위를 향할 수 없다. 이는 달의 볼록한 면 쪽에 태양이 있기 때문이다. 밤에는 태양이 없어서 달의 볼록한 면이 지평선보다 아래를 향한다. 따라서 그림 속의 달 모양은 월식이 일어날 경우에만 볼 수 있다. 월식은 태양 - 지구 -달이 일직선상에 놓여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지는 현상을 말한다. 달의 전부가 가려지는 현상을 개기월식, 일부가 가려지는 현상을 부분월식이라 한다.

 

신윤복, 월하정인, 간송미술관

 

 

그림 속에 쓰인 글에는 그림을 그린 시간대가 야 3경으로 나온다. 이것은 자시로 밤 12시를 전후한 시간이다. 월식이 일어나는 날은 보름달이 뜨는 날로, 자시 무렵에는 달이 가장 높이 뜬다. 처마 근처에 달이 보이는 것은 보름달의 남중고도가 낮다는 것이다. 즉 여름을 말한다. 보름달은 태양의 반대쪽에 있기 때문에 겨울에는 남중고도가 높고 여름에는 낮다.

 

여름철 한밤중에 일어나는 개기월식은 지평선과 작은 각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달의 왼쪽부터 가려져서 오른쪽으로 진행된다. 즉, 달의 볼록한 면이 지평선과 약간의 각도를 가지고 옆으로 놓이게 되며 그림처럼 달의 윗부분만 보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것은 개기월식이 아닌 지구의 그림자가 달의 아랫부분만 가리고 지나가는 부분월식의 그림이다.

 

신윤복이 활동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약 100년간 일어난 월식 중 서울에서 관측 가능한 부분월식을 조사해 봤다. 그 결과 1784년 8월 30일(정조 8년, 신윤복 26세)과 1793년 8월 21일 (정조 17년, 신윤복 35세)

두 번에 걸쳐 그림과 같은 부분월식이 있었다.

 

월식이 일어나더라도 기상 현상 등의 이유로 실제로는 관측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따라서 승정원일기 등 당시 월식을 기록한 문서들을 통해 실제로 서울 하늘에서 이 월식이 있었는지를 조사했다.

 

문서를 통해 알게 된 결과, 1784년 8월 29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지역에 3일 연속 비가 내려 월식을 관측할 수 없었다. 그러나 1793년 8월 21일(음 7.15)에는 오후까지 비가 오다 그쳐서 월식을 관측할 수 있었다. '승정원일기 <원전> 제1719책'에는 '7월 병오(15) 밤 2경에서 4경까지 월식이 있었다'고 정확하게 기록돼 있다.

 

만남의 시간 - 그림 속에 쓰인 월침침야삼경(月沈沈夜三更)은 말 그대로 '달도 침침한 3경'이라는 시간을 이야기하고 있다. 야삼경(夜三更)은 자시(子時)로 당시의 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밤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의 시간이다.

월하정인은 1793년 8월 21일(음력 7월 15일, 신운복 35세, 정조 17년) 자정 무렵을 월하정인의 제작 시기로 추정한다.

 

화제畵題에 "달빛이 침침한 한밤중에, 두 사람의 마음은 두 사람만이 안다.(月沈沈夜三更, 兩人心事兩人知)"라고 하였으니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도 이런 애틋한 사랑은 있게 마련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