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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옥천군 동이면 청마리 마을 산책 본문

우리땅 구석구석~~/충청도

옥천군 동이면 청마리 마을 산책

다보등 2023. 7. 28. 17:00

7월 중순에 옥천군 금강변의 작은 마을 청마리의 한 펜션에서 하루를 보냈다.
비는 요며칠 무섭게 내렸으나 비구름이 아래로 내려가 우리가 묵는 동안은 잠시 오다말다 했다.
강의 수위를 보니 그동안 얼마나 많은 비가 내렸는지를 알 수가 있었다. 
마을엔 연신 쩌렁쩌렁한 안내 방송이 이어졌다. 일기예보에 귀기울이고 피해 없도록 조심하라는 안전 안내 방송이다.
예정된 일정이긴 하였으나 기록적 폭우로 여기저기 비 피해가 많으니 일정을 취소해야 하나 고민을 하였다. 아마 펜션 주인과 통화가 제대로 되었다면 우리는 당연히 취소를 하였을 지도 모를 일이다. 통화를 하지 못했고 예정된 날짜에 출발을 하였다. 그 와중에 펜션 주인은 주인대로 우리가 이렇게 온 것이 고맙고 미안한지(? 전화를 받지 않았음에) 혹시 불편한  것이 있으면 언제라도 말하라며 친절하게 둘러보고 갔다. 또 가마솥에 불을 지피고 하라고 마른 나무를 한가득 준비해 놓았다. 
 

 
밤 사이 강물이 많이 줄었다.
물에 잠겨 보이지 않던 부분이 드러났다.
이른 아침 마을 산책에 나섰다.
몇 가구 되지 않은 작은 마을이다.
조용하고 평화롭기 그지 없다
빈집조차 예쁘고 정이 간다.
대문에 제주도처럼 장대를 걸쳐 놓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플라타너스 나무가 정말로 어찌나 큰지 입이 떡 벌어졌다.
원래도 크게 자라는 나무건만 거침없이 멋대로 활기치며 자란 것 같다. 
수령이 궁금하였으나 나무에 대한 안내문은 따로 보이지 않는다. 
나무가 있는 주변을 보니 영락없이 오래전 이곳이 학교였던 걸 알겠다.

지금은 폐교가 되었지만 학교건설공적비가 있다. 1968년에 만든 것이다.
이 작은 마을에 배움의 터를 마련한 공적비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예전 어느 학교에서나 볼 수 있었던 공산당이 싫어요를 외쳤던 '반공소년 이승복' 동상이 남아 있다.
그 옆에 '효자 정재수' 동상도 나란히 서있다.
'효자 정재수' 그는 누굴까?
 

 
 
당시 10살인 정재수는 1974년 1월 22일 아버지와 함께 경북 상주군(현 상주시) 화서면 소곡리의 집에서 약 12km 떨어진 충북 옥천군 청산면 법화리에 있는 큰집으로 설을 지내기 위해 길을 나섰다. 큰집으로 가려면 보은군 마로면에 있는 험준한 고갯길인 마루목재를 건너야 했는데 당시 이 고갯길에는 이틀 전부터 내린 눈이 33cm 가량 쌓여 있었고, 기온은 영하 20도까지 내려갔다 한다. 
그 다음날 사람들은 고갯길에서 놀라운 장면을 목격 하였다. 부자가 동사한 상태로 땅에 움츠리고 누워있는데 아버지의 몸에는 아이의 외투가 덮여 있었고, 아이는 아버지를 꼭 껴안고 있는 모습이었다. 술기운이 있었던 아버지가 눈길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자 아이가 옷을 덮어 주고 몸을 일으키려 애를 쓰다가 지쳐 잠들어 결국 동사하고 말았던 것이다.
이 눈물겨운 이야기는 당시 여러 신문기사에 실려 전국으로 알려졌고, 후에 '효의 본보기'로 알려지면서 초등학교 도덕교과서에 실렸다. 서울 어린이대공원 등 전국 각지에 효자 정재수의 동상이 세워졌다.
 
 

제신탑

 
옥천 청마리 제신탑 (충북 민속문화재 제1호)
이 제신당은 마한시대부터 마을 경계 표시의 수문신으로서 풍수상의 액막이 구실을 하였다. 이 마을 사람들은 이 탑을 풍년과 마을의 평안을 비는 신앙성표로 믿고 있다. 제신당 또는 탑신제당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의 신앙 유적은 원탑, 짐대(솟대), 장승, 산신당 등 4가지 복합적인 문화형태를 띠고 있다.
 

원탑
솟대
새마을 창고
청마리 말티 표시석

 
장승은 마을을 수호하는 역할을 한다.
장승과 솟대는 4년마다 새로 만들며 윤년 정월 대보름 전날에 제작한다고.
 

옥천 청마리 말티마을 장승
대청호 오백리길 11구간과 12구간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는 플라타너스 나무
 

옻배움터

 
옥천군이 예비 귀농, 귀촌인에게 체류 공간 및 교육 등을 제공해 농사 체험 등 영농기술을 습득하고 조기 주거 부담 없이 안정적으로 정착 지원을 도모하고자 창업사관학교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구 청마학교 폐교부지에 옻배움터를 조성하고 주택형, 기숙형, 실습농장 등을 건립하게 된다.(자료참고)


 

 
이 마을은 대청호 오백리길 11구간 끝 지점이자 12구간 시작점이다.
이번엔 폭우로 인해 걷는 건 취소하였지만 다음에 걷는다면 다시 들르게 될 청마리 마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