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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둘레길 가평 24코스, 삼회1리마을회관~가평 설악터미널 본문

경기둘레길 860km

경기둘레길 가평 24코스, 삼회1리마을회관~가평 설악터미널

다보등 2023. 9. 18. 09:59

8월 26일
화야산 줄기를 넘어 설악면으로 향하는 노선이다. 북한강변을 떠나 큰골계곡을 따라 오른다. 작은 암자 운곡암을 지나면 본격 숲길이다. 맑은 계곡물을 건너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싱그러운 숲길을 간다. 이 골짜기는 이른 봄이면 너도바람꽃, 얼레지 같은 여리고 고운 야생화가 그윽하게 핀다. 화야산과 뽀루봉 사이 절고개를 넘으면 걷기 편한 임도로 이어진다. 가벼운 걸음이 이십 리 넘게 이어지는 구간이다. 숲에서 나와 37번 국도를 만나면 설악터미널이 멀지 않다.
♣ 삼화 1리 마을회관 ~ 운곡암 ~ 청평마이다스 GC~ 가평 설악터미널 ( 17.1km, 매우어려움)
 

가평 24코스 : 삼회 1리마을회관 ~설악터미널(17.1km)


경기둘레길은 경기 남.북부 외곽을 연결하는 849km, 60개 코스로 도내 15개 시.군에 걸쳐 있는  걷기 여행길을 하나로 잇는 길이다.
경기둘레길은 평화누리길, 숲길, 물길, 갯길 등 각 구간의 지역적 특성을 살려 시.군별로 조성한 것으로 서로 단절돼 있던 걷기 길을 연결해 인접 지역 간 생태, 문화, 역사 등을 공유하면서 도민이 함께 걸을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는 경기둘레길 홈페이지 설명이다.

 
청평역에서 두 대의 택시로 출발지인 삼회 1리마을회관으로 이동을 하였다.
원래는 버스를 탈 예정이었으나 참석 인원도 단촐하여 택시를 타기로 하였다.
 


운곡암 일주문

 
운곡암 유래
고려 말 학자이자 고려 유신인 운곡 원천석 선생이 세운 절이라고 전한다.
운곡은 나중에 조선 3대 임금 태종이 된 이방원을 기르친 적이 있었다. 태종이 즉위한 뒤 여러 차례에 걸쳐 운곡을 등용하려 하였으나 끝내 응하지 않았다.
운곡은 이곳에서 은거하다가 설악면 설곡리 소설암을 거쳐 원주 치악산으로 들어가 여생을 마쳤다고 한다.
 

퇴락한 운곡암

 
운곡암을 지나 본격적으로 계곡으로 들어선다.
화야산과 뽀루봉으로 이어진 능선 아래로 이어지는 계곡이다.
가뭄에도 일정 수량 이상의 걔끗하고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고 아름다운 바위, 풍부한 그늘을 갖춘 계곡이다.
며칠 전 비로 인해 더욱 물이 많아 등로를 넘쳐 흐르기도 하였다.
8월 네째주 토요일인 이날은 더위가 한풀 겪여 생각보다 덥지 않았다.
 

 
계곡을 하나씩 건널 때마다 번호표가 적혀있다.
 

 
 
팻말을 하나씩 세어가며 13개의 계곡을 건너면 본격적으로 오름이 있는구간으로 접어든다.
그러나 아직은 걸을만한 길이다.
하늘을 가린 우거진 숲은 원시림을 방불케 한다.
 

 
 
경사도가 장난 아닌 구간이 나타났다.
바닥에 흙이 자꾸 미끄러지는 흙이라 그냥 등산 스틱만으로 지탱하고 올라가기 힘들었다.
옆에 설치된 줄을 잡고서 간신히 올라갈 수 있었다.
혹시나 비가 와서 길이 젖었거나 눈이 내렸다면 이 구간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솔고개에서 내려갈 때도 못지 않게 가파르고 미끄러운 길이었다.
 
이 구간을 오르면서 일행들이 엄청 힘들어 했는데 사실 나는 그 정도로 힘들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며칠 전 맞은 수액의 효과가 아닌가 싶었다.
맞고 나서는 효과를 느끼지 못한 것 같았는데 며칠 지나면서 약발이 나타난 것 같다. (혼자서 흐뭇해 했다.ㅎㅎㅎ)

 

 
 
어렵사리 올라온 고개는 화야산과 뽀루봉이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갈라지는 고개이다.
고개에 올라서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올라오느라 애썼다며 땀을 식혀 주었다.
이때야 말로 생각나는 동요가 절로 따라 나온다.
'산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그 바람은 좋은 바람 고마운 바람~'
 
 

 
다들 모일 때까지 잠시 쉬었다가 초콜렛이나 단백질바 정도의 간식을 먹고 내려갈 준비를 한다.
올라올 때와 같이 내려가는 길 또한 막막한 가파른 길이다.
이 또한 줄이 설치되어 있어 천만다행이었다.
줄 조차 없었다면 대략 난감이다.
 

 
드디어 임도로 내려 섰다.
대단히 어려운 힘든 구간이었으나 다행인건 짧다는 것이다.
 

 
 
이제 어려운 구간을 다 지났으니 편하게 임도를 걸으면 된다.
그런데 이정표를 보면 임도가 또 장난아니다.
꼬불꼬불 끝도 없다.
4시간 이상을 걸어야 한다.
 
 

  
 
낮 12시 무렵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점심을 먹었다.
족발과 수제 샌드위치가 오늘의 주메뉴이다. 꿀맛이다.
수고하고 먹는 점심은 기가 막히게 맛있다.
 

 
솔고개까지 남은 거리 4.3km, 1시간 47분이라 적혀있다.
종점인 설악 터미널까지는 7km가 남은 상태이다.
대략 3시간은 걸어가야 종점이다.
 

 


어디메쯤인가에서 1톤트럭을 만났다.
임도 끝나는 데까지 좀 태워줄 수 있냐 물었는데 처음엔 자리가 없어 안된다고 하더니
트럭 뒤칸에 짐을 이리저리 옮겨 자리를 만들어 타라고 했다.
기도원에서 이불 세탁할 것들을 싣고 서울로 가는 중이란다.
일행들은 트럭 뒤에 타고 나는 운전자 옆에 탔다.
어디서 시작했느냐, 어디까지 가느냐 묻길래 '청평역에서 시작해서 설악터미널까지 간다' 했더니
조그만 돌아가면 되니 설악터미널까지 태워다 주겠단다. 
세상에사 만상에나~~~!!!!
순식간에 설악터미널에 내려주었다.
인도가 따로 없는 도로를 두세시간 걸어야 하는데 덕분에 순간이동을 한 것처럼 목적지에 도착을 하였다. 어찌나 고마운 지  90도로 인사를 했다.

 
종점이 설악터미널이었으나 스탬프함은 25코스 방향으로 500미터는 더 진행을 하여 설악교 근처에 있었다.
스탬프를 찍고 다시 설악터미널로 돌아왔다.
강남으로 가는 버스를 탈 일행과 청평역으로 가서 전철을 탈 사람들로 나뉘었다.
택시를 타고 경춘선 청평역으로 오니 택시비가 2만원 가량 나왔다.
 
 

설악터미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