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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경기둘레길 가평 22코스, 상천역~청평역입구 본문

경기둘레길 860km

경기둘레길 가평 22코스, 상천역~청평역입구

다보등 2023. 9. 6. 14:14

(지난 7월 말경에 경기둘레길을 걸은 이야기이다. 습하고 더운 날이었다.)

 

호명산을 넘는 노선이다.  상천역에서 마을 길을 따라 호명산 기슭으로 향한다. 호명산 울창한 숲 속으로 완만한 길이 이어진다. 가끔 오르막 구간도 있지만 크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숲길이 끝나면 너른 호명호수가 모습을 드러낸다.

호숫가를 크게 돌아 호명산 능선에 선다. 호명산(632m) 정상까지는 마루금 숲길을 따라간다. 가끔 만나는 바윗길이 조심스럽지만 숲길이 주는 즐거움에 묻힌다. 경사 급한 내리막길을 내려와 조종천에 걸린 보행교를 건너면 청평역이다.

♣ 상천역~호명산잣나무숲속캠핑장~호명호수~호명산 정상~청평역입구(11.4km, 난이도 上), (경기둘레길 홈페이지)

 

경기둘레길 가평 22코스, 상천역~ 청평역입구

 

상봉역에서 경춘선을 타고 상천역에 도착을 하였다. 

돌아가는 것도 청평역에서 경춘선을 타면 된다.

그동안 시작점 접근하기에 교통이 불편한 가평 코스를 걷다 보니 이번 22코스는 교통이 편해서 걷기도 전에 우선 마음이 편하다.

 

 

오전 9시가 좀 넘어서 상천역을 출발하여 호명호수 방향으로 걷는다.

그늘 없는 뜨거운 길을 해를 마주 보고 한동안 걸어야 해서 고역이었다. 

 

상천루

상천루는 예전에는 어땠는지 모르겠으나 지금은 방치된 시설물을 오른쪽으로 지나 숲 초입으로 들어선다.

 

호명산잣나무숲속캠핑장관리실

 

 

 

시원한 숲으로 들어서며 주변이 온통 잣나무 일색이다.

호명산잣나무숲속캠핑장을 운영하고 있는 데 오늘 보니 야영객들은 보이질 않았다.

 

 

산은 완만하여 걷기에 좋았으나

날씨가 무더워서 은근히 힘들다. 역시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은 없는 것 같다.

땀 깨나 흘리며 걸었다.

 

 

 

산악마라톤 연습 중이라는 마라토너들이 땀을 흘리며 뛰어 내려오고 있다.

이래 더운 날 그냥 걷는 우리도 힘든데 산길을 뛰는 이들을 보니 감탄사가 나온다.

 

 

 

 

더위 탓에 중간 중간 자주 쉬다 보니 두 시간 만에 호명호수에 도착을 하였다.

먼저 도착한 선두들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호명호수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호명호虎鳴湖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호명산 정상에 조성된 호명호수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건설된 양수식 발전소의 인공호수이다.

 

 

 

옛날 어떤 스님이 수도를 위해 산을 찾아가던 길이었다. 강아지 한 마리가 스님에게 다가와 떠나지 않았다.

스님은 인연이라고 생각하고 불도를 닦으며 같이 생활했다.

강아지는 이상하게도 커가면서 호랑이 모습으로 자랐다. 호랑이는 가끔 뒷산으로 올라가서 어흥하고 울었다.

그 후 사람들은 뒷산을 '호랑이가 우는 산'이라 해서 호명산으로 불렀단다.

 

수면부유식 태양광 발전설비(하늘거북)
장자터 고개

 

호명호수를 지나며 본격적으로 산을 타야 했다.

날씨 탓을 해가며 연신 투덜거리게 된다.

둘레길이 아니잖아~ 이건.

 

 

가끔 보이는 풍경에 마음을 추스려 보기도 하면서 앞으로 앞으로.

바위가 험한 오르막도 있다.

상당히 까칠한 등로이다.

 

기차봉

 

 

기차봉을 지나 호명산 정상으로 가는 길.

호명산 정상을 가지 않고 우회할 수 있는 길이 있으면 우회하고 싶은데 길이 따로 없어

그냥 호명산 정상까지 울며 겨자 먹기로 갔다.ㅋㅋㅋ

 

 

호명산 정상 도착!!!

우여곡절 끝에 정상에 오니 좋긴 하지만 둘레길이라 쓰고 등산이라 읽어야 하는 힘든 구간이다.

굳이 산 정상으로 가게 했는지 알 수가 없지만 이 길을 만든 관계자의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죠.

 

 

 

호명산 정상에서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주변 풍경을 둘러보면서 후미까지 모두 오기를 기다렸다가 하산을 시작했다.

하산하는 길은 산을 다 내려갈 때까지 심하다 싶은 가파른 내리막이기  때문에 조심에 조심을 기해야 했다.

하산길엔 등산 스틱을 사용하면 안정적이다. 

 

 

 

???

이 소나무에게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청평역 남은 거리 2.0km

 

 

전망대에 도착.

잠시 쉬었다 하산하는 길 역시 어마 무시한 내리막이다.

오르는 것도 힘들지만 경사가 급한 내리막은 조심스럽고 힘들다.

무릎 조심~~

 

내려오다 뒤돌아본 가파른 길

 

거의 다 내려왔다 싶을 때 이런 체육시설이 보이면 청평역은 오른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자칫 왼쪽으로 가게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이정표가 잘 안보이기도 하고 왼쪽 길이 눈에 먼저 보이기 때문이다.

 

 

 

하산길에서 마지막으로 만난 계곡물에 잠깐 발을 담갔다.

물이 넉넉한 곳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발이라도 담글 수 있으니 좋았다.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면 종일 피곤함이 싹 사라진다.

 

 

 

산을 다 내려오고 나니 그제사 꽃도 눈에 들어온다.

참 곱다 고와~~

 

조종천
기타다리

돌 징검다리를 건너 호명산으로 오르던 등산객들 위해 조종천에 2018년 10월 길이 93m, 폭 2m의 인도교를 설치해 불편을 해소했고 음악 도시 가평을 상징하는 기타 모양의 디자인으로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었다.

재즈페스티벌의 고장 가평을 상징하는 기타 다리를 건너며 발걸음 리듬에 맞춰 흥을 내는 포토죤이다.

 

 

 

우리는 마침 기타다리를 건너자 만난 쉼터에서 파전으로 경둘 22코스를 마무리하였다.

청평역은 바로 지척이다.

조종천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뿌듯한 완주의 기쁨을 나누었다.

 

 

청평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