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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경기둘레길 연천 12코스, 신탄리역~내산리 삼보쉼터 본문

경기둘레길 860km

경기둘레길 연천 12코스, 신탄리역~내산리 삼보쉼터

다보등 2024. 1. 21. 10:03

새해 첫 도보는 경기둘레길 연천 12코스로 금강산 가는 길목에 우뚝 솟아 있는 고대산(832m) 줄기를 누비는

노선이다. 걸음을 시작하는 곳은 신탄리역이다. 2012년 11월 백마고지역이 개통되기 전까지 경원선 철도 중단점이었다.

고대산자연휴양림 입구에서 임도로 접어든다. 임도는 해발 300m에서 500m 사이로 유순하게 이어진다.

널찍한 흙길과 울창한 숲길이 계속된다. 시야가 터지는 곳에서 만나는 시원시원한 풍광은 고대산이 보내는 선물이다.

세상일 잠시 내려놓고 구름에 달 가듯 걸을 수 있다.

이날 처음부터 끝까지 눈 덮인 임도길을 걸었다. 걸은 시간은 6시간쯤 소요되었다.(점심시간 포함)

 

 

 

경기둘레길 연천 12코스 : 신탄리역 -고대산캠핑리조트- 농장매점 - 내산리 삼보쉼터 앞 (16.3km, 난이도 상) 

 

연천 12코스 : 신탄리역 ~ 내산리 삼보쉼터
1호선 연천역

 

2024년 1월 3일 새해 첫 걷기 '경기둘레길 연천 12코스'

대중교통으로 연천 12코스 출발지에 가는 길은 전철 1호선이 소요산역에서 연천역까지 연장 개통되면서 이 일대 접근이 편해졌다. 아직 해가 뜨기도 전에 집을 나서서 연천역에 오전 10시 40분에 도착을 하였다(이날 연천행이 조금 연착되어 도착한 시간이다). 

연천역 앞 건너 버스정류장에서 신탄리역으로 가는 39-2번 버스를 타고 20여분 후인 11시 07분에 신탄리역에 도착을 하였다. 신탄리역은 현재는 운행을 하지 않는 역이다.

언젠가는 북으로 향해 기차가 힘차게 달릴 날을 기다리는 역이다.

 

 

 

경원선 철도역 중의 하나인 신탄리역은 1913년 영업을 시작하여 1945년 북한에 귀속되었다가 1961년에 수복된 곳으로 고대산의 풍부한 임산자원을 이용해 만든 숯이 유명하여 '새 숯막(신탄)'으로 불리었다.

 

 

 

 

고대산휴양림 캠핑장에서 고대산임도로 본격적으로 접어들면서 아이젠을 착용하였다.

12월 말 즈음에는 제법 많은 눈이 내렸으나 그동안 날이 많이 풀린 덕분에 대부분 눈이 많이 녹았는데 연천이 북쪽이기도 하고 산이라 지난주에 쌓인 눈이 그대로 남아 있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스틱을 챙겨 출발을 하였다.

 

 

 

경기둘레길 12코스는 사전에 경기둘레길 홈페이지를 통해 '국유림방문' 신고를 해야 한다.

나는 이틀 전에 국유림방문 신고를 해두었다.

 

https://www.gg.go.kr/dulegil/usr/gdg/reportForm.do

 

경기둘레길 > 국유림 방문신고 > 국유림 방문신고

경기둘레길 에는 국유림(국유 임도)이 포함되어 있으며, 임도는 산림자원법 제2조 및 제9조에 따라 산림 경영을 위해 개설된 도로로서 원칙적으로 일반인 이용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경기둘레길

www.gg.go.kr

 

 

 

팔각정이 있는 쉼터 옆으로 고대산(832m) 등산로입구이다. 

고대산은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과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경계에 있는 산이다.

금강산 가는 길목에 있고 휴전선과 가장 가까운 산행지로 이름이 높다.

사철 등산객이 많으며 정상에 오르면 시원한 풍광과 북녘땅을 같이 볼 수 있다.

신탄리역에서 걸어서 접근할 수 있고 3개의 등산로가 있다.

팔각정 쉼터를 지나쳐 우리는 직진이다. 

 

 

 

눈길 걸으며 보니 오늘은 우리 외에는 다른 발자국은 보이지 않고 곳곳에 멧돼지 발자국이 어지러이 나있다.

굵직하게 움푹 파인 멧돼지 발자국을 보니 섬뜻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눈길에 이렇게 족적을 남기다니...

 

 

 

와~~~ 멋진 모습도 잠시 구경하고...

 

 

 

눈길 곳곳에 굵직한 멧돼지 발자국이 있나 하면 가느다란 고라니발자국도 조심스레 나있다.

평소에 볼 수 없었던 발자국들이라 흥미로웠다. 혼자라면 발자국만으로도 두려울 것이지만 여럿이므로 걱정도 없었다.

우리는 눈 위에 드러누워 러브스토리 한 장면을 흉내내기도 하며 눈길을 걷는 재미를 즐기기도 하였다.

이런 눈길을 걷는 일도 흔치 않은 날이라 나름 한껏 즐겼다.

 

 

 

고대산임도는 굽이굽이 끝날 것 같으나 쉬이 끝나지 않는 가도가도 끝도 없이 이어진다.

임도는 늘 그렇듯이 지루하고 힘든 길이다.

눈이라도 있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지루하기 그지없을 뻔하였다.

 

 

 

점심 사진은 찍지 않아 없지만 이런 멋진 풍경을 앞에 두고 점심을 먹었다.

각자 조금씩 가져온 음식으로 푸짐한 한상이 차려졌다.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기 위해 개인 수저를 챙겨 오고 개인컵을 휴대했다.

먹고 난 빈그릇들은 다시 배낭으로 들어갔다.

대신 배낭이 가벼워졌다. 날아갈 듯한 몸으로 가뿐하게 다시 걷는다.

 

 

 

지금은 사용치 않은 시설인데 '상승역'이라 적혀있다.

붉은색을 칠한 바위에는

'준공기념

기간 94.7.4.~ 9.15.

시공자 한국모노레일(주)

쇠부대'

라고 겨우 알아 볼 수가 있다.

 

 

 

이정표에 적힌 지명이 아리송하지만 일단 우리는 95.96 내산 방향으로 간다.

나는 점심을 먹은 후부터 아이젠을 벗었다.

날이 춥지 않으니 얼지 않은 습기 머금은 눈이 흙과 함께 아이젠 바닥에 들어붙어 무거워서 걷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아이젠을 벗고 걸으니 다리도 덜 피곤하다.

스틱만으로도 충분하였다.

 

짐작컨데 고라니발자국

 

고라니발자국과 멧돼지 발자국

 

 

선명하게 달려있는 리본을 보고 직진하였다가 경로이탈 경보음을 듣고 이 길이 맞다 아니다 우왕좌왕하였다.

지나친 길에서 갈림길 같은 걸 보지 못했다는 생각으로 다들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되돌아 다시 살펴보니 아래 사진에 보이는 좁은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해야 했다.

어디에도 오른쪽으로 가라는 안내는 없었고 다만 자세히 보니 갈 아래 멀찌감치 리본이 달려있다.

그러니 앞쪽으로 빤히 보이는 리본을 따라 직진할 수밖에.

이곳에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이정표 하나 정도는 세워둬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결국 이곳에서 알바하는 바람에 5분 상간으로 버스를 놓쳤다.)

 

 

 

그런데 이 길이 가관이다.

급경사도 이만저만 급경사가 아니다.

잣나무 숲이 우거져 눈이 쌓이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이런 경사에 눈까지 있었더라면 완전 장난 아니다.

겨우겨우 잣나무숲 내리막을 벗어났다.

 

 

 

그 잣나무숲을 빠져나오니 다시 눈길이다.

오늘의 목적지인 내산리 삼보쉼터가 2.0km 남은 거리라는 안내가 반갑다.

 

 

 

 

저 멀리 오른쪽으로 오늘의 12코스 종점 스탬프함이 보인다.

숲을 벗어나며 거의 뛰다시피 걸었다.

막차(?)가 16시 40분이라고 했다.

도착하니 16시 50분이다.

아쉽게도 39-8번 버스는 방금 가버린 뒤였고 카카오택시 호출도 안되어 버스정류장에 있는 연천택시 번호로 전화하여 택시를 불렀다. 갈림길에서 알바만 하지 않았어도 버스를 탈 수 있었을 것인데...

 

 

 

오늘 연천 12코스 종점인 이곳은 다음에 연천 13코스 시작점이다. 

비록 버스는 놓쳤지만 접근하기 쉽지 않은 오지 중의 오지인 연천 12코스를 무사히 걸었다는 것에 뿌듯함이 한가득이다.

더군다나 종일 눈길을 원도 한도 없이 걸었다.

이런 경험도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택시를 타고 20여분 후에 연천역에 도착하니 오후 5시 55분이다.(택시비 21,500원)

연천역 앞에 급수탑이 있어 잠시 구경하였다.

연천역 내에 있는 옛 급수시설로  2003년 1월 28일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연천역에서는 한 시간에 한대꼴로 전철이 있다.

따뜻한 대합실에서 30여분 기다렸다가 18시 34분 기차를 타고 광운대역에서 천안행 1호선으로 환승, 석수역 하차, 마을버스로 환승, 그럭저럭  2시간 40분 소요되어 집까지 무난하게 귀가하였다.

 

연천역 급수탑

 

1914년 경원선(서울 ~원산 간) 개통 당시부터 1967년까지 운행하던 증기 기관차에 물을 공급하기 위하여 건립한 2개의 급수탑이다. 각기 원통형과 상자형으로 외관이 다르다.

상자형 급수탑은 콘크리트조로 기단, 몸통, 처마가 구성되어 있으며 줄눈을 이용하여 조직적인 것처럼 보이게 했다.

높이 23m의 원통형 급수탑 내부에는 출입구 반대쪽에 계기 조작판이 있으며 3개의 급수관과 기계장치가 있다. 위로 갈수록 좁아지다가 머리 부분에서 다시 넓어지는 모양이다.

탑 외부에는 6.25 전쟁의 흔적인 총탄 자국이 여기저기 남아 있어 역사적 의미도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