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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에 새로이 재건 된 돈덕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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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에 새로이 재건 된 돈덕전

다보등 2024. 1. 2. 09:42

12월 30일 아침부터 탐스러운 눈이 펄펄 날렸다. 
눈 내리는 날 고궁이라니!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주었다.
대한문을 들어서서 고종의 침전인 함녕전 영역을 둘러 보고난 후 함녕전 뒤편의 정관헌에 들렀다.
정관헌은 1900년경 고종의 침소인 함녕전 후원에 지어진 동양과 서양의 건축 양식이 절충된 독특한 건물이다.

고종의 침전이었고 승하한 장소 함녕전
함녕전 후원에 정관헌이 보이는 풍경

 
 
정관헌은 건물의 동.서.남 세 방향에 지붕이 돌출된 포치 형태로 나무 기둥과 금속 난간이 세워져 있다.
기둥 윗부분과 난간에는 모란과 박쥐, 소나무, 사슴 등 한국의 전통 문양이 새겨져 있다.
이곳은 역대 왕의 초상화인 어진을 모셔 두기도 했고, 고종의 어진과 순종의 황태자 시절 초상화인 예진을 그리던 공간으로 쓰이기도 했다.
 

정관헌

 
 
'......눈은 푹푹 내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 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눈이 푹푹 내리는 날 흰 당나귀를 타고 떠나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생각했다. 
 

 
 
푹푹 발이 빠지는 눈속을 걸어 닿은 곳에 새로운 건물이 생겼다.
붉은 벽돌과 초록색 창틀이 이색적인 돈덕전이다.
 
돈덕전의 역사와 재건
돈덕전은 고종 즉위 40주년 기념행사(칭경예식)를 위하여 1902~1903년에 건립되었다.
대한제국은 돈덕전 건립을 통해 서양 열강과 대등한 근대국가로서의 면모와 주권 수호 의지를 세계에 보여주고자 하였다.
돈덕전에서 예정된 칭경예식은 콜레라의 창궐과 영친왕의 병환, 러일전쟁의 시작으로 인하여 진행되지 못하였지만, 이후 외교사절 접견과 연회 장소 등으로 활용되었다.
 

돈덕전

 
돈덕惇德은 중국 고대 문헌인 <서경> 우서 순전 제16장 중의 "멀리 있는 자를 회유하고 가까이 있는 자를 길들이며 덕이 있는 자를 후대하고 어진 자를 믿으며 간사한 자를 막으면, 사방의 오랑캐들이 복종할 것이다."에서 찾을 수 있다.
'덕이 있는 자'는 교류를 통해 신뢰를 쌓아가야 할 세계의 여러 국가를 가리키며 이들을 후대하는 장소가 바로 돈덕전이다.
돈덕전의 건립 목적이 이름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프랑스 파리에서 유행한 화려한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돈덕전은 1층은 패현실, 2층에는 침실이 자리하였으며, 각국 외교사절의 패현 및 연회장, 국빈급 외국인 숙소로 활용하였다. 또한 순종의 즉위식과 고종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한 오찬 장소로도 사용되었다. 돈덕전은 고종 승하 이후 방치되었다가 덕수궁 권역이 점차 축소되고 공원화되기 시작하면서 1933년 이전에 훼철된 것으로 보인다. 
돈덕전은 약 100년만인 2023년 재건되어 전시와 교육 아카이브 공간으로 재건되었다. 이곳은 과거 역사의 복원인 동시에 미래 문화교류 공공외교의 장으로 활용될 것이다.
 
2층 상설 전시실
제 1전시실 - 근대 외교의 시작, 만국 공법의 세계로
제 2전시실 - 격동의 시대 그리고 외교관들
제 3전시실 - 제국에서 민국으로
 

 
 
대한제국이 원했던 '근대화된 독립국가, 한반도의 중립화, 상호존중의 교류를 통한 새로운 문명의 창조'는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양한 문화의 언어로 세계와 활발히 교류하는 창구를 재건하였다는 점에서 우리는 오늘 돈덕전의 의미를 찾는다.
 

격동의 시대 외교관들

 

 

 

 

 

 
2023년에 재건된 돈덕전의 아름다운 건물, 덕수궁에 왔다면 꼭 들려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