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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짜릿할 수 없다 '아침가리골 트레킹' 본문
이보다 더 짜릿할 수 없다 '아침가리골 트레킹'
초절정의 무더위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7월의 여름날, 훌쩍 강원도 인제 아침가리골로 떠났다. 백패킹이라는 조금은 생소한 계곡트레킹을 하기위해서이다. 처음 아침가리골에서 백패킹을 경험해 본지가 벌써 3년전이다. 그때의 생소하고 짜릿하였던 경험은 3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그 짜릿한 계곡으로의 걸음을 이번엔 우리땅걷기 도반들과 함께 동행을 하였다. 백패킹이란? '짊어지고 떠난다'라는 뜻으로 야영에 필요한 장비를 꾸려 등에 지고 떠나는 등짐여행을 의미한다. 등산과 트레킹의 의미가 합쳐진 레저 스포츠로 발길 닿는대로 걷는다는 점에서 트레킹과 유사하지만 주로 계곡이나 냇가를 끼고 발걸음을 옮긴다는 점에서 트레킹과 구분된다고 한다. 아침가리골은 구룡덕봉(1,388m) 기슭에서 발원하여 20km를 흘러 방태천으로 들어가는 골짜기이다. 점감록에 <삼둔가사리>라는 글귀가 나오는데 둔이란 펑퍼짐한 산기슭을, 가리(거리)란 사람이 살만한 계곡가로서 난리를 피해 숨을만한 피난처를 뜻한다. 홍천군 내면의 산둔(생둔), 원둔, 달둔과 인제군 기린면의 아침가리, 연가리, 적가리, 명지거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아침가리란 아침나절이면 밭을 다 갈아 버릴 정도로 좁은 지역이라는 뜻으로 아침갈이라고도 하며 지도에는 한자어로 조경동(朝耕洞)이라 표기되어 있다.
방동약수에서 쇳물맛이 나는 약수를 마시고 잠시 계곡물소리를 듣다 벗어나면 그때부터 아침가리골로 가는 길은 그리 호락호락하지가 않았다. 포장된 긴 오르막을 한시간정도 올라야 하는데 뙤약볕에 오르막을 오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늘한점 없는 오르막을 오르며 땀깨나 쏟아야 하는 일이다. 더러는 차로 오르는 이들로 있었으나 대부분은 걸어서 올라야 한다.
오르막의 정점에서는 더 이상의 차량통행은 금지이고 이제부턴 30분남짓 내리막을 걸어야 아침가리골의 시작점인 조경동다리에 다달을 수 있다. 이곳에서 간단하나마 점심을 먹고 본격적인 아침가리골 백패킹을 시작한다. 우리말고도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조금이라도 그늘이 있는 곳이면 발디딜틈도 없이 북적이는 한켠에서 우리도 점심을 먹고 출발 준비를 하였다.
백패킹을 하기 위해선 물빠짐이 좋은 기능성 옷을 입고 물속에서 신어도 가능한 신을 신어야 한다. 스틱이 없어도 가능하나 경험상 스틱은 꼭 필요하다. 거친 물살을 걷노라면 스틱으로 내 몸을 지지도 하고 물속 깊이도 가늠할 수 있으니 이래저래 스틱은 꼭 필요하다. 가방속 내용물은 혹시 모를 경우에 대비하여 비닐로 한두번씩 싸서 가방에 넣는게 안전하겠다. 나는 카메라가 있는 관계로 더욱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었다. 젖은 옷을 갈아 입어야하니 여분의 옷도 준비하여야 한다.
계곡엔 지난 비로 제법 많은 물이 불어나 물살도 세고 깊이도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자칫 물살에 쓸려 넘어질새라 조심스러운 부분이었다. 사실 카메라만 아니면 넘어져도 그닥 억울할 것도 없는 뭐 그런 곳이지만 말이다. 카메라가 없는 이들도 행여나 넘어질쌔라 조심조심 극도의 긴장감마져 느껴졌다. 그러나 그 긴장감속에 뭐라 표현못할 통쾌함이 들어있다. 시원한 물속에 거침없이 풍덩 들어서서 걷노라니 어찌나 짜릿하고 통쾌하던지....보통 산행에서는 물에 빠질새라 조심스레 건너는 부분들에서 풍덩풍덩 거침없이 물속으로 걷는 그 기분은 아는 사람만 안다는~~ㅎㅎ
가방과 카메라 모두들 다른이에게 맡기고 산산님과 둘이서 물놀이에 열중하는 재미를 즐기기도 하였다. 얼음같이 찬 물이었으나 몇번 물속으로 들락거리다보니 이내 적응이 되어 시원함과 햇볕의 따가움을 함께 즐길 정도였다. 물살이 세서 어떤곳에서는 물흐름에 몸을 맡겨 한참 아래쪽으로 떠내려 가다보면 걷는 이들보다 훨씬 수월하게 아래쪽으로 이동을 하기도 한다. 한참을 색다른 재미에 빠른 물살에 몸을 맡겨도 보았다. 물에서 나와 걷다 다시 물속으로 들어갔다를 몇번 반복하다보니 산산님은 나중에 추워서 더 이상 물속에 들어 가지 못하겠다고 하시는데 나는 물이 체질인가 어째 춥지가 않았다.ㅎㅎ
나랑 계곡이 끝나는 곳까지 물속에서 놀기도 하며 백패킹의 재미에 폭 빠졌던 산산님~~^^*
이날 4시간넘게 걸린 백패킹은 모두들 만족도 최고였다. 올 여름 최고의 선물이었던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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