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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불교왕국 라다크지방 '레'에서 첫날
2015년 6월24일
오늘 우리는 오전에 델리에서 비행기로 3,520m 레에 도착을 하였다. 그리고 오후3시까지 푹 쉬었다. 버스나 택시를 타고 육로를 통하여 올라 온 경우는 고산에 적응되는 기간이 있어 조금 나은 편이지만 비행기로 곧장 도착한 사람의 경우는 고산증이 한결 심하니 몸 상태에 신경을 써야한다. 머리는 여전히 어질하고 가슴은 두근두근이다. 어제부터 다이아막스를 먹었으므로 오늘도 일단 반알을 먹었다. 물론 물은 시도때도없이 마셔댄다.(물은 고산에 오면 자연적으로 마시게 된다, 엄청 입이 마르고 목이 타므로...)
오후 3시까지 쉬고나서 Leh에서의 보는 즐거움을 찾아 숙소를 나섰다. 엄청난 해발고도 때문에 방문 즉시 볼거리에 집착한다면 고산증으로 인해 들어 눕는 사태가 일어난단다. 특히 비행기로 올라 온 사람들이라면 최소 하루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몸 상태를 고산에 적응 시킬 수 있게 관리를 해야한다지만 우리는 최소한의 시간으로 적응시간을 갖고 볼거리를 찾아 나섰다. 다른분들의 안색도 그다지 나쁘지 않아 보인다. 해발 3,520m의 고산도시이지만 멀쩡하게 전원 차량에 탑승하고 출발이다. 먼지나는 도로를 따라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Spituk Gompa이다.
처음으로 도착한 곰빠...1,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고찰로 레에서 남쪽으로 10km 떨어져 있다. 외관 자체는 아주 평범한 편이지만 사원 안에 모셔진 거대한 천수관음상과 티베트불교의 르네상스를 연 쫑까파대사의 일생을 담은 36장짜리 탕카도 있어 볼거리면에서는 풍성한 편이다.
<환생자를 찾아 나서는 신비로운 이야기>
티베트 사람들은 달라이 라마 1세부터 지금까지 쭉 하나의 영혼이 다른 몸에서 태어 난다고 믿는다. 이런 환생자를 린포체라고 하는데 달라이 라마도 이런 린포체의 하나일 뿐이다. 티베트 고승들의 이름 중에는 '~린포체'라는 이름이 붙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도 모두 쭉 같은 영혼이 태어남을 반복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럼 대체 매년 태어나는 수많은 아이들 중 누가 환생자인지를 어떻게 알까? 고승들은 사망 직전 보이는 환영에 따라 해당 지역의 특징을 설명한다고 한다. 이를테면 호수가 있다든가, 주변에 산봉우리 모양이 어떻다든가 하는 키워드를 준다. 고승이 사망하면 그 키워드에 부합하는 지역을 찾아나서는 기나긴 여정이 시작된다. 환생자를 찾아내는 방식은 종파마다 약간 다르다고 한다. 티베트불교 3위의 라마로 존중받는 까르마빠 라마의 경우는 환생자가 자신의 전생을 기억해내고 머물던 사찰로 달려가 자신이 환생자임을 증명해내야 한다고 한다. 참고로 까르마빠 라마의 경우는 사망 직전 자신이 태어날 곳의 부모의 이름, 환생자의 이름 등 디테일한 정보를 남긴다고 한다.
그렇다면 현재의 달라이 라마 14세는 달라이 라마 13세의 아들일까? 많은 사람들이 달라이 라마 00세와 같이 순번이 붙는 관계로 부자관계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진실은 달라이 라마 14세는 달라이 라마 13세의 환생자이다. 1935년 현재의 중국 칭하이성 작은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달라이 라마는 겨우 3살때 포탈라궁에서 파견된 고승들에 의해 달라이 라마 13세의 환생자로 인정받아 불과 5살때 부모를 떠나 라사의 포탈라궁으로 옮겨졌단다.어린 달라이 라마를 찾아 나선 고승 한 명이 달라이 라마 13세가 소지하던 지팡이를 들고 다니자 자기가 쓰던 것이라고 말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샹가르 곰빠 Sankar Gompa
1,000개의 손과 1,000개의 얼굴을 가진 천수천안상
레 왕궁 Leh Palace
도시 배후의 바위산에 세워진 9층의 돌과 마른 벽돌로 쌓은 왕궁이다. 레 왕실의 옛 궁전으로 17세기 레의 왕이었던 셍게 남걀에 의해 1630년 지어졌다. 티베트의 라사에 있는 포탈라 궁전은 이 왕궁을 모델로 해서 건축한 것이라고 한다. 당시 라닥 왕국은 현재의 라닥 지역은 물론 잔스카르, 네팔일부, 심지어 오늘날 파키스탄령인 발티스탄까지 지배하에 둔 거대 왕국이었다. 라닥 왕국의 번영은 중주국인 티베트의 달라이 라마 5세를 자극했고 둘 사이는 전쟁국면까지 치닫게 된다. 이 와중에 왕국의 왕이 캬수미르의 도움을 받으며 이슬람으로 개종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는 것은 나름 역사의 아이러니...19세기 펀자브의 도그라 군대에 의해서 라다크 왕국이 정복되고 나서는 폐허가 되어버렸지만 지금도 위압적인 자세로 시가지를 내려다 보고 있다.
나는 레 왕궁앞에서 더 이상 올라가지 않고 쉬기로 하였다. 머리도 어질하고 숨도 차고 하여 쉬는게 좋을 것 같았다. 일행들이 다녀 올 동안 카페에서 혼자 짜이를 마셨다. 발아래로 보이는 레의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라닥 일대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라닥의 중심지라 할 만한 레는 남쪽 언저리에 인더스강이 흐르고 있는 완만한 경사지에 자리잡고 있는 곳으로 원래 무역의 통로였던 곳으로 비록 제한되고 한정된 사람들이긴 하지만 오래 전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던 곳이다. 현대에 이르러 나라가 갈라지고 국경이 봉쇄되면서 보안상의 이유로 외부와 제한적인 접촉만을 유지한 까닭에 나름대로의 색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던 레는 라닥 지역이 외부세계에 본격적으로 개방된 1979년 이후 특징이 강한 관광지로 각광을 받게 되어 매해 여름철이면 세계 각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이 되었다고 한다.
오후 6시가 넘어가는 시간...
숙소로 가는 길에 망고 1kg을 180루피에 샀다. 막상 저녁을 먹고나니 배도 부르지만 여전히 머리도 어질하고 피곤하여 망고를 먹을 수 없었다.
이후 며칠간 망고는 애물단지가 되었다는...ㅋ
오후 9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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