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출렁다리로 연결된 강진 가우도 본문
2022년 2월 27일
백련사에서 다산초당 가는 길에 해월루에 올라보면 강진만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그 강진만 깊숙한 바다 위에 떠 있는 섬, 가우도가 보이고 가우도를 연결한 다리도 얼핏 보였다. 다시 백련사 경내 만경루에서 막힘없이 보이던 강진만의 풍경이 정말 멋졌다. 그 풍경 속에 출렁다리로 연결된 가우도가 있다. 우리는 백련사에서 나와 가우도로 향했다. 10만 평이 채 안되는 손바닥만 한 섬이란다. 그 작은 섬에 사람들의 관심이 많은 건 걸어서 바다를 건너 섬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주차장은 넓었고 코로나만 아니면 시도때도 없이 관광객들로 넘쳐났을 것 같은데 썰렁한 상가들이 맘이 쓰였다.
사실 가우도는 2018년 남해를 걸으며 들렀던 섬이다. 몇 해가 지났다고 다 잊어버리고 새삼 낯선 섬이었다. 다시 찾은 가우도에 이 날은 강진 일대에 강풍이 발령된 날이다. 산에서는 그닥 모르겠더니 가우도와 연결된 다리를 건너 바다 한가운데를 걸을려니 도저히 제대로 걷기가 힘들다. 다리 위로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어찌나 센지 서있기도 걷기도 쉽지 않았다. 고개를 자라목처럼 집어넣고 모자 날아갈 새라 손으로 모자도 잡아야 했다. 그러자니 손은 또 어찌나 시려운지...ㅠ
2월 말은 역시 아직은 봄은 아닌 듯 싶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다리를 건너 가우도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한 상가들 중에서 빵 굽는집에서
커피와 황가오리빵을 샀다. 일단 궁금하여서...
붕어빵이 아닌 가오리모양의 빵이다.
따뜻한 커피와 함께 바닷바람을 피해 비어있는 상가입구에서 잠시 몸을 녹였다.
아이러니하게도 햇볕은 어찌나 따뜻한 지...ㅋㅋ
상가건물 옆에 서있는 가우도 함께海길 안내문을 보아하니 가우도를 연결하는 다리가 우리가 건너온 이쪽과 반대편에도 있다. 가우도를 연결하는 다리가 두 곳인 셈이다. 오른편으로 나무테크가 놓여진 길을 걸어 반대편 다리가 있는 곳까지 걸어 보기로 하였다.
테크길을 걷다보니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시인, 김영랑님의 동상이 바람을 맞고 앉아있다. 동상 주변엔 김영랑님의 詩가 있다. 우리가 다 알만한 친숙한 詩들이다.
그는 강진에서 출생하였다. 부유한 지주의 가정에서 한학을 배우면서 자랐고,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고향인 강진에서 의거하려다 일본경찰에 체포되어 6개월 간 대구형무소에서 복역하였다. 1930년 박용철, 정지용 등과 함께 시문학 동인으로 참가하였다. 한국전쟁 당시 서울을 빠져 나가지 못하고 은신하다가 파편에 맞아 사망하였다.
나무데크 길을 걷다보니 반대편의 다리가 보인다.
사람만 걸을 수 있는 다리로 가우도는 양쪽에서 모두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섬이다.
한쪽은 저두선착장이 있는 곳이고, 다른 한쪽은 망호마을과 닿아있다.
어느 쪽에서든 다리를 건너 섬에 닿으면 길은 해안을 따라 섬을 한 바퀴 도는 2.4km의 작은 섬이다.
가우도엔 모노레일도 있고, 섬 정상에서는 짚라인도 있는데, 짚라인은 바다 건너 저두선착장으로 이어진다.
이날은 바람 때문인지 관광객이 별로 없어서인지(사실 시간상 늦어서일지도...) 문이 굳게 닫혔다.
왔던 길을 되돌아 왔다. 강진여행을 왔다면 한번 쯤은 들려도 좋을 곳이다.
다시 다리를 건너 주차장으로 가야 하는데 다리를 건널려니 지레 바닷바람이 겁나더라.
그런데 들어올 때보다는 훨씬 바람이 심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이번엔 여유를 갖고 다리 위에서 바다를 감상하기도...
가우도까지 들락거리며 늦장을 부리다 까닥했으면 저녁을 굶었을 지도 모를 뻔했다.
강진에서는 식당들이 오후 7시면 대부분이 문을 닫더라.
오후 6시를 넘기며 몇 군데의 식당에 전화를 했더니 벌써 영업이 끝났다던지 늦었다며 예약을 받지 않는 곳이 많았다.
돼지고기 연탄구이를 하는 설성식당에 6시30분까지 갈 수 있다는 다짐을 하고 간신히 도착한 곳이다.
입이 떡 벌어지게 한상 가득 담겨져 나왔다. 아예 남자 둘이서 상차림이 된 채로 들고 들어왔다.
덕분에 저녁을 굶지 않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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