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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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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 구석구석~~/전라도

달마고도에 내 발자국 하나 더하다

다보등 2022. 3. 23. 20:22

2022년 2월 28일

해남 미황사 달마고도 17,74km(소요시간 6시간 30분)

빼어난 산세와 다도해의 절경이 어우려진 달마산에 조성된 둘레길이다. 미황사 일주문에서 출발해 큰바람재, 노지랑골, 몰고리재 등 달마산의 암릉과 육지부가 만나는 7부 능선을 따라 달마산을 한 바퀴 돌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공사기간은 2년 여가 걸렸으며 땅끝의 아름다운 생태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곡괭이, 삽, 호미 등 사람의 힘으로만 완성한 길이다. 

해발 489m인 달마산은 12km의 능선에 1만 개의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데 모두 부처님의 형상을 띠고 있다. 신발 한짝 들고 남쪽으로 떠났다는 달마대사. 1500년 전 그가 한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이곳 산에 머물렀다 해서 산 이름이 달마산이 되었단다. 이러한 산 이름 때문에 중국인들은 고려 이전부터 달마산을 신성시했다고. 

달마산 7부 능선을 따라 걷는 길인 달마고도는 고려 때 달마산 둘레에 건립됐던 12개 암자를 연결한 암자순례 코스로 달마대사가 걸었던 옛길을 의미한다. 2017년 11월에 미황사 금강스님은 달마산 둘레길을 달마대사가 걸었던 옛길이란 의미로 '달마고도達摩古道'라 명명했다.

 

카페 달마고도 입구에 있던 글귀

 

강진을 떠나 해남으로 출발을 하였다. 달마고도를 걷기 위해 해남 미황사를 가던 아침에 점심용으로 뭔가를 사야 하는데 시간도 일찍이기도 하지만 시골길 어디서건 점심거리(김밥 또는 떡이라도)를 살만한 편의점은 고사하고 구멍가게도 없었다. 간혹 상점이 있어 들어가보면 지역특산품을 파는 상점들 뿐이었다. 포기하고 미황사 못 미쳐 스치듯 지나 가던 도로변 마을에 '카페 달마고도'가 있었다. 시골 작은 마을인지라 김밥은 없고 메뉴판에 있는 김치전과 (특대)계란말이를 주문하였고 주인 아주머니는 서둘러 즉석에서 만들어 포장해 주셨다. 맥주도 두어 개 사서 배낭에 넣었다. 나중에 달마고도 길 위에서 아주 요긴하고 맛있게 먹었다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

 

 

해남 땅끝에 있는 미황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큰언니 애니언니는 무릎이 좋지않아 미황사에 머물기로 하고 우리 셋은 달마고도로 들어섰다.

천왕문을 지나면 바로 왼편으로 달마고도 1코스 시작점이 있다.

전체 17.74km로 소요시간이 6시간30분 정도 걸린다고 하더라...(우리는 6시간을 걸었다)

시작점에서 달마고도 스탬프북을 챙겼다. 이곳 또한 놓치면 안될 필수품이다. 

 

 

2015년 12월 31일~1월1일 이곳 미황사에서 해맞이 템플스테이를 한 적이 있다.

그 시간이 얼마되지 않은 것 같은데 따져보니 그새 아주 오래전 먼 옛날 일이 되었다. 어찌 이리 시간은 후딱 잘 가는지 원. 이후로 달마고도를 걷고 싶었으나 사실 너무 먼거리라 생각처럼 길 나서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 이번에 이렇게 달마고도를 걷는 기회가 왔으니 너무나 기뻤다. 

자자 그렇게 바라던 길을 시작하게 되었으니 발걸음도 가볍게 출발!!

 

달마고도 1코스 시작지점

 

달마고도 1구간은 달마산의 대표적 경관인 너덜지대를 지나는 구간이다.

이 구간을 걸으며 보니 나무마다 이름표를 달아 두었다. 달마산에는 상록활엽수와 낙엽활엽수, 큰키나무, 중간키나무, 작은키나무 등이 어우러진 숲은 푸조나무, 참가시나무, 서어나무 튤립나무, 붉가시나무 등등 낯설고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너덜지대를 지나는 반듯한 길들은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순전히 사람의 손으로만 길을 닦았다하니 정말 그 수고로움에 감탄할 따름이다. 일일이 큰돌, 작은돌들을 귀를 맞추어 걷기 편하게 만들었으니 걸으면서 감탄과 감사의 마음이 진심 우러났다. 

 

 

첫 번째 스탬프함이 있는 관음암터에 도착을 하였다.

잠시 앉아 쉬는 동안에 혼자 온 젊은 남자는 스탬프를 찍더니 날듯이 뛰어가 버렸다.

이 길을 뛰어서 걷겠다니 '젊음은 좋은 것이여~' 감탄을 하였다.

 

 

아~~경치좋다.

날씨도 환상적이구먼!

푸른 빛이 감도는 바다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산을 벗삼아 느리게 쉬어가기 좋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늦장을 부리며 걸을 수 없다.

기다리고 있는 애니언니를 생각하며 부지런히 걸음을 재촉해야 한다.

 

 

걷는 내내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멋진 풍경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산과 바다, 섬이 종일 우리와 함께 해주었다.

앞쪽으로 보이는 큰섬(?)은 생각없이 그냥 육지인줄 알았는데 완도라고 했다.

 

 

두 번째 문수암터 스탬프함은 자칫 놓칠 뻔 하였다. 

비스듬히 누운 탓인지 진행방향으로는 잘 보이질 않았고 지나치다가 우연히 발견하였다.

나중에 거진 다 걸었을 즈음에 어떤이가 두 번째 스탬프 찍었냐고 묻더라. 아마도 그이는 놓치고 지났던 모양이다.

 

 

너덜지대는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곤 하였다.

걷기 편하게 일일이 손을 봐둔 길이라 힘들지 않게 잘 걸을 수 있었지만 이 길을 다듬고 만지느라 얼마나 힘들었을 꼬.

그 덕분에 사방 경치를 편안하게 감상하며 걷는 너덜지대는 이국적인 느낌을 주었다. 

 

 

정말이지 '멋지다!!'는 탄성이 안나오면 그게 이상하지 싶더라.

하늘도 어쩜 이리 예뻤는지...

오전 상황이다.

사실 오후엔 비가 내리기 일보직전인 날씨로 변했다.

우리가 운이 좋았다.

 

 

 

 

달마고도 2구간은 큰바람재에서 노지랑골에 이르는 길이다.

달마산 자락의 낮은 구릉지와 평야, 마을, 갯벌과 바다 그리고 섬으로 흘러가는 땅끝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달마산의 주봉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멋지다 정말!!

 

 

세 번째 노지랑골 스탬프함을 지났다.

곳곳에 하나씩 나타나는 스탬프함에서 인증 도장을 찍으며 스탬프북의 위력(?)을 새삼 느끼게 되더라.

도전 의지가 활활!

 

 

길게 누운 완도가 종일 우리랑 함께 하다시피 하였다.

청송에 있는 후배의 고향이기도 하다.

그 후배의 고향이라서인지 생판 낯선 완도를 친근함으로 종일 눈에 담고 또 담았다.

 

 

큰바람재에서 노지랑길에 이르는 길도 걷는 족족 너무 멋진 달마산의 풍경에 입이 쩍 벌어진다.

달마산의 암릉들이 압도적으로 멋지다.

사방천지 암봉들을 감상하며 걷는 멋진 길의 바위들은 화강암이 아니고 흰빛이 도는 규암이다.

곳곳에 바위가 솟아올랐고 햇빛을 받으니 더욱 빛난다.

달마산 동쪽 마을과 해안 경관을 조망할 수 있다.

중국의 어느 풍경을 보는 듯 하다.

1500년 전, 달마대사가 이 산에 머물렀다는 설이 있다는데 역시 그럴만하다 싶은 달마산이다.

 

 

세 번째 인증함이 있는 도시랑골에 도착을 하였다.

이곳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오전에 카페달마고도에서 즉석에서 만들어준 김치전과 계란말이는 너무나 맛있었다.

이게 없었으면 어쩔뻔 하였나싶었다. 

우리가 달마고도를 걸으러 간다니 더욱 정성을 다해 싸준 것이라 생각하면서 먹었다.

 

도시랑골 인증함

 

도시랑골에서 도솔암으로 올라가는 길이기도 하다. 

애니언니는 무릎이 좋지않아 미황사에 계시라 하고 왔는데 도솔암에 와 있다면서 도솔암으로 오라고 하였다.

우리는 (도솔암은 그전에 두 번씩이나 가보았던 곳이라 이번에는 패쓰하기로 하고) 달마고도를 내쳐 다 걷고 나중에 절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달마고도 3구간은 노지랑골~도시랑골~13모퉁이길~몰고리재로 이어지는 5.63km구간이다.

달마산의 남서쪽 능선을 따라 완도의 큰 섬들-소안도, 보길도, 횡간도, 동화도 등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다고.

이 길엔 사람주나무, 사스레피나무, 소사나무, 조릿대군락지, 암석지 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다도해의 전경을 조망하기 가장 좋은 코스이다.

 

 

달마고도의 마지막 구간인 제4코스 해탈길이 시작된다.

물고리재에서 너덜지대를 지나 미황사로 다시 돌아오는 5.03km구간이다.

8세기 중반 해남 땅끝으로 경전을 싣고 온 소가 걸었다는 설화가 남아있는 '천년숲길'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어떤이가 2구간 도장을 찍었냐고 물었다. 자칫 놓치기 딱 좋게 비스듬히 쓰러진 스탬프함이 있던 곳이다. 도장을 찍자고 거길 다시 가기엔 말도 안된다...안타깝지만 방법이 없다. 인증도장을 찍는게 뭐라고 ㅋㅋ

 

 

6번 째 마지막 스탬프함이 있는 너덜이다.

여기서 미황사까지는 1,9km남은 거리이다.

 

 

마지막 남은 1.9km구간엔 지치고 힘들고 지루하기까지 하였다ㅠ

기어이 달마고도를 6시간에 다 걷고 다리를 질질끌며 늦은 오후시간에 미황사엘 들어섰다.

미황사는 대웅전 해체보수공사가 진행 중이라 절집이 온통 중장비 소리로 들썩이더라.

 

 

 

6시간을 걷고 미황사에 도착을 하였다. 

6개의 스탬프를 모두 찍은 스탬프북에 주소와 걸은 날짜, 소요시간을 적고 스탬프북 수거함에 넣었다.

대체적으로 2주 정도면 완주인증서와 메달이 온다고 하였으니 오겠지?

이 글을 올리며 달력을 보니 갔다온 지가 3주가 넘었네!!

뭐 조만간 오겠지?ㅎㅎ

 

 

미황사에서 진도로 부지런히 달려갔다. 4박5일 여행의 마지막 일정이 진도다. 

완전히 어두워진 연후에 진도 솔비치에 도착을 하였고 숙박인 중 마지막으로 우리가 체크인을 하였단다. 오 이런!ㅋㅋ

진도 솔비치 입구에서 감성돔으로 저녁을 먹었다. 

말린 감성돔은 구이로,

직접(?) 잡아왔다는 싱싱한 감성돔은 회로.

은근 비싼 저녁이었지만 푸짐한 상차림과 싱싱한 회가 그런 마음을 달래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