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수리산 절대 만만한 산이 아니무니다 본문
수리산 절대 만만한 산이 아니무니다
요며칠 꽃샘추위로 바짝 움추러들었던 날이었다. 때아닌 눈까지 내리기도 한 얄궂은 4월이었다. 그러다 오랜만에 봄다운 날씨라는 휴일날 가까운 수리산엘 올랐다. 석수역에서 전철을 타고 명학역으로 향한다. 석수역에서 내리는 알록달록 아웃도어차림의 등산객들이 엄청많다. 아마도 삼성산산행을 하는 산객들이리라. 그들을 헤치고 전철에 올라 탄다. 나는 명학역으로 간다. 일단 처음으로 가보는 수리산인지라 가는 길을 검색하여 메모하였다. 명학역 1번출구로 빠져 나와 성결대학교방면으로 등산복차림을 따라 갔다. 횡단보도를 건너기전 보이는 저 산이 수리산인 모양이다.
성결대학교 오른편으로 길을 따라 걷다보니 등산로입구가 나온다. 철책을 따라 오른다.
오늘 나는 예상치도 않게 수리산종주를 하게 된다.그리고 생각보다 너무나 힘든 산임을 알게된다. 만만한 산은 없다.
▶ 성결대학교- 관모봉-태을봉-슬기봉-수암봉-병목안삼거리(소요 산행시간 5시간) 뿌듯한 산행을 한 날이다.
수리산이 초행인 나는 안내도를 보며 오늘 산행로를 가늠해 본다. 일단 관모봉 찍고 태을봉, 슬기봉 방향으로 대충 눈도장을 찍는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산객들이 있어 길 찾는 어려움은 잊어도 되겠다.그런데 어찌나 가파른지 헉헉거리며 오르기를 얼마나 했을까?
그동안에도 수없이 쉬고 또 쉬었다. 봄날씨같다더니 정말 덥기까지하다. 겉옷을 벗어 배낭에 집어 넣는다. 바람막이 하나로도 충분하다.
처음 올라 본 곳인지라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으나 저 아래 도로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인듯 하다.
가파르고 가파른 산길을 헉헉대며 오른지 한시간남짓 드디어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는 관모봉에 도착을 하였다. 관모봉엔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온 사람들도 있었는데 이렇게 가파른 곳으로 올랐을리는 없고 아마도 다른 등로가 또 있나보다 생각했다. 왜냐면 너무나 힘들었기 때문에...아차! 그런데 우짜자고 물을 잊고 왔다. 하는 수 없이 타는듯한 목을 사과로 달랬다. 시원하고 달콤함이라니...
관모봉을 떠나 태을봉쪽으로 가면서 내리막을 내려서며 이제 능선을 타는가보다 좋아라 했지만 기우였다. 다시 시작된 오르막은 평지는 하나도 없이 내내 오르막이었다. 얼핏 수리산이 그리 힘든산이 아니라고 들었는데 내가 잘못들었나? 다리는 후들거리고 어찌나 아픈지 몇걸음 오르다 쉬기를 또 반복한다. 그러면서 몇년전 히말라야에서 보름동안 걸었던걸 생각하며 지금 가라면 그때처럼 걷겠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그렇다고 내가 운동도 안하고 노는것도 아닌데 우째 이리 다리가 아플꼬? 별 생각을 다하며 스틱을 가져오지 않음을 뼈져리게 후회하였다.
어렵사리 오르막길을 올라서니 태을봉 커다란 정상석이 반긴다.
태을봉엔 따로 해발이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검색해보니 태을봉은 수리산 정상으로 해발 489.2m라고 한다.
'태을봉'표지석 뒤편엔 이렇게 적혀있다.
『 풍수지리에서는 큰 독수리가 두 날개를 펼치고 날아 내리는 모습을 매우 귀한 지상으로 꼽으며 이런 형상을 '태을'이라 부른다. 일출 무렵 '태을봉'에 올라 그 그림자를 내려다보면 커다란 '태을'형상이 보인다고 한다. 태을봉이 수리산 최고봉으로 2004년 군포1경으로 지정되었다.』
병풍바위산행은 위험하다고 우회하란다. 어찌 생겼나 잠깐 들여다 보다 저곳을 올라야 하는 아찔함에 돌아 나왔다. 우회하는 길로 내려가며 이 또한 만만치 않다. 어찌나 가파르고 험한지 그냥 병풍바위를 오를껄 그랬다 뒤늦은 후회도 하였으나 때는 늦으리...
우회하여 다시 오르다보니 멋진 경관이 눈길을 끈다.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으나 안양이나 과천,군포 등이지 않을까 내멋대로 대충 정리한다.
둥근 지붕을 인 저곳 어디쯤이 슬기봉인 모양이다.
아직도 갈길이 멀다.
이번엔 칼바위가 나타났다. 우회하라는 경고문이 또 붙었다. 이번엔 칼바위로 올라섰다. 우회는 한번 한걸로~~
뭐...칼처럼 날카로운 바위들이 위협적으로 있는 곳이긴 하지만 그런대로 스릴있게 지나왔다.
오르막에선 무진장 오르막이고 내리막을 만나면 무지무지 가파른 내리막이다. 오르고내리느라 다리가 후들후들이다.
점심으로 싸 온 샌드위치와 따끈한 커피로 요기를 했다. 따뜻한 햇볕이 내려 쪼이는 시원한 경치를 바라보며 먹는 점심이 달다.
혼자서 먹는 외로움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ㅋ
오후 1시 30분 슬기봉에 도착을 하였다. 3시간정도가 걸렸나보다.
출발하면서부터 예까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던 분들이 슬기봉에서 내려갈까 어쩔까 하던 내 맘을 눈치라도 챈듯이 수암봉까지 가야 수리산종주를 하는것이라며 알려준다. 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냉큼 수암봉 방향으로 발길을 옮긴다. 한참을 가다서다 주변도 돌아보고 사진도 찍으며 걷다보니 저 앞에서 자리를 잡고 앉아 있던 그들이 손짓을 한다. 가서보니 회를 펼쳐놓고 막걸리와 함께 둥글게 앉아있다. 내가 가니 미리 만들어 놓은 자리에 앉으라하며 막걸리를 권한다. 산중에 회라니? 배낭에 지고 예까지 오다니...참으로 귀한 음식을 대접받았다.
친구들과 함께 오랜만에 수리산에 왔다는 5명의 그들은 인천쪽에서 왔단다. 인천에서 왔다고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일단 배낭에 회를 넣고 왔다는게 이해가 되었다. 명학역에서 내려 성결대입구에서 출발하면서 지속적으로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며 예까지 왔으니 오늘은 우리가 한팀인 것 같은 착각이 든다.ㅎㅎ
막걸리 한잔에 귀한 회를 얻어 먹고 그들과 헤어져 다시 걸음을 재촉한다. 아뿔사 몇걸음 가지 않아 계단이다. 막걸리탓으로 다리가 후덜거린다.
이런~~낭패가 있나~~ㅋㅋ
후덜거리는 다리도 쉴겸 잠시 뒤돌아 보며 지나 온 길을 가늠해본다.
어느 산이건 쉽지 않은 산은 없다. 만만치 않다. 오르막내리막의 진수를 본 듯하다.
정상엔 군부대가 있는듯 한데 우회하는 길을 나무계단은 이해가 되는데 이렇듯 지붕까지 덥은건 왜일까?
그나저나 보이는 전망은 아주 좋다. 멀리 보이는 곳이 송도라고 지나는 산객이 말하는 소리를 들으며 다시 눈길을 준다.
잘 닦인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안양시 제3산림욕장으로 가는 길인 모양이다 그런데 그 길 좌측으로 파라솔을 처 놓은 곳에 사람들이 보인다. 아마도 막걸리를 파는 주막(?)인 모양이다. 수암봉 가는 길이란 표시는 주막을 지나 정자옆으로 나무계단이 보인다.좀전의 후덜거리는 다리는 이제 조금은 풀린듯 하나 아직도 덜덜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다시 계단을 오른다. 그나마 다행인게 그리 높지 않은 계단이었고 이후론 약간의 내리막이있긴 하였으나 내내 길이 좋다. 오후 2시 40분이 넘어서고 있다. 수암봉으로 가는 길로 본격적으로 들어서며 바람이 분다. 것도 서있기도 힘들만큼 거센 바람이 불어 온다.
나무가지들 사이로 멀리 바위들로 구성된 저 곳이 수암봉이란다.수암봉 0.84km란다. 그러나 무진장 멀어 보인다.
수암봉 아래 헬기장이다. 이곳엔 아이들도 많다. 아무래도 내가 너무 힘든 산을 탔나 싶었는데 아이들을 보니 내가 엄살이 너무 심한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곳으로는 병목안공원에서 임도를 따라 오르면 어렵지않게 오를 수 있는 모양이다. 수암카페라는 팻말이 재밌다. 보통은 이름없는 주막들이더만 이곳은 그래도 이색적으로 간판(?)을 내걸고 있는 곳이다. 왠지 근사한 느낌이 들지않나?ㅎㅎ
역시나 아이들을 데리고 올만한 길이다. 편안한 흙길에 소나무까지 멋스럽다. 나무계단이 또 다시 시작된다. 그 아래 지나 온 길이 보인다.
오르막만 나타나면 경기가 들려고 한다.그러나 지금까지의 오르막내리막을 생각하면 이곳은 아주아주 새발에 피다.ㅋㅋ
드디어는 수암봉에 올라 나도 사진 한장을 남긴다. 수리산은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와 군포시, 안산시의 경계에 있는 산이란다.
수암봉(해발 398m)에 올라서니 멀리 오늘 내가 걸어 온 길이 한눈에 보인다. 수암봉까지는 4시간30분이 걸렸다.
처음 수리산에 올랐다가 수리산종주를 하였다. 나름 뿌듯하군~~ㅋ
정상옆으로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더욱 멋진 전망을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안산시 조망도는 두개나 있는데 보는 방향에 따라 달리 보이는 곳을 표시해 놓았다. 안산시에서 이곳으로 오르는 나무계단도 아주 멋지게 만들어 놓아 시민들이 수암봉으로 오르내리는데 용이한듯 보였다.
우와~~바람이 어찌나 센지 당최 서 있을 수가 없다. 순식간에 모자가 날라갈 판이다. 손으로 모자를 부여잡고 서둘러 정상에서 내려선다.
수암봉에서 안양방면으로 하산을 할려니 마땅한 이정표가 눈에 뜨이질 않았다.수암봉에서 다시 내려서 오던길을 조금 내려오면 안산방향으로 내려가는 나무계단이 있는 곳에서 반대편으로 오솔길이 보이는데 안양방면으로 하산하는 길이라 한다. 자신을 따라 오라며 어떤 아주머니가 앞장을 선다. 자신은 수암동에 사는데 이곳으로 내려갔다 다시 올라와서 수암동으로 간다고 한다. 왔던 길로 다시 올라가서 집으로 간다니 참 쉽지않은 방법으로 운동을 하는 아주머니다. 그 덕에 제3산림욕장으로 심심하지 않게 내려 갈 수 있었다.
그나저나 이 아주머니가 자기를 따라오라며 재촉하는 바람에 산중에서 회에다 막걸리까지 얻어 먹은 오늘 하루 친구들에게 인사도 못하고 내려왔으니 미안할 따름이다. 그들은 거주지가 인천이라 하였으니 안산으로 하산을 하였을 것이다. 인연이 닿는다면 다음엔 내가 막걸리를 대접해야겠다.ㅎㅎ
그런데 이런 길을 얼마나 걸어야 하는지 가늠이 안되는 지라 하염없이 걷기엔 오늘 하루 내 다리가 너무 아프다.
하여 마침 내려오는 차가 있길래 얻어탔다. 버스르 탈 수 있는 곳까지 부탁을 하였다. 흔쾌이 태워주니 감사할 따름이다.
병목안삼거리에서 안양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니 너무나 흐뭇했다.수리산 첫 산행을 성공적으로 마쳤음에 내가 너무 대견하다.
버스를 기다리며 버스정류장옆에 있는 삼거리마트의 맥주사진을 보고 도저히 그냥 갈 수 없어 시원한 맥주 한캔을 마시니 오아시스를 만나듯 몸에 생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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