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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쿠반-아프리카 문화의 상징거리 '아멜구역' 본문

중미 3개국여행/쿠바

<쿠바>쿠반-아프리카 문화의 상징거리 '아멜구역'

다보등 2013. 6. 10. 10:12

<쿠바>쿠반-아프리카 문화의 상징거리 '아멜구역'

 

 

 

 

 

럼박물관을 나왔다. 우리가 위치한 럼박물관은 아바나의 동쪽끝이다. 이번엔 아바나의 서쪽으로 이동을 하기위해 툭툭이를 탔다. 처음엔 마차를 탈까? 자전거 택시를 탈까 고민을 했는데 신속하게 이동을 하기위해 툭툭이를 선택했다.툭툭이는 오토바이를 개조한 이동수단으로 우리가 선택한 툭툭이는 다행이 우리 모두가 탈 수 있는 6인승이다. 매연도 심하고 소음도 엄청 요란하였으나 신나게 시원스레 말레꼰을 옆에 끼고 달려간다. 말레꼰과 낡은 건물들이 뒤로 밀려나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흥겨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우와~~야호~~~신나서 맘대로 소리질러 보기도 하였다. 툭툭이를 타고 우리가 찾아 가는 아멜구역은 아바나에 존재하는 쿠반-아프리카 문화의 상징이 된 거리란다. 아프리카 특유의 색채가 느껴지는 원색적인 벽화와 추상적인 조형물,토속신을 모신 신당 등이 골목 전체에 복잡하게 어우러져 있다. 특히 일요일 정오에 이 거리에서는 룸바 공연이 펼쳐진단다. 다행히 오늘이 일요일이고 정오를 앞두고 있는지라 놓칠 수 없는 곳이다. 다른 요일에 왔다면 아마도 조금은 심심한 곳이었을 듯 싶다.

 

 

 

 

 

 

 

 

 

 

아멜거리로 들어서며 어디선가 빠른 템포의 음악소리가 들려오고 주변에 있는 건물의 벽이란 벽엔 온통 컬러풀한 벽화들로 빈틈없이 채워져 있다. 길이 200m밖에 안되는 작은 마을 전체가 쿠바 화가인 살바도르 곤잘레스의 벽화작품들로 꾸며진 독특한 곳이다. 정부의 개입없이 살바도르 개인이 퍼포먼스 공간으로 꾸몄다고 한다. 마치 거리 전체를 아프리카의 문화적 뿌리에 대한 열망의 분출구처럼 사용한 것이다. 식민지 통치시절 당시 부유한 무기상이었던 프랑스계 독일인 페르난도 암멜이 거주하면서 지금의 거리이름이 유래되었다.

 

 

 

 

 

살사만이 쿠바의 음악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라면 일요일 정오에 이 거리를 한번 찾아가 보자. 아멜거리 골목 중앙의 조그만 무대에서 룸바공연을 준비중이었다. 좁은 골목의 절반을 무대로 사용하는 바람에 수 많은 사람들을 헤치고 지나가기도 어려울 지경이었다. 그곳에서 동양인은 우리뿐이다. 여기서도 역시나 차이나? 니폰? 코레아? 순서대로 묻는다. 우리가 꼬레아라고 답하면 재차 North? South?를 묻고 South라고 답하면 무진장 반가운듯 야구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었다. 한국야구선수 누군가의 이름을 대며 자기가 엄청 잘 아는 것처럼 자랑을 하며 자꾸 따라 붙는걸 떼어 버리느라 곤혹을 치루기도 하였다. 공연을 준비하는 동안 거리 끝까지 갔다가 다시 골목 공연장을 돌아왔으나 변변한 자리를 얻지 못해 간신히 사람들을 비집고 보았다. 근처에서 구경하는 쿠바노들은 음악소리에 그저 조금 몸을 흔드는것 같은데 어찌나 육감적인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움직임이 별로 없이 허리만 흔드는 것 같은데 그 모습에 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본격적인 룸바공연이 시작되고 음악은 점점 절정에 달하듯이 빨라진다. 춤추는 동작도 그에 맞춰 어찌나 격렬하게 춤을 추는지 구경하느라 정신이 쏙 빠졌다. 아마도 소매치기가 있었다면 다 털려도 모를뻔했다. 룸바란 댄스 스포츠의 한 장르가 아니라 아프리카 음악의 전통적인 형식 중 하나로 특정한 멜로디 없이 빠른 드럼비트에 읊조리듯 외치는 의식용 음악이란다. 때론 흐느끼듯 때론 희열하듯 이어지는 음악 소리와 리듬에 맞춰 함께 춤추는 구경꾼들의 열기가 골목을 가득 메운다. 공연음악을 담은 CD를 파는 사람들이 접근을 하여 은근 신경이 쓰이긴 하였으나 구매를 강요하지는 않았다.

 

 

 

 

 

 

 

 

 

 

룸바공연이 한창인 아멜거리 한켠에서 레게머리를 땋고 있는 이를 발견했다. 사진을 찍어도 되냐하니 흔쾌히 찍으라 한다. 참으로 신기하기만 하였던 레게머리땋는 모습을 여기서 보게 될 줄이야! 가만보니 태생적으로 꼬불거리는 그네들의 머리카락을 코바늘로 뜨게질을 하고 있었다. 남자들은 코바늘뜨게질을 어찌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여자들은 상상이 되지 싶다. 그렇게 머리를 땋아 시간이 지나 자란 머리카락을 다시 코바늘로 보수를 하곤 하는 모양이다. 암튼 재미난 모습을 한참이나 서서 구경을 하였다. 아마도 한번 이런 레게머리를 하면 짤라내기전에는 푼다는건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머리 감는다는 표현보다는 빨래하듯이 빨아야 하지 싶다. 그나저나 제대로 빨기나 할까 싶기도 하고...ㅋ

 

 

 

 

 

 

 

 

 

 

 

 

 

격렬한 몸짓에 반하기도 했다. 주변에서 구경하고 있는 쿠바인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보면 볼수록 눈을 뗄수 없이 빠져든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허리와 엉덩이를 어쩌면 그리 매혹적으로 흔들 수 있는지... 음악보다 더 눈길을 잡던 그들의 육감적인 흔들림이 정말 매력적이다. 마침 이날이 일요일이라 우리는 아주 귀한 구경을 하였다. 오늘 이렇게 아멜거리에 반한 친구 몇몇이 며칠후 주중에 다시 이곳에 왔을땐 그저 조용하기만한 완전 다른거리였다고 하였다.이곳은 역시 일요일에 와야한다.

 

아프리카 토속음악이 울려 퍼지는...아멜거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