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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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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 구석구석~~/전라도

비렁길이 있는 여수 금오도를 가다

다보등 2014. 5. 31. 15:06

비렁길이 있는 여수 금오도를 가다

 

 

 

 

 

 

 

 

"찰나의 한순간이 지난 다음에 내가 나 자신보다도 더 깊숙이 자리잡은 그 존재의 내면으로 또 다시 달려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바다 위를 하염없이 떠도는 꽃들이여, 거의 잊어버리고 있을 때 쯤에야 다시 나타나는 꽃들이여, 해조들이여, 시체들이여, 잠든 갈매기들이여, 뱃머리에서 떨어져 나오는 그대들이여, 아, 나의 행운의 섬들이여! 아침의 충격들이여, 저녁의 희망들이여, 내가 또한 그대들을 언제 다시 볼 수 있으려나? 오직 그대들만이 나를 나 자신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는구나. 그대들 속에서만 나는 나를 알아 볼 수 있었으니. 티 없는 거울이여, 빛없는 하늘이여, 대상없는 사랑이여..." 쟝 그르니에의 <섬>중 "행운의 섬'과 같은 그런 섬...금오도...

 

5월 긴연휴가 시작되는 날 여수를 향했다. 아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여수를 가기위해 우선 전주로 갔다. 함께 할 지인을 전주에서 만나 이동을 하기로 한 탓이다. 나는 광명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전9시50분 전주행을 탔고, 동현언니는 고속터미널에서 같은 시간대에 차를 탔다. 그런데 이게 웬일?? 오후 1시쯤 전주도착 예정이었던 버스는 버스터미널을 막 나서자마자 정체와 지체를 반복하며 지루한 시간들이 흘렀다. 어찌나 밀리는지 조금이나마 정체를 피하고자 고속도로와 국도를 번갈아 오르내리며 전주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4시30분...운전기사말로는 명절때도 이보다는 덜 밀렸다고 한다. 연휴가 주는 엄청난 압박이었다. 고속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온 동현언니 역시 나랑 앞서거니뒷서거니 도착을 하였다. 그런데 전주를 벗어나는데도 적지않은 시간이 걸렸다. 왜냐면????

하필(?) 5월 연휴기간에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우리의 여수행은 참 멀고도 멀었다.

 

<여수 신기 선착장>

 

 

이래저래 예정된 시간을 초과하고도 너무 초과하였다. 하루죙일 버스를 탄 셈이다.

구례온천에서 하룻밤을 유하고 아침 일찍 여수 신기항으로 출발을 하였다.

금오도를 들어가기 위한 배편은 여수연안터미널에서, 백야도선착장에서 그리고 신기항에서 가는 방법 등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숙소가 가까운 신기항에서 배를 타고 들어 가기로 했다. 특히나 신기항에서는 금오도 여천항까지 배운항시간이 20여분밖에 걸리지 않는단다. 진도앞바다 세월호로 국민들 전체가 정신적으로 충격에서 헤어나지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처음엔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심란하였다. 그래서 운항시간이 짧은 것에 더 마음이 가기도 하였다. 신기선착장엔 많은 배들이 줄을 서서 승선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도 서둘러 줄을 섰고 세월호사건 때문인지 배표를 구입하기위해 신상명세서를 적는데 약간의 긴장감이 흐르는것 같았다.

 

 

 

금오도 여천여객터미널에 무사히 도착을 하고...

 

 

 

 

남면사무소가 있는 우학리에 우리의 숙소가 있는지라...

선착장까지 펜션주인이 나와 주었으면(배낭이라도 맡길 수 있었으면...)하였으나 그 시간에 교회예배시간인지라...못 온다...는...ㅠ.ㅠ

버스타면 10여분이면 된다고...

우리는 그냥 걷기로 하였다. 비렁길은 반대편 유송, 함구대방면으로 가야한다. 오늘 우리가 우학방면으로 걷고 내일 비렁길을 걸으면 제대로 금오도 종주가 되겠다 싶었다.

 

 

 금오도 여천 여객터미널에서 우리의 숙소가 있는 우학리까지의 경로

 

 

 

 

 

도로를 따라 걷다가 살짝 옆길로 빠져 이런 길도 탐하다가...

 

 

 

누군가 밟고 다닌 이가 없는 길인듯 호젓한 길엔 지난 가을 쌓인 낙엽이 그대로 남아 있는...

 

 

 

섬의 특징상 거센 바닷바람을 피하는 방편인듯 돌로 쌓은 담은 지붕턱까지 올려 쌓았다.

 

 

 

이정표대로라면 오른편 남면사무소, 우학방향 도로를 따라 가야하지만 마을 주민께 물어보니 바닷가 길을 따라 가도 된다길래 바닷가 마을로 들어 섰다.

 

 

 

 

 

 

다시 도로로 올라 서고...

버스를 타면 되는 길이지만 걸으러 왔으므로 열심히 미련스레 걸었다.

 

 

 

도로가 지루할 즈음 요런 리본을 따라 살짝 샛길로 빠져보기도 하고...

 

 

 

 

낮 12시 20분...

선착장에서 출발한지 3시간30분만에 우리의 펜션 주인이 예배를 보고 있는 우학교회에 당도하였다. 사실 우학교회 목사님 덕분에 연휴라 빈방이 없다는 금오도에서 어찌어찌 방을 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인이 마침 우학교회 목사님 형을 아는지라 이래저래 부탁을 넣어서 그리 되었다. 급할땐 학연,지연,선배,후배,사돈의 팔촌, 모든것이 동원이 된다.ㅋㅋ

그렇게 우학교회랑 또 인연이 닿았다. 잠시 기다리다보니 예배를 마친 신도들이 밖으로 나오길래 물어물어 펜션 주인을 만나(그는 우리가 여기까지 걸어왔다고 하니 놀라움을 금치못했다.) 그의 차에 배낭을 집어 넣고 우리는 계속 걷기로 하였다.물론 목사님께도 감사하다,고맙다 머리가 땅에 닿게 인사를 드렸음이다.목사님은 처음에 어리둥절~~그러다 생각이 났는지 아~~!!하셨다.

배낭만 풀어놓아도 아주 날아 갈것 같았다.

 

 

 

 

한결 가벼워진 몸으로 룰루랄라~~~♬

 

 

 

 

 

알록달록 이쁜 학교, 잔디운동장을 가진 여남초등학교

 

 

한옥으로 지어진 남면어린이집..

 

 

 

펜션주인의 추천으로 들어 간 할매집...

간판도 없다.

그런데도 잠시 자리나기를 기다렸다가 자리를 잡고,

이것저것 주문할 필요도 없이 단일 메뉴로 회무침이 주된 요리인 점심상을 받았다.

시장이 반찬인지라...

회재료는 서더리?라고 했던가?ㅋ

 

 

 

할매집 ^^*

 

 

 

우리의 숙소가 있는 우학리에서 고개 하나를 넘으면 비렁길 5코스,4코스를 만날 수 있다.

숙소에서 방을 배정 받고 우리 짐을 던져 넣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또 걷기로 한다.

걸으러 왔으므로...헤헤

 

 

 

우리가 묵을 이층집이다.

아래층에 이 집의 주인이 섬에서 하나뿐인 자장면집을 운영하고 있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휴업이란다. 내일 섬을 떠날때까지 끝내 자장면은 먹어보지 못했다.왜냐면 아침 일찍 길을 나섰으므로...

 

 

 

고개하나를 넘어 오니 심포마을이다.

이곳은 4코스종점이자 5코스 시작점이다. 우리는 장지마을 방향 5코스를 걷기로 한다.

오늘 5코스까지 걷고 내일 4코스부터 역순으로 3,2,1코스 순으로 걸을 참이다.

 

 

 

 

 

금오도에 와서 가장 많이 눈에 띈것이 방풍나물밭과 머위밭이다.

방풍나물과 머위대 반찬을 매끼마다 먹어야 한다. 방풍나물은 중풍예방에 탁월한 효능을 지니고 있다하니 열심히 먹어둬야...

울릉도가서 내내 부지깽이나물을 먹어야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ㅎㅎ

 

 

 

사방에 지천으로 널린 머위밭

 

 

 

 

 

 

 

 

 

 

 

 

섬속의 섬 '안도'

안도대교를 건너가고...

바람이 세다.

 

 

안도대교위에서 바라 본 장지마을...

 

 

 

 

 

우리는 안도대교만 넘어갔다 다시 돌아나왔다. 안도에 잠시 발을 디디긴했다.

우짜든동 안도에 갔다왔다며 의기양양하게 장지마을로 들어 섰다. 비렁길 5코스 끝지점인 곳이다.

우리는 역순으로 걸어서 이학리로 돌아갈 예정이다.

지금 시간이 오후 3시3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