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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다사이 여덟 봉우리 '충남 서산 팔봉산' 본문
하늘과 바다사이 여덟봉우리 '충남 서산 팔봉산'
2014년 11월 15일(토)
홍천에 팔봉산이 있다면 서산에도 팔봉산이 있다. 그 서산 팔봉산으로 지난 토요일 아침 서둘러 길을 나섰다. 고맙게도 울동네 KTX광명역까지 픽업을 하러왔다. 물론 가는 길이긴 하지만...ㅋ
참으로 오랜만에 산행에 나섰다. 오랜만이라고 하기조차 송구스러울 지경이다. 언제 산행을 한적이 있긴하나 싶을 정도이니... 수능이 끝난지 며칠...수능한파를 몰고왔던 차가운 바람도 한풀꺽이고 산행내내 덥다 싶을 정도였다.
서해안 고속도로는 역시나 도로에 가득한 차들로 은근과 끈기를 시험하고...서산 팔봉산 주차장에 도착을 하였다. 시간은 어느새 낮12시를 가리킨다.
우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산행전에 누룽지를 끓여 점심을 해결한다. 미리 준비를 해 온 산토끼언니 덕분이다.
큼지막한 팔봉산 등산 안내도...그 크기에 깜짝 놀래고...어데서 이런 큰 안내도를 본적있나?
가을답게 풍성한 농작물이 눈길을 잡고 발길을 잡는다...
하산길이 아닌지라...나몰라라 지나친다.
등로 초입의 단풍이 눈길을 끈다.
팔봉산을 검색하다보니 서산 팔봉산이 가을 산행지로 적합하다고 지역 신문 여기저기에 보도가 되어있다. 재밌는건 기사내용도 똑같다.ㅋ
올라보니 그다지 높지않고 된 오르막도 없고 해서리 편하게 정상을 즐길 수 있는 산이었다. 그래서 팔봉산이 인기가 좋은 모양이다.
우선 1봉이 먼저 우리를 맞는다. 커다란 바위아래 수줍은듯 얹혀있는 자그마한 표지석. 조금은 뜬금없는 모양새였지만 귀엽다.ㅎㅎ
그 1봉에서 바라 보는 풍경이 끝내준다~~ㅎㅎ
2봉과 3봉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있다. 2봉으로 올라가는데는 가파른 철계단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르는데는 문제없으나 하산길이라면 아찔하겠다.
팔봉산엔 철계단이 은근... 무진장 많다는걸 기억해두어야겠다. 많았다 철계단이....
또 하나...
팔봉산엔 바위가 많다. 봉우리마다 바위다.
그 바위봉우리가 저마다의 이름을 갖고 눈요기거리가 되었다. 이름과 실제 모습은 다를지라도 말이다.
이름과 가장 잘 어울리는 우럭바위...무뚝뚝한 주둥이가 영락없는 우럭이다~~
그냥 거북바위라고 하니 그런갑따 했다...
조금전 지나 온 1봉이 감투봉(노적봉)이란다. 큰바위덩어리인지라 가까이에서는 잘 보이질 않더니 멀리서 보니 거대한 바위봉우리임을 알겠다.
높은 벼슬에 오른 대감의 감투 또는 노적을 쌓아 올린 모양과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바다와 농촌 풍경이 어우러진 팔봉산 최고의 전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글쎄...뭐 코끼리를 닮아서 코끼리 바위라고 한다는데....갸우뚱...ㅎㅎ
바위에 이름을 대비하여 보는 재미도 솔솔하니 괜찮네 뭐~~
그 코끼리바위옆이 제 2봉이다. 해발도 270으로 표지석만큼이나 앙징맞다.
이름은 달리 붙여지지 않았으나 어째 천방지축 손오공을 길들이던 부처님 손 같아서 눈길을 끌던 바위...
팔봉산은 바위보는 재미도 산행의 재미를 한몫 거든다.
누군가 홈을따라 분칠을 해놓았는데....익살스러운게 해태같은 표정이다.
용사의 어깨를 닮았다고 이름 붙여진 어깨봉을 함께 한 산우들이 유심히 올려다보고 있다. 기를 좀 얻었으려나...새힘을 얻으시게나...님들...
통천굴같은 곳을 기어 오르면 용굴이 기다리고 있다. 팔봉의 수호신인 龍이 살았다는 전설이 내려온다는데...출구(입구)가 좁아서 통과하기 어렵다고 다른 산꾼들은 우회로를 이용하는데 우리 산님들은 모두 잘도 빠져나왔다.배낭을 메고서도....보기보다 날씬들 하신건가?
서산 9경중 팔봉산은 5경이란다. 팔봉산은 해발 362m로 울창한 숲과 아기자기한 코스로 유명하다. 낮은 해발에도 불구하고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경치와 서.태안 지역의 가로림만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경관이 일색이며 산세가 절경이다. 곳곳에 우럭바위 등 기이한 형상의 바위들로 유명하여 전국 각지에서 많은 등산객이 찾고 있는 곳으로 서산 아라메길 4코스 줄발점이기도 하다고....안내하고 있다.
여기는 정상입니다 해발 361.5m
팔봉중 3봉이 주봉인 모양이다. 여기까지도 참 편한 산행이다. 이후로도 내내 그다지 어려운 곳은 없다.
드디어 8봉에 도착을 했다.
오후 3시가 넘어가고 있는 시간이다. 산행시간도 3시간을 넘고 있다. 슬슬 추워진다. 하산길은 수월하다.
팔봉산엔 곳곳에 휴식공간 조성이 잘되어 있어 편하게 쉬면서 간식이나 점심을 먹고 갈 수 있다. 맘에 드는 편의시설이다.
문득 고개들고 바라보니 팔봉산 정상인 3봉이 한눈에 보인다.
편안한 그리고 기분좋은 소나무길이 하산길이다. 이런길은 내내 걸어도 행복하다.
동행이 그리울때
가끔 낯선 길을 걸을 때나
한적하고 느낌 좋은 길을 걸을 때
곁에 그림자 처럼 편한 동행이
있으면 싶을 때 있습니다.
생각 없이 그냥 걷다가 걷다가
서로 마주치는 웃음 가슴에
닻을 내리기도 하고 떨림의 무늬로
내려 줄 동행이 그리울 때 있습니다
산다는 건 어차피 알게 모르게 낯설고
깊은 쓸쓸함 몇 모금씩은 해갈되지 않는
목마름처럼 담고 가야하는 것이라지만
바람 부는 날 비틀거릴 때
한번쯤 허리를 부둥켜 안아도 좋을
동행 하나 그리울 때있습니다. /좋은글 중에서
어느 집 시래기 말리는 모습에 내가 부자가 된것 같았다. 한겨울 저 시래기만 있으면 세상 부러울게 없을 것 같은...
삼길포항으로 이동을 하였다. 산행때하고는 달리 저녁 해거름 이때쯤은 어찌나 추운지 차안에서 밖으로 나오기가 싫을 지경이었다.
바다고 뭐고 뒷전이었다. 사진만 달랑 몇장 찍고 돌아서 뒷풀이로 우럭회를 먹었다. 그 바다가 저리 아름다운지 이제서야 사진을 보고 알았다. 반가운 사람들과 함께했던 팔봉산 산행은 산보다도 사람이었다. 사람이 있어 산행도 좋았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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