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 그래니트 캐니언 트레일 본문
그랜드 티톤국립공원 GRANITE CANYON TRAIL,
해발 2천미터 기점에서 시작하여 별안간 우뚝 솟아 암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4200미터의 최고봉 그랜트 티톤으로 오르는 루트는 200여 개가 개척되어 있다. 이는 만년설을 머리에 쓴 암봉으로 그 엄청난 위용에 등반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곳이다. 설봉으로 이어진 산마루는 아름다운 스카이 라인을 보여주며 깍아지른 바위 벼랑이 가득하고 빙하가 이동한 흔적을 더듬으며 오르는 천상의 길이다.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은 와이오밍주의 고산 마을 잭슨 홀 계곡에 세 개의 젖무덤같은 암봉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늘어서 있는 고봉들의 장관이 인상적인데 산으로 따지자면 어쩌면 겨우 한시간 이동거리에서 세계적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웃 옐로스톤을 훨씬 능가한다. 날카롭게 서있는 그랜트 티톤의 고봉들은 멀리서 보면 더욱 더 아름답다. 옐로스톤의 육분의 일 정도의 면적에 불과 하지만 그 독특한 매력과 아름다움으로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 받는 티톤은 지질사적으로 7,8백만년 전에 엄청난 지진을 동반한 지각의 융기작용에 의해 형성되었다 한다. 미국에서 가장 오염되지 않은 국립공원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데 고산마을에 들어서면 늦은 여름까지 설봉이 녹아 만들어 낸 티없는 그 청명한 바람이 영혼마저 맑게 해준다.
우선은 잭슨 홀 마운틴 리조트 케이블카를 타고 산정까지 올라 간다. 겨울엔 스키어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그래니트 캐니언(Granite Canyon)은 미국 와이오밍주 서쪽과 북쪽 측면은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에 있지만 나머지 대부분은 브리저-티턴 국유림안에 자리한다. 이 중앙 산괴는 북쪽으로 그래니트 캐니언과 남쪽으로 필립스 캐니언 사이로 8km 거리를 뻗어 나간다. 3,000m를 넘는 봉우리들이 많지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봉우리는 노스 피크(North Peak)이다. 노스 피크에서 운행하는 잭슨 홀 마운틴 리조트 케이블카는 겨울에는 스키어들을 산 정상까지 실어 나르고 여름에는 관광객들과 등산객을 실어 나른다.
케이블카 창문에 붙여진 폴로 로고를 하늘과 산을 배경으로....찰칵~
그래니트 캐니언 트레일 주차장까지 11.5마일(18.4km)이라고 적혀있다. 그러나 우리는 쌓인 눈으로 인해 길을 잃어 한참을 헤매고 나서야 길을 찾을 수 있었다. 예정 소요시간을 오후 3시라고 했지만 정작 오후 5시에 도착을 하였다. 것도 어마어마하게 고생 빡시게 하고서....(ㅠㅠㅠ)
여기에서 A팀과 B팀으로 나뉘었다. 아무래도 길고 힘든 길인지라 함께 하기엔 무리라고 했다. A팀 9명만이 그래니트 캐니언 트레일을 하기로 했다. 나머지 분들은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마을로 내려가 쉬다가 트레킹 끝난후 우리랑 합류하기로 했다. 트레일 초반에 한참 눈길을 헤맬땐 B팀에 남을껄 그랬다면 후회도 잠시 했었다.ㅋㅋ
B팀과 헤어지고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되었다. 시작하자마자 심한 경사면을 내려 가야했다.산아래까지 쌓인 눈을 헤치고 내려가야 할 그 길은 까마득했다. 미쳐 준비하지 못한 아이젠이 절실이 필요하던 날이다. 6월의 그래니트 캐니언 트레일은 짐작도 못했던 녹지 않은 눈이 복병이었다. 경사면을 내려가야 하는 길은 미쳐 녹지 않은 눈으로 인해 트레일이 덮혀버려 길 찾는데 애를 먹었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계속 가파른 경사면을 눈을 헤치며 걸어야했다. 길이 보이질 않았다.
가파른 눈길을 어렵사리 내려가다 나는 순식간에 미끄러져 한참을 굴러 떨어지다 나무밑둥에 쳐 박혔다.ㅠㅠ 그야말로 쳐박혔다라는 말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나무아래엔 눈이 쌓이질 않았으나 주변에 쌓인 눈으로 인해 나무를 중심으로 어른 허리높이 정도의 구덩이가 생긴 셈이다. 그 구덩이에 거꾸로 쳐박혀서 쉽게 일어 날 수가 없었다. 눈을 떳으나 썬글라스 안쪽까지 밀려 들어 온 눈으로 인해 앞이 보이질 않았다. 앞이 보이질 않으니 순간 겁이 났다. 누군가 나를 일으켜 주기엔 주변에 사람이 없었다. 혼자 버둥거리고 있으니 뒤에서 내려 오던 연꽃언니랑 문쌤이 놀라서 급히 내려와 나를 도왔다. 도저히 혼자선 일어 날 수가 없었다. 그러고나니 다리에 힘이 풀려 내려 가는게 쉽지 않았다. 그러나 누가 나를 대신해 줄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어쨌든 가야했다.ㅠ
나무가 없는 내리막의 막판엔 미끄러져 내려 오는게 수월하였다. 앞 사람이 미끄러져 내려간 눈길위에 몸을 던져 눈썰매를 탔다.
다 내려와서 올려다보니 어렵사리 내려 온 옆사면이 까마득히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구르다시피 내려 와서 연꽃언니랑 어설픈 안도의 미소를 지으며 인증!! (웃는게 웃는게 아닌ㅋㅋ)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잠시 마른 땅을 밟고 걸었다. 잠시 쉬면서 간식을 먹는 시간을 가졌다.
연꽃언니의 민요타령의 노래가락은 우리의 힘을 돋워주었다. 언니의 노래소리는 참 아름답다.
지금까지 먹었던 그 어떤 것 보다 맛났던 바나나?ㅎㅎㅎ
끝난 줄 알았던 눈길...그러나 다시 시작된 경사면의 눈길은 참...어렵더이다.
길은 안보이고 산악가이드인 박대장의 경험으로 대충 어림짐작으로 산양의 발자국을 따라 가는 길이란다. 이번에 아래로 내려 가는게 아니라 까마득한 경사면을 따라 옆으로 옆으로 가야한다. 그러나 가재처럼 옆으로 걸어 가는 길 역시나 어렵다. 아래는 까마득하고 앞사람의 발자국을 그대로 따라 밟으며 걷는데 뒷쪽 발이 눈속에서 빠지질 않아 여간 곤혹스럽지 않았다. 하도 경사가 심해서 자칫 미끄러지면 까마득한 산아래로 거침없이 굴러 떨어질판이다.
너른 평지로 나오니 그제사 미소가 번지고 주변을 돌아 볼 여유가 생기다~~~ㅋㅋㅋ
쓰러진 나무가 없었다면 물길을 건너는데 애를 먹었을 판이다.
외나무다리는 아슬아슬했지만 다들 무사히 건너고...
한시간 정도면 되었을 길이지만 눈속에 걷느라 약 세시간이 걸렸다. 고생끝에 너른 평지에 나오니 절로 탄성이 나왔다.빙둘러 봉우리가 에워싸고 있는 분지형태의 평지였다. 그 한가운데서 천상의 가든에서 점심상이 펼쳐졌다. 박대장이 오뎅국을 끓여 내놓았다. 고생끝에 평지를 만났고 그래서 더욱 맛있었던 그 점심시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든식당에서의 점심식사....
지금까지로 보면 일단 우리는 길을 잃은 상태지만 걱정도 없이 맛있게 끝난 점심식사시간이었고...
해맑은 표정으로 다시 길을 찾아 나선다. 한 팀은 위쪽으로 그리고 한 팀은 아래쪽으로 두팀으로 나누어 길을 찾기로 했다.
그러나 다행인건 금방 길을 찾았다는 것이다. 눈이 없는 곳은 희미하게 트레일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이정표도 만났으니 이보다 더 기쁠 수가 없었다. 남은 거리도 가늠할 수가 있고...
그런데 남은 거리가 6.4마일!! 10키로가 넘게 남았다는 것!ㅠ
부지런히 가야 할 판이다. B팀과 오후 3시에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했으나 그건 말도 안되는 상황이었다. 부지런히 걸어야 한다.
거의 3시간정도를 잠시도 쉬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뛰다시피 산을 내려가야 했다.
문득 엘크가족을 만났다. 물끄러미 우리를 바라 보고 있었다. 엘크가족에겐 오히려 우리가 구경꺼리였었나 보다~~ㅎㅎㅎ
사진엔 없지만 마치 말처럼 보이는 커다란 엘크도 우리 앞을 지나쳤다. 처음엔 말인가 했다.
그러나 말은 아니었고 엘크의 크기가 정말 컸다~ㅋ
곰을 만나지 않은게 천만다행?
남은 거리 1.6마일~!!
3-40분만 가면 트레일 종점이다. 어찌나 안심이 되고 기쁜지~~♬
어찌 생각하면 조금은 무모한 트레일이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던 날이다. 미쳐 녹지 못한 눈이 트레일을 덮어버려 아주 위험한 길이었다. 복병이었던 눈길속에서 길을 잃어 버리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전화도 안 터지고 무전기도 안 터지던 오지였는데 다행이 제대로 길을 찾았으니 망정이지...
오후 5시 목적지에 도착을 하였다. 거의 7시간의 사투끝에 도착을 하였다. 그래니트 캐니언 트레일~~!!!!
힘든 여정이었으나 모두들 해맑은 표정으로 종주기념 사진을 찍었다. 그래 내가 언제 이 길을 다시 밟겠어~정말 걷길 잘했지!!ㅎㅎ
잭슨 홀에서 출발 당시 A팀(트레일을 걸을 팀)과 B팀(케이블카를 타고 도로 내려가 잭슨 홀 빌리지에서 시간을 보낼 팀)으로 나누어 선택하게 한 점은 아주 잘한 일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론 눈 때문에 길을 잃어 힘들긴 했으나 다함께 걸었으면 더없이 좋았을것 같기도 한 멋진 길이었다.
일행들은 오후 5시 우리가 도착후 전화를 받고 픽업하러 왔다. 약속한 오후 3시를 두시간이나 넘겼다.
눈이 아니었으면 어쩌면 밋밋한 트레일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고생은 하였으나 참으로 뿌듯한 트레킹이었다.
'해외 트레킹 > 2016 미서부트레킹'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이언의 웅장한 위용 엔젤스 랜딩 트레킹 (0) | 2016.07.27 |
---|---|
솔트레이크시티를 떠나 캘리포니아로~;; (0) | 2016.07.26 |
제니호수를 건너서...그랜드 티톤 캐스캐이드 캐년 (0) | 2016.07.13 |
옐로스톤강의 물결을 헤치며 레프팅을 즐기다 (0) | 2016.07.10 |
옐로스톤 국립공원 맘모스 핫스프링스 테라스 (0) | 2016.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