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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까까벨로스 - 베가 데 발까르세 26km/산티아고순례길 27일차 본문

해외 트레킹/산티아고순례길 800km

까까벨로스 - 베가 데 발까르세 26km/산티아고순례길 27일차

다보등 2021. 1. 3. 14:45

2018년 6월 7일 흐리다 비옴

밤에 잘때 좀 추웠다. 추워서 일찌감치 일어나 화장실도 갔다오고 본의 아니게 부지런을 떨게 되었다.

오늘만 걷고나면 이제 순례길 여정이 일주일 남는건가?

참 날은 잘도간다. 800km를 언제 다 걷나 싶었는데, 이제는 하루씩 없어지는 매일이 너무 아쉽다.

바나나, 요플레로 아침을 먹고 언제나처럼 일찍 출발이다.

드넓은 포도밭의 전경이 너무 예뻐서 발걸음이 자꾸 느려졌다.

언덕위 나무사이에 하얀집을 보며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님과 함께 한 평생 살고 싶어..."

정말 그림같은 이런 풍경 속에서 평생 살고 싶은 곳이었다.

포도밭이 펼쳐진 산길을 걸어 나오니 도로와 함께 걷는 길이다. 마을을 빠져 나오기전에 Bar에서 커피를 마셨다. 어제 미리 사놓은 빵이랑 먹는데 글쎄 그 빵이 정말 맛있다!

머리위 고가다리는 고속도로인 모양이다.

오늘은 종일 이런 길을 걷는다. 길이 이렇다보니 완전 힘들다.

한시간여를 남기고 비가 실실 내린다.

그냥 걷기엔 그래서 우산을 쓰고 걸었다.

목적지인 베가까지가 너무 힘들었다.

무니시팔 알베르게에 (5유로) 배낭을 내려놓고 점심을 먹으러 나왔다. 그린빈 스프를 주문하여 먹는데 의외로 맛있어서 국물까지 싹 다 먹었다. 돼지고기 스테이크도 맛있다. 조금 기다렸다가 후식까지 찾아 먹고(언젠가는 후식도 나오기전에 서둘러 나와 버리는 바람에 먹지 못한 적도 있으므로ㅋㅋ) 뿌듯한 식사를 한 날이다.(10유로) ^^

오늘은 닭한마리를 마늘과 배추를 넣고 푹 끓여 닭곰탕을 했다. 여러 명이 넉넉하게 나눠 먹었다. 남은 김으로 내일 먹을 김밥을 쌌다. 김밥 속은 오이피클을 넣고 만들었는데 그동안 참 맛있고 훌륭한 이동식이었다. 그러나 이제 김도 끝이다ㅠ

밖엔 비가 온다.

내일도 비소식이 있다.

'오세브레이오'로 가는 길이 더욱 힘들겠다.

산티아고순례길은 세 곳의 고개(?)를 넘어야 한다.

생장에서 피레네 산맥, 철의 십자가 폰세바돈, 오세브레이로이다.

그 중 마지막 오세브레이로가 내일의 여정이다. 비소식이 있어 살짝 우울한 밤이다.

 

드넓은 포도밭 전경, 달력 그림같은 예쁜 풍경이다.

 

스페인 하숙 촬영지 마을 - 비야프랑까 델 비에르소마을이다.

처음 tvN에서 '스페인 하숙'을 방영할 때 보자마자 이 마을이란 걸 정확하게 기억이 났다. 내가 이 마을을 지날 땐 시간이 일러 문을 연 카페가 없어서 아쉽게도 커피도 한 잔 마시지 못하고 그냥 지나친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한 눈에 알아 보았으니, 나도 참 대견하다 ㅋㅋ

아래 보이는 사진의 광장끝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스페인 하숙 촬영지가 나온다.(tvN의 '스페인 하숙'은 내가 걷고 온 다음 해 촬영했다. 차승원의 손끝에서 나온 너무 훌륭한 음식과 쾌적한 숙소(는 세트장이었다고)를 보며 완전 부러워했더랬다.) 유해진의 걸작품들이 쏟아지던 YKEYO의 재치와 보는 재미가 솔솔했다.

스페인하숙집과는 다른 쪽, 산티아고순례길 샤인은 왼쪽 골목으로 이어진다.

 

순례길을 걷다보면 꽃으로 장식된 아름다운 집들도 있지만 빈집도 꽤 많이 보인다.

 

라면은 패쓰~, 카페 콘 레체 선택ㅋ

 

멀리 산꼭대기에 성이 보인다. 무슨 성일까? 궁금증을 안고 드디어 27일차의 여정의 목적지인 베가 델 발까르세 마을에 도착을 했다.

이 마을에서 만나게 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일 오 세브레이로까지 가는 가파른 길을 힘차게 출발하기 위해 이곳에서 묵기로 결정한 순례자들이다.

Pilgrims Hostel에서 오늘 편히 쉴 침대를 배정받았다.

 

모처럼 맛있게 먹었던 점심, 순례자메뉴(10유로)

수박이 후식으로 나왔!

 

순례길 위에서 대충 끓인 닭한마리 닭곰탕~최고!

 

마지막 남은 김, 그동안 효자노릇 톡톡히 하였던 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