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밤송이가 지천인데 내눈에는 보이지 않는 밤/광명동굴길 본문
요즘 숲속을 걷다보면 도토리가 정말 많다. 거기다가 밤나무도 많아서 여기저기 떨어진 수북한 밤송이는 흔한 풍경이다. 도토리나 밤을 줍기 위한 발길로 인해 무성한 풀들 사이로 없던 길도 만들어졌다. 그 많은 밤송이들 사이에 밤들은 어딜 갔는지 도통 내 눈에 하나도 보이질 않는다. 어떤 땐 길도 아닌 비탈진 우거진 숲속에 도토리나 밤을 줍는 사람의 검은 움직임에 화들짝 놀라곤 한다. 뱀이나 뭐 그딴 것들이 무섭지 않은가 싶은 생각이 든다. 괜한 걱정을 하며 지나곤 한다.
여름꽃이 지고난 허전한 숲길에 하얀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있다.
내가 들여다보고 관심을 보이니 지나가는 누군가가 서양등골나물이라고 말해준다.
무리지어 피어있는 하얀꽃들은 심심한 가을의 초입에 눈길을 주게하는 꽃들이다.
수없이 많이 떨어진 밤송이들이 길에 나뒹굴지만 내 눈에 어째 알밤 하나가 눈에 띄질 않는다. 부지런한 이들이 많아 나같이 설렁설렁 걷는 내 눈에 들어올 리가 없다. 도토리나 밤을 줍기 위해 풀숲들 사이로 없던 길이 생겼다. 이런 모습은 숲을 걷는 여기저기 흔한 흔적들이다. 도토리든 밤이든 우거진 숲도 마다않고 줍기위한 노력들이 가상하다. 가만보면 장갑도 끼지 않고 숲을 막 헤집는데 살짝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이런저런 쓸데없는 걱정인 모양이다. 정작 저들은 아무렇지도 않는데 말이다.
작년보다 올해 유독 도토리나 밤을 줍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느낀다. 코로나 이후 숲을 찾는 지역민들이 늘었다는 증거지 싶다.
밤이나 도토리에 관심이 없는 나는 거미줄에 관심을 가져본다.
요즘은 거미줄이 유난히 많이 보인다. 한 더위가 지난 요즘이 먹이활동이 활발할 때인가?
거미의 섬세한 솜씨에 감탄하며 거미가 놀라지 않게 살짝 사진도 찍어본다.
한바탕 걷고나서 광명동굴광장에서 쉬면서 커피를 마시는 한가로운 이때가 참 좋다.
오늘은 아래 오픈카페가 있는 광장까지 내려가지않고 가상현실VR체험장 옆에 자리를 잡았다.
오가는 이들이 없어 한가롭고 좋다. 코로나 이후 테이블을 한쪽으로 쌓아놓아 앉을 수가 없었는데 오늘보니 몇 개의 테이블은 앉을 수 있게 해 놓았다.
노란색, 빨간색 파라솔이 하늘과 어울려 예쁘다.
이제 점점 따사로운 햇살이 좋게 느껴질 때가 머잖았다는 걸 느끼게 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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