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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단풍나무가 눈을 만났다 본문
단풍이 늦게 물들기 시작했고
그 단풍이 미쳐 낙엽 되어 떨어지기도 전에 11월 폭설이 내렸다.
가을이 늦은 건지 눈이 오는 게 빠른 건지... 둘 다다.
수북한 눈 위에 무심하게 떨어진 단풍잎은 진기한 모습이다.
가을과 겨울이 공존하는 수상한 11월이다.
폭설이 내린 이튿날은 한낮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눈이 녹기 시작을 했다.
바닥은 질척거리는 눈으로 발 디딜 곳이 마땅 찮았다.
눈이 녹을 때 보면 예쁘기만 한 것 같았던 눈의 환상이 와장창 깨진다.
나무 위 눈들도 대부분 녹아내려 그 많던 눈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머리 위로 뚝뚝 눈 녹은 물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여러 번 맞았다.
그런데 눈 위에 떨어진 단풍잎들이 어쩜 이리 예쁘단 말인가?
이 또한 신기하고 낯선 풍경이다.
가을이 더디 오면서 덩달아 늦게 물든 단풍은 유난히 빨갛고 노랗게 물들었다.
그 단풍나무 잎들이 미쳐 낙엽 되기 전에 이런 사달이 났다.
단풍나무도 놀랐을 것 같다.
모과열매가 유난히 노랗게 보이는 건 눈 때문일까?
파란 하늘 때문일까?
세상에나!
미소 짓게 만드는 눈사람은 누구 솜씨인지...
눈이 수북한 놀이터 한가운데 낯선 얼굴의 눈사람이 빤히 쳐다본다.
누구셔요?
어디서 오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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