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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신들의 땅 네팔속으로~~트레킹 이틀째 #2 본문

해외 트레킹/네팔 랑탕히말트레킹

신들의 땅 네팔속으로~~트레킹 이틀째 #2

다보등 2011. 2. 1. 14:55

신들의 땅 네팔속으로~~~트레킹 이틀째 #2

치소파니(2,215m)~치플링(2,170m)~쿠툼상(2,430m) 

 

 

 

오전 8시 치소파니(2,215m)를 출발 트레킹 이틀째를 맞이했다.

난생 처음 침낭속에서 잠을 잤다. 뜨거운 물주머니를 끌어 안고....입은 옷 그대로....얼마나 불편하던지.... 밤새 한 잠도 이루지를 못했다.

감기로인해 몸도 불편했지만 일단 낯선곳이고 시차가 다르다보니 잠을 설쳤다.물주머니의 미지근한 물로 세수를 했다.^^;;

그래도 모두들 생기 발랄한 표정들로 아침 식사들을 했다. 그럭저럭 맛나게 아침을 먹고 오늘의 목적지인 쿠툼상(2,430m)으로 출발을 했다.

오늘 예정 시간은 도보7시간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들은 11시간만에 쿠툼상롯지에 도착을 했다.ㅠ.ㅠ

 

 

 

 

 

 

 

시야가 닿는곳 모든곳에 다랭이밭 천지다.

가파른 산자락에 아슬아슬하게 닦아놓은 다랭이밭은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들었다. 남해바래길의 다랭이 논은 다랭이도 아니라며.....ㅎㅎ

어디가서 다랭이 명함도 내밀지 말라며 우스게 소리도 한다. 멋진 풍경에 아직은 그리 힘든 사람들도 없다.

모두들 씩씩하다~~~

 

 

 

 

 

 

▼ 나마스떼~~~함께 히말라야를 걸으며 동고동락을 할 멤버들..그리고 현지 가이드들과 멋진 다랭이밭을 배경으로 인증 샷! 

 

 

트레킹 이틀째인 오늘까지는 그래도 날씨도 그닥 춥지 않고 걸을만 하다. 오로지 감기로 계속 코를 훌쩍이며 걷는 내가 숨이 가프다.

멋진 풍경을 발아래 깔고 걷는 사이에  '피탐바'현지 가이드가 멋진 노래를 불러 주어 한결 흥을 돋운다.

"........옛섬삘릴리~~~걸어서 갈까~~ 날아서 갈까~~ 옛섬삘릴리~~~"♬

아~~정말 까마득한 저곳으로 날아서 갈 수는 없을까?ㅋ

 

 

 

네팔트레킹 내내 우리들의 캡틴이었던 "공윤쌤"과 혜초여행사의 "김병구과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어 정말 감사하다. 공쌤은 자신도 고산증으로 힘들었을터인데 우리들 걱정에 내색도 못하고.....;;

 

 

 

 

 

잠시 쉬어가던 마을의 아이들.....

아이들은 계속적으로 원 초콜릿을 외쳤다. 아이들 충치를 걱정하여 주지 말라는데 안 줄 수도 없었다...

 

 

 

 

 

오전9시40분쯤 중간 롯지에서 홍차를 한잔씩 마셨다.고산증을 우려하여 하루 2리터이상씩의 물을 마시라고 한다. 쉴때마다 조금씩 자주 물을

마신다.따뜻한 보리차물이 맛나다.바람이 불고 차다.히말라야의 차가운 바람이 목을 스치고 지날때마다 온몸에 오소소 소름이 돟는다.

추우면 고산증이 우려된다며 춥기전에 몸을 따스하게 해야한다길래 옷을 하나씩 더 껴입기도 했다.어쩐지 날씨가 수상하다....맑지가 않다...

 

 

 

 

아름다운 능선을 바라보며 켜켜이 쌓여있는 다랭이밭에 감탄하며 치플링(2,170m)에 12시30분쯤 도착을 했다.

아주아주 가파른 산길을 오르느라 모두들 힘겨웁다. 마음처럼 발걸음이 앞으로 나가지를 않아 애를 먹는다.

우리만 힘든게 아닌가 보다 포터들도 간간히 짐을 내려 놓고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드뎌 치플링롯지에 도착을 하였고 우리들을 기다리는 점심은 뜻밖에도 "비빔밥"이었다. 와~~~환호성!!ㅎㅎ

비빔밥을 먹고 있는 동안에 멀리서 천둥소리가 들리고 하나둘 빗방울인가 눈발인가 보이기 시작한다.어쩐지 날씨가 수상하더라니....날씨는 흐리고 간간히 날리는 눈발에다 바람은 차디차다....이쯤에서 뒤따라 온 KBS 영상앨범 "산" 취재진을 만났다. 우리보다 조금 늦게 도착을 했다. 어제 저녁 치소파니에서 신년축제를 즐기고 있는 마을축제를 촬영하고 있는 이들을 만나긴 했다. 반가운 마음에 일행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오갔겠으나 나는 감기증세로 일찌감치 약을 먹고 침낭속으로 들어갔었다. 우리들과 이들은 앞서거니 뒷서거니 일주일정도를 함께 하였다. 이들은 우리보다 짧은 7박8일 일정으로 중간쯤에서 하산을 한다고 하며 우리들의 여정을 듣고는 참 대단하단다.자신들이 찍은 장면은 3월 방영될 것이라 하니 꼭 챙겨 봐야겠다. 일요일 아침 7시30분에 하는 영상앨범 "산"은 즐겨 보는 프로인데 기대가 된다. 아름다운 히말라야의 모습을 어떻게 담아 낼지....^^;;

 

 

 

뒤늦게 도착을 하는 포터들...우리들의 짐은 포터들이 메고 오른다고 하니 그런가보다 하고 별 생각이 없었는데 막상 이들이 메고 오르는 무거운 짐을 보니 점점 마음이 무거워온다. 힘겨운 그네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그래도 일 할 수 있음을 감사한다는 그들의 말에 수긍을 하면서도 마음이 되다. 그들과도 일주일정도가 지나며 얼굴을 익힌 포터들과도 친해 질 수 있었다. 어느날인가는 저녁시간에 난로가에 둘러 앉아 "공공칠빵!" 게임도 하며 그들과 시간을 보내기도 하였다.

 

 

 

 

긴 행렬을 이루며 걸어가는 우리들의 이런 모습은 눈에 익은 익숙한 장면들이다.정겨운 모습들을 뒤에서 따라가며 부지런한 손길로 사진을 찍어댄다. 오후 2시쯤 점심을 마치고 굴푸산장(2,130m)을 지나 오늘의 목적지인 쿠툼상(2,430m)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그때 우리는 알 수가 없었다.하지만 현재도 시간이 지체가 되고 있었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발걸음이 더욱 느려지고 체력이 바닥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보이는 풍경엔 마음이 설레인다. 몸은 힘들지만 말이다. 서서히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경사가 심한 오르막을 계속 오른다. 천천히 발걸음을 내딛다보니 그리 힘들진 않다. 우리들을 앞질러 포터들이 지날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히말라야 깊은 산속에 문득 포크레인의 소음이 들린다. 온통 땅을 헤집으며 길을 내고 있었다. 이곳도 이런저런 이유로 이 산중에도 길을 넓혀야하는 모양이다. 눈발이 날리는 차가운 날씨속에 발걸음은 내 맘처럼 빨라지지 않고 한발한발이 천근만근이다....어느 순간부터는 약간의 고산증 증세를 느끼고 있다. 머리뒤쪽이 맹해지며 어딘지 모르게 내가 둔하다.

 

 

 

어느 순간 흐린 하늘 사이로 만년설을 이고 있는 안나푸르나와 로왈링 히말의 아름다운 전경이 펼쳐진다.

와~~~그래도 힘든 순간이나마 이런 멋진 풍경으로 위로를 받는다. 말로만 듣던 만년설을 이고 있는 영봉들이 보일때마다 가슴이 설레인다.

 

 

 

 

산산님과 메밀꽃과 함께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으로 남기기도 하고~~~

 

 

                   

저 멀리 다랭이밭에도 하얀 눈이 쌓였다.

우리들은 이곳에서 목적지까지 너무나 멀고 먼 힘든 길을 걸어야 했다. 오후 4시30분....굴푸산장에 도착을 했지만 이곳이 최종 목적지가 아니란다. 다시금 발걸음을 옮겨야 했고 우리의 목적지인 쿠툼상까지는 40분정도만 가면 될것이라는 말과는 달리 2시간을 더 걸어야 했으니까...두시간 정도의 급경사의 상행길을 올라야 했으니....눈은 내리고 어둠은 금방 찾아왔고 선두와의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을 했다. 해가 떨어지자  추위가 엄습해 왔다. 여기서부터는 체력적으로 딸리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을 했다.

 

 

 

 

 

 "아이고 힘들다~~~" 곡소리내며 걷는 내 등뒤에서 "아이고 힘들어?" 하며 내말을 흉내 내는게 아니라 묻는 말투에 깜짝놀라 뒤돌아 보았다. 네팔아주머니가 내 뒤를 따라오며 환하게 반갑게 웃어 준다. 응? 한국말을 아주 잘한다!! 자신은 고려에 갔다왔다고 한다. 고려? 환하게 웃으며 경기도 안산 시화공단에서 3년간 일하고 왔다며  반가이 말을 건넨다. 어디까지 가냐길래 쿠툼상엘 간다고 하니 시계를 보며 적잖이 놀란다. 쿠툼상!한다. 그때 눈치를 챘어야 했다. 거리상으로 많이 멀다는 것을....자신의 오빠가 쿠툼상 어딘가에 산다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너무나 지쳐 대답할 기운이 없었다. 살짝 술냄새를 풍기며 얼굴이 붉그레한 아주머니는 아랫마을에서 기분좋게 술 한잔하고 집으로 돌아 가는 길이라며 우리가 건넨 물을 벌컥벌컥 아주 맛있게 마신다. 그리곤 씩씩하게 저 멀리 사라져가는 아주머니를 한참후 그녀의 집앞에서 다시 만났다. 자신의 아들을 소개하며 아주 자랑스러워하는 표정이었다. 한국말을 잘하니 시골에 있지만 말고 한국인 상대가이드를 해도 좋을것 같았다

                     

                       ▼안산 시화에서 3년간 일한 경험이 있다는 네팔아주머니와 함께.......

 

 

우리들은 이날 롯지까지 11시간이나 걸었다. 사위가 깜깜해지고 헤드랜턴에 의지하여 걷는 발걸음은 눈길이라 미끄러워 조심스럽기 그지 없었고 더욱이나 나는 시력도 나쁘지만 난시가 심해 밤시간엔 높낮이 구분이 잘 안되는 탓에 걷는게 힘들었다. 그렇게 아득하기만한 밤길을 걸어 쿠툼상롯지에 오후6시50분 도착을 했다. 따뜻한 난로가에 먼저 도착한 선두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가 들어서는 후미그룹들에 자리를 내어 준다.따끈한 '짜이차'가 나왔다. good~~! 항상 롯지에 도착을 하면 뜨거운 짜이차를 먹을 수 있게 하여 주었는데 짜이티 매니아가 될것 같은 느낌이 든다. 목은 여전 아프고 고산증세가 약간 나타났다.코에 물집이 잡혀 따스한 물로 코를 먼저 적시고 코를 풀어야 그나마 숨을 제대로 쉴수가 있다. 유숙자님이 주신 연고를 발라 본다. 그래도 코안이 바짝 마르는 것 보다는 나을것 같아 열심히 약을 바른다.효과가 있어야 하는데...이틀째 감기약을 복용했다. 오늘을 기점으로 체력이 고갈되거나 고산증으로 고생을 하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을 했다.통 입맛이 없어 저녁을 먹지 못했다.나랑 한방을 쓰는 메밀꽃이 저녁도 목 먹고 계속 토하기만 한다. 현주 역시 토하고....너무 힘들어서인가? 걱정이다...깜깜한 롯지에서 그나마 따뜻한 난로가에서 몸을 덥일 수 있었다. 스산한 롯지의 방...밖이나 다름없는 방이지만 뜨거운 물주머니를 끌어안고 침낭속으로 들어가니 하루의 고단함이 온 몸으로 밀려든다.  그래도 고마운 마음이다.이런곳이나마 피곤한 몸을 뉘일 수 있음에 감사한다....나마스테.....

 

                 

                    ▼ 산등성이를 넘어 가는 멋진 구름에 뒤돌아 보며 탄성도 질려 본다. 앞으로 가야할 길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멋진 풍경에 힘든 와중에도

마음의 위안이 얻게 된다.

 

 

 

  내일부터는 3천미터대의 고도에서 적응을 해야 한다고 한다.

본격적인 고산 트레킹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비움(현주)와 메밀꽃(이효숙)에게 혜초 김병구과장이 오늘 밤에 다이아막스를 반알씩 복용시켰다. 둘은 오늘 너무 힘겨워 했다....

나는 여전히 종합감기약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침낭속 뜨거운 물주머니가 얼마나 고마운지.......서울로 돌아가면 당장 물주머니부터 구입해야겠다는 다짐까지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