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랑탕히말의 깊숙한 속으로 한발들여 놓다~~트레킹 이레째 #7 본문
신들의 땅 네팔속으로~~랑탕히말속으로 이레째 #7
라우레비나(3,900m)~촐랑파티(3,584m)~툴로 사브루(2,400m)~ 밤부(2,510m)
오늘이 21일 금요일인가? 날짜를 적어 가며 메모를 해도 자꾸 헷갈린다. 하루를 패디에서 묵었기 때문에 일정과 차질이 생긴 탓이리라...
우리가 네팔에 온지도 일주일째이다. 어제의 멋진 풍경이 아직도 머릿속을 맴도는 와중에 다른날보다 덜 춥다는 느낌으로 아침을 맞았다.밤보다는 그나마 아침이 덜 춥다는 느낌을 받는다. 알싸하니 추운듯 상쾌한 히말라야의 아침 공기가 쨍하니 투명하게 머리속을 비워준다. 참 좋다.오늘 아침에도 나의 룸메이트 메밀꽃이랑 핫백속의 미지근한 물로 세수를 했다. 폼크린싱을 약간씩만 짜서 세수를 했다. 비누를 많이 하면 헹구기 여간 어렵지 않다. 며칠간의 경험이다. 개운한 아침이다~~ㅎㅎ 오전 8시 언제나처럼 출발에 앞서 몸풀기 스트레칭을 하고...멀리 눈덮힌 히말라야의 봉우리가 우리를 설레게 한다. 고도가 낮아지고 모두들 적응기를 거친 탓인지 고산증 예방약 다이아막스 복용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종합감기약을 복용하고 출발한다.
랑탕히말과 가네쉬히말, 마나슬루가 바라보이는 하행길...따스한 햇볕이 또한 좋다. 아직은 산기슭 여기저기에 눈이 있는 관계로 아이젠은 각자 알아서들 착용을 하고 진행한다. 나는 그냥 걷기로 했다. 삼림이 울창한 숲길을 따라 계속 하행길이다. 모두들 내리막에서는 속도가 난다. 이제 후미는 사진 찍기에 바쁜 우리들이 차지했다. 뱃터리 하나로 닷새를 버텼나보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사진 찍을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메모리도 4G로 아직 버티고 있으니 말이다. 지난 여름 차마고도에서의 여행을 생각하면 메모리도 배터리도 참 오래 쓴다.ㅎㅎ 오늘은 점심 먹을 툴로샤브루(2,490M)에서 배터리충전을 할 수가 있다고 한다.일주일만에 만나는 제대로 된 전기가 있는 곳이란 뜻이다.
아침에 롯지에서 출발전에 250루피를 주고 산 모자를 썼다. 현지인들이 직접 짜서 판매를 하는 모자인데 참으로 따스하다. 퉁퉁 부은 내 얼굴....하지만 오늘은 기분이 좋다. 걷기에도 수월하고 따스한 햇볕을 쬐며 걸을 수 있으니 말이다.^^;; 표정들도 좋다.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산길을 내려 가는 발걸음에 리듬을 타는듯 가벼웁다. 해발 4,610m인 라우레비나약 패스를 넘어 서면서 부터는 계속적으로 날씨도 좋았고 고도도 어느 정도 낮아 지면서 컨디션들이 좋아지는것 같았다. 이곳의 날씨는 해가 떠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오전10시 무렵부터는 아주아주 기온이 따스했다. 하지만 오후 3시이후 4시가 넘어 서면서부터는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을 하여 산이 깊어서인지 해는 5시무렵이면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기온이 급강하 춥다. 그때쯤이면 우리들도 체력이 바닥이고...
지금까지 며칠을 걸어 오며 보았던 풍경이 아닌 사람 사는것 같은 모습이 펼쳐진다. 아직도 3천미터대가 넘는 고산이지만 우리가 그동안 고산에 어느정도
적응을 한건지는 몰라도 우선 혈색들이 화사했진것 같은 느낌이다. 아이고 곡소리는 이제 없어졌다.ㅎㅎ 하산길의 느긋함을 즐기며 눈앞에 펼쳐진 풍경들에도 눈길이 제대로 꽂힌다. 연신 카메라에 손이 간다. 기온이 따스해지니 그렇게 나를 괴롭히던 감기도 조금은 숨쉬기가 수월해지며 마음이 편안하다. 숨쉬기(?)에 대처하는 나름대로의 요령도 터득했다....짬짬이 보온병의 물로 우선 먼저 콧속을 적시고..(그냥 풀다간 큰일난다.코안이 온통 헐었기 때문에 피를 봐야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에 항상 물을 먼저 적셔야 한다....)코를 풀고 그리고 물을 마신다...요령은 별거없다 그러나 대단히 중요하다~ㅎㅎㅎ
훈훈한 기온이 감도는 롯지에서는 풍경만큼이나 마음 역시 느긋하다. 전투적인 동작들에서 평화모드로 바뀐 모습들이다.내가 편하니 다들 그렇게 보인다. 오로지 내맘이니까...모....촐랑파티(3,584m)의 롯지에서 따끈한 차를 한잔~~! 롯지내의 네팔식 부엌에서 안주인께서 열심히 우리를 위해 차를 만들고 있다. 따끈한 차를 아침,점심,저녁,그리고 짬짬이 롯지에서 휴식을 할 때 준비를 해 주어 얼마나 감사하게 마실 수 있었는지 새삼 감사하다. 그리고 보온병에 담긴 따끈한 보리차물 역시.....
산산님의 호기심 어린 시선.....
물을 이용하여 경전을 돌리는 마니차가 곳곳에 세워져 있었다. 그때마다 산산님은 열심히 들여다 보시곤 하셨다. 제대로 돌아가는 마니차가 있냐하면 망가져서 돌지 않는 마니차도 많았다. 성수기엔 순례자들이 고장난 마니차를 고쳐서 돌아 가게 하지않을까 싶기도 하고...
우리가 오늘 출발을 해발 3,900m에서 했고 도착이 해발 2,510m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끝없는 내리막길이다.
멀리 높은 산과 깊은 계곡을 가늠하며 어디가지 내려 갈것인가?
지난번 치소파니에서 넘어 오며 만난 다랭이밭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다랭이들이다. 구획정리가 잘 안된 세월이 흐르며 이리저리 만들어진듯한 자연스러운 모습의 못 생긴 다랭이밭들이다. 그래서 삐뚤빼뚤 모양이 정겹다.
야~~! 갑자기 시야에 나타난 대도시(?) 형태의 마을이 나타났다. 정말 얼마만에 보는 대도시(?)인가?ㅎㅎ
툴로 샤브루(해발 2,400m) 마을이다. 아마도 이 일대에서는 가장 큰 마을인 모양이다. 그래서 예서는 밧데리 충전도 된다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 마을에 입성 하기까지는 몇십분은 더 걸었는지 알 수가 없다. 내리막, 내리막,내리막......으악!!! 모르막도 힘들지만 끝도 없는 내리막 역시 만만치 않다. 내리막이라 반가웠던 마음도 한나절도 못가서 고통을 호소한다. 에휴...이리 참을성이 없는건가? ㅋㅎ
왁자하니 음악소리, 떠들썩한 마을 잔치가 있다. 뭔일인가? 결혼식인가? 몇몇이 내려가 보기도 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아기 백일잔치라고 한다. 도대체 백일잔치를 저렇게 대단하게 하는 이유가 뭘까? 아기들이 일찍 죽으니 백일맞이 하기가 쉽지 않아서인가? 암튼 궁금했지만 자세한 내막은 알길이 없고...
어디서나 롯지에서는 핫샤워를 할 수 있다는 글귀가 있다. 하지만 이런 겨울철이 아닌 여름에 해당되는 말인가보다. 끝끝내 우리가 이용한 롯지에서는 핫샤워를 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아니다 트렉킹마지막날 샤브루배시에서 순간 온수기를 이용한 핫샤워를 하긴 했다. 12일만인가 13일만인가에 말이다.ㅋ 것도 샤워 도중에 찬물이 나오는 바람에 아름이랑 현주는 비명(?)을 지르며 머리를 감고 샤워 마무리를 해야하는 불상사가 일어나긴 했지만 말이다~~ㅋㅋ
▼ 간만에 밝은 얼굴인 비움과 동화,진선화씨~~~
이곳 툴로샤브루에서는 밧데리충전을 했으며 물론 1달러를 충전비로 지불했다.우리가 점심을 먹고 떠날때까지도 충전이 덜 되어 포터중에 한명이 기다렸다가 챙겨왔는데 우리를 앞질러 갈 정도로 빨랐으니 그들의 걸음이 얼마나 빠른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카레라이스로 점심을 먹었다. 후식으로 석류가 나왔는데 어찌나 달고 맛나던지....아래로 아래로 끝없는 내리막의 끝장을 보여주는 오늘은 이 마을의 아름다운 모습을 천천히 감상을 하며 걷는다. 아랫집 옆집이 모두 오르막내리막의 모양새를 하고 있는 마을이다. 같은 높이에 나란히 서있는 집이 하나도 없는듯한 마을이다.아마도 이 마을 사람들은 지구는 오르막과 내리막만이 있다고 믿는건 아닐까?ㅋ
오후 1시 30분 툴투샤브루을 출발하여 고산증의 염려가 없는 랑탕콜라의 숲길을 따라 다음 롯지인 밤부(2,510m)로 향했다.그런데 밤부로 가는 길 또한 만만치 않았다. 하염없는 내리막길은 계곡 바닥까지 내려 가서 다시 올라가야만 하는 길이었다. 무릎이야 다리야를 외치며 투정아닌 투정을 부리지만 펼쳐지는 멋진 풍경에 이내 모든걸 잊곤 한다. 트렉킹 내내 행복한 마음이다.
우리들 앞에 처음으로 나타난 출렁다리....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고 앞으로도 이런류의 다리를 몇번을 더 건너고 건너와야 했다. 사실 놀이동산에서 기구도 못타는 나지만 여기서 그런 내색을 할 수는 없고 그저 고개들고 앞산을 바라보며 발걸음을 내딛을 수밖에...장난끼 많은 몇몇이 다리를 흔들어 비명소리가 여기저기 나기도 했다.굳이 다리를 흔들지 않아도 다리 가운데쯤에서는 심하게 흔들리는 통에 발이 바닥에 붙어 떨어지지 않아 아찔아찔하였지만 그 또한 재미중의 재미였다.
랑탕히말은 카트만두에서 가장 가까운 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비교적 짧은 일정으로 히말라야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트레킹 코스이다. 이 랑탕콜라(랑탕계곡)는 과거 영국 등산가 틸만에 의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곡"으로 소개되며 일약 유명해졌다 한다. 그래서인지 랑탕트레킹으로 이곳만으로도 많은 트레커들이 찾는다고 한다. 실례로 랑탕콜라를 오가며 많은 트레커들을 만나기도 했다. 외국인뿐만 아니라 그동안 만날 수 없었던 한국인트레커들도 만났으니 말이다. 오늘 우리는 이 랑탕콜라에 한 발 들여 놓은 것이다. 앞으로의 일정은 랑탕콜라의 웅장함과 그에 못지 않는 세상을 뒤흔들듯한 계곡물소리를 들으며 걷기고 하고 그 엄청난 물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도 자야 할 것이다.
또 다시 앞에 나타난 까마득하게 보이는 출렁다리를 건너와 한 숨을 돌린다. 혜초여행사의 김병구과장이 언제나 후미에서 우리들의 안전을 보살핀다.
공쌤과 함께 우리가 참 많이 의지했던 캡틴이다.
이런 다리들은 주로 외국인들이 다리를 놓아준다고 한다. 네팔의 자체적 경제여건으로는 이런 다리를 놓을 형편이 안된다고 한다. 어떤곳은 그래서 통행료를 받기도 한다고 한다.
랑탕계곡의 숲길을 걸으며 우리나라 어느 국립공원 계곡을 걷는것 같은 분위기가 물씬난다. 낙엽 쌓인 길을 따라 눈에 익은 듯한 나무들...
우거진 숲속 여기저기엔 물소들이나 야크들이 돌아다니며 풀을 뜯은 흔적들이 있다. 무수히 많은 그들의 배설물들...이곳에선 땔감으로 요긴하게 쓰인다한다. 허긴 나중에 강진곰파에서는 저녁에 난로에 땔감으로 한자루 가득 야크똥을 가져다 불을 지피기도 했다.이곳에선 땔감으로 쓰이는 나무가 귀한듯 싶었다. 야크똥이 훨씬 더 구하기 쉬운 땔감인듯 하다.
중간에 롯지에서 만난 아주머니는 신기하게도 아이를 이런 바구니에 담아 업고 있었다. 내가 보기엔 무거워 보이는 아기 바구니다.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으니 아이를 앞으로 돌려서 찍으라고 흔쾌히 허락을 한다. 무표정한 아이엄마가 어느 순간에 활짝 웃었다. 카메라속의 웃는 사진을 보여주니 자신을 가리키며 웃는다.ㅎㅎ
우리는 어느새 급경사의 내리막길을 걸어 랑탕계곡의 완전 바닥까지 내려왔다. 히말라야의 눈녹은 물이 흘러가는 소리가 어찌나 대단한지 세상의 모든 소리가 물소리와 함께 빨려 들어 갈 것 같다. 천둥소리처럼 들리는 계곡물이 어찌나 위세가 대단한지 두렵기까지 하다.아무튼 밤부롯지까지는 더 올라가서 오후 5시30분경 도착을 했다. 처음으로 해가 지기전 그나마 밝을때 롯지에 도착을 한 것이다. 밤부롯지로 오는 도중 하산하는 한국인 여행객을 만났다. 지나치며 서로 반가움을 표시한다. 반갑습니다~~수고많습니다~~수고 하십시요~~^^*
밤부롯지에서 역시 숙소를 두곳으로 나누어야 했다. 우리들 인원이 많다보니 한곳에 다 잘 수 있는 방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처음있는 일도 아니고...역시나 나나 메밀꽃은 또 별채다 이젠 아예 그러려니 한다. 우리는 별당아씨라고 이름을 바꿔야 할까보다라고 농을 하며 웃었다.그렇게 배치받은 별채에서의 저녁식사시간...밤부에서의 저녁은 닭백숙이었다. 여기까지 오면서 내내 닭들이 사방으로 내달리던 모습들을 보았다. 청정지역에서 스트레스라는 단어 조차 모르고 자랐을 네팔 닭으로 백숙을 만들어 준다하니 다들 기대가 크다. 푸짐한 닭백숙을 앞에 두고 오늘은 메밀꽃이 맥주를 샀다. 여기서는 고도가 낮은지라 맥주정도는 먹어도 좋다고 했다.닭백숙을 그닥 좋아라 하지 않는 나도 몇점 맛있게 먹었다. 주방뒤편에서 계곡물을 이용한 간이 수돗가에서 이도 닦고 세수도 하였다. 생각보다 물도 그리 차지않아 사용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얼마나 좋은지.이런식으로나마 물을 만난지 도대체 언제인지 다들 신나라 한다. 히말라야 첩첩산중인 이곳만 하여도 인간세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마움이여~~
난로가에 둘러 앉아 저녁시간을 보내며 우리끼리 게임을 하고 놀았다. 마침 쭈빗쭈빗 불을 찾아 들어 온 포터들과 한자리에 둘러 앉았고 처음엔 어색하였지만 이내 익숙한 얼굴들에 어색함을 해체하고 우리게임에 그들을 동참시켰다. 알프스와 삼천의 제안으로 "공공칠빵" 게임을 하기로 했다. 포터들이 못 알아 듣는 관계로 "제로제로세븐"으로 바꿔서 설명을 하니 이해가 가는 모양이다. "007빵"게임을 몇번을 하면서 금방 게임에 대해 이해를 한 네팔포터들중에는 응용을 하는 머리좋은 녀석들이 있었다.하지만 어딜가나 구멍은 있기 마련이라 내내 걸리는 눔도 있긴 했지만 말이다. 포터들은 고등학생도 있었고 대학생들도 있었다. 방학동안 아르바이트를 한다고한다. 아르바이트치곤 너무 힘든것 같은데 아마도 수당이 많아서인지도 모르겠다. 우렁찬 랑탕콜라의 물소리 때문에 오늘밤은 귀마개가 꼭 필요한 밤이다...계곡을 휘감아 돌아치는 천둥소리 같은 물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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