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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랑탕콜라를 따라 신들의 나라로~~ 트레킹 여드레째 #8 본문

해외 트레킹/네팔 랑탕히말트레킹

랑탕콜라를 따라 신들의 나라로~~ 트레킹 여드레째 #8

다보등 2011. 2. 9. 09:47

랑탕콜라를 따라 신들의 나라로~~트레킹 여드레째 #8

 밤부(2,510m)~림체(2,440m)~라마호텔(2,390m)~굼나초크(2,690m)~고라타벨라(3,050m)

 

 

 

 

 

오늘 기상은 평소보다 15분씩 늦게 시작을 했다. 어젯밤에는 처음으로 길게 잘 잤다. 아침까지...그동안 한번도 제대로 자 본 기억이 없었다. 물소리 요란한 이 계곡에서 어찌 이리 달게 잘 수 있었는지 모를 일이다. 메밀꽃은 잘 못잤다고 한다. 나만 잘자서 미안하다. 귀마개를 한 탓일까? 며칠전 패디에서 귀마개 한쪽을 나에게 나눠준 동화에게 감사한다. 한쪽의 귀마개를 반씩 잘라서 사용을 했다. 우리방에선 내 침대옆구리 한쪽벽면이 밖이 보일정도로 왕창 뚫어진 벽면 때문에 한바탕 소란을 떨기는 했지만 이다님 방에서 가져 온 이불로 틀어 막고 일단을 잤으니까 뭐....ㅎㅎ

 

오전 8시 40분 늦은 출발! 계곡을 따라 계속 오르막이다.어제 바닥까지 내려왔으니 오늘은 죙일 오르막이리라... 거리가 가까운지 아님 조금은 수월한 길인지 아무것도 모른채 암튼 오늘은 선심쓰듯이 기상도 출발도 좀 여유롭다. 감사하지 우리야~~~ㅎㅎ

 

 

사진속 나는 항상 웃고 있다. 퉁퉁부은 얼굴로....죽을만큼 힘들었음에도 행복했었나보다.....ㅋ^^*

 

 

밤부롯지를 지나 영화 "콰이강의 다리"를 닮은 출렁다리를 건너 강과 가까워졌다 멀어졌다를 반복하며 어제완 달리 오늘은 계속 오르막이다. 나중에 하산할 때 다시 걸어 내려오며 생각해보니 우리가 참 대단한 오르막을 올랐더구만....그러니 안 힘들고 배겨?ㅋ

 

 

 

 

 

뽀송송 뽀얀 빨래가 히말라야의 햇살을 받으며 말라 가고 있다.베개커버일까? 용도를 알 수 없는 뽀샤시한 빨래에 자꾸 눈이 간다.빨래가 말라 가는 모습을 보니 사람 사는데는 어디나 똑 같은 모양이다. 햇살 좋은 이런날 뽀얗게 빨아 널은 빨래를 보니 먼 남의 나라 같지 않고 우리네 고향 동네같은 그런 분위기가 난다. 올라 오느라 힘든 다리도 쉬고 따스한 햇살 아래 해바라기라도 하며 이곳에 죽치고(?) 앉아 있고 싶다.

 

 

 

 

스칼렛님,혜리님, 현주,이다님~~~

 

진선화님...

 

잘계시죠?

세수도 제대로 못하는데 면도는 어이할꼬~~ㅎㅎ 더부룩한 턱수염들이 그래도 멋집니다~~

 

 

 

 

낮 12시무렵 라마호텔에 도착을 했다. 따스한 날씨덕에 계속되는 오르막이지만 어렵지 않게들 잘 들 올랐다. 물론 개인적으로 힘든 사람도 있었겠지만 말이다. 나는? 시시때대로 숨을 몰아 쉬어야 하는 장애가 있지 않은가?감기로 인한 코막힘 현상ㅠ.ㅠ 하지만 이제는 쉴때마다 보리차물로 콧속를 적시고 코를 풀고 나면 한참 동안은 숨쉬는데 도움이 되어서 좋아졌다고 해야하나...코를 풀때마다, 약을 바를때마다 피가 흐르는 통에 것도 참 대략난감이다...ㅠ.ㅠ 행복선택님이 면봉을 많이 가져 오셨길래 뭐하러 면봉은 그리 많이 가져 오셨어요? 해놓고는 아마도 내가 거진 다 쓴것 같다.ㅋ 행복선택님 감사해요~~생각해보니 이사람 저사람에게 빚을 지지 않은게 없다. 살면서 모두모두 갚을께요.....^^*

 

 

 

 

 

 

도착하자마자 가이드들은 우리들에게 따스한 차를 내 놓느라 분주하다. 레몬차가 담긴 커다란 주전자를 들고 로칼 보조가이드 '나주꾸마'가 바삐 돌아 다니며 우리들에게 차를 따라 주고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도 점심으로 카레라이스를 먹었다. 맛있게 먹는 점심식사...기분좋은 트레킹이다. 이제 괜히왔다, 집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은 사라진지 오래...ㅋ 그동안 4,600m의 라우레비나패스를 넘어 올 당시의 기억은 다 사라지고 따스한 산길과 기분좋은 햇살만이 기억에 남는다.그리고 어느순간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는 설산 랑탕리웅을 바라보며 흥분되기 시작했다. 만년설을 이고 있는 7천미터가 넘는 감히 꿈에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설산이 내앞에서 나를 응시하고 있지 않은가? 내가 히말라야에 왔음을 절대적으로 의심하지 못할 확실한 증거인 것이다. 힘든것도 이제 적응이 되어 가는지 힘듬조차 즐기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다.

 

 

 

 

이곳 여자들의 고달픈 삶도 나에겐 도리어 힘이 되었다. 대한민국에 태어났음은 행복 그자체인것을...그네들의 쩍쩍 갈라진 두터운 발뒤꿈치는 큰 충격이었다. 슬리퍼라고도 할 수 없는 슬리퍼에서 세계 3번째 최빈국이라는 이름표가 따라 다니며 내주변에서 손쉽게 버려지곤 하는 멀쩡한 수많은 물건들이 눈에 아리도록 밟히는 고통을 삼켜야 했다. 지난 여름 차마고도에서의 그네들의 고달픈 삶 역시 나에겐 위로가 되었고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를 깨닫게 해주었으니까 말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와서 짧은시간안에 그렇게 잊혀져 버리곤 하는 나의 부족함을 뉘우치는 계기가 되곤 한다....

 

 

 

 

이다님이 보여 주는 카메라속 사진을 들여다 보며 재밌어 하는 현지 여자들...그들에게 우리는 어떻게 보일까? 그런데 처음엔 몰랐는데 나중에 사진을 보니 이네들은 계속적으로 우리들을 지나치기도 하고 머무르기도 하며 랑탕콜라에서 항시 만났던 그네들이었다. 오른쪽에 뜨게질을 하고 있는 이이는 걸어 가면서도 계속 뜨게질을 하던 여자였다. 네팔인을 상대로 하는 보따리장사치들인가? 싶기도 하고...

 

 

 

 

이곳 라마호텔의 안주인인듯한 여자와 딸아이...

우리는 라마호텔에서 오늘은 점심만 먹지만 하산할 때에는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을 예정이라고 한다.그것은 올라갈때 하루반나절이 걸린 거리를 하루만에 하산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하산길에는 아주아주 강력한 모터를 작동하는 그런 능력들이 있다.ㅎㅎㅎ

호텔이라는 명칭은 우리가 아는 그런 호텔이 아니다.ㅎㅎ

 

 

 

 

 

따스한 햇살이 내리 쬐는 랑탕계곡의 깊숙한 롯지에서 빨래감을 너는 아낙네를 본다는 것이 참 평화로워 보이고 마음이 훈훈해진다. 첫아이를 낳고 아이의 기저귀를 마당 한가득 뽀얗게 널어 놓고 마를때까지 바라보며 마음 뿌듯해 하던때가 불현듯 떠오른다. 앞집 살던 지금의 내나이쯤 되었던 아주머니가 참 부지런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그때.....그 앞집아줌마는 요즘은 어디서 살고 계실까? 나를 기억이나 하고 있을까? 새삼 뜬금없는 추억속에 잠길 정도로 한가로운 모습의 라마호텔 풍경이다.

 

 

 

 

 

 

출발에 앞서 햇볕차단을 위해 완전무장을 하고 잠시 해바라기~~~ㅋ

이렇게 완벽 차단하고 다니는 사람은 한국사람밖에 없다고 한다. 외국인이 봤을때 이건 뭐 무슬림도 아니고...탈레반특공대도 아니고...ㅋㅋ

보기는 쫌 거시기하다만 어쩌겠는가 햇볕은 차단해야 하니까~~~ㅎㅎ

 

 

 

점심식사후 짧은 휴식시간이 끝나고 오후1시40분 롯지를 출발~~다시 계속된 오르막길을 따라 한 없이 올라간다. 랑탕리웅의 모습을 보면서....아열대정글을 연상시키는 숲을 지나면서 계속적으로 멀어졌다 가까워졌다를 반복하는 랑탕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하늘로 하늘로 오르고 있다. 앞쪽으로 하얀 눈을 이고 있는 설산 랑탕리웅은 아무리 올라도 그냥 제자리 걸음인듯 딱 그만큼의 자리에서 내려다 보고 있다.조급하게 서둘지 말라...한 걸음 한 걸음 꾸준하게 오라고 하는듯 하다...

 

 

 

 

 

손에 잡힐듯 랑탕리웅의 모습을 보면서 보조가이드 '나주꾸마'가 활짝 웃는다. 나주꾸마는 네팔대학생이라고 한다. 이도 방학동안에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한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벌은 돈으로 학비가 충당이 되냐고 물어볼려는데 '등록금'이 영어로 뭐냐고 이사람 저사람에게 묻다가 그만 두었다 한다. ㅎㅎㅎ 집에 가면 사전 찾아 보던지 아이등록금고지서라도 들여다 봐야겠다며.....억 소리나게 많은 등록금을 내면서 한번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았던 등록금고지서....그곳에 영어로 쓰여있나??

 

 

 

 

굼나초크.....2,690m라고 안내서에 적혀있지만 이곳에서는 2,769m라고 적혀있다. 현지에 적혀있는 고도와 우리네가 가지고 간 안내서와 공쌤이 가지고 간 고도계와는 조금씩의 차이가 있었다. 뭐가 어떤게 정확한건지는 몰라도 편한쪽을 택하기로 했다. 내가 갖고 있는 자료를 택했다는 것이다.ㅋ

 

 

 

설산을 배경으로 빨간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나무를 발견했다. 아주 작은 열매인데 먹을수는 없는 열매인 모양이다. 앞으로 이 나무는 수없이 많이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정원수에서 많이 본 열매같은데 그곳 롯지의 주인에게 물어보니 '망기애플(?)'이라고 한단다. 이곳에서 또 다시 따끈한 레몬티 한잔으로 목마름을 해소하었다. 시원스레 흐르는 계곡물은 지금이 한겨울이기보다는 봄에 가까운 소리를 내며 역동적으로 흐른다.

 

 

 

 

 

 

 

동화가 계곡물이 흐르는 한켠에서 동화(?)를 쓰고 있다. 언제나 어디서나 열심히 메모를 하고 있는 동화다. 내가 열심히 사진을 찍듯이 그는 열심히 동화(?)를 쓰고 있다. 아름다운 모습이다.

 

 

 

호젓한 숲길을 걷다 문득 숲속에서 히말라야원숭이들을 만났다. 이들은 무리지어 숲속에 몰려 있었지만 멀어서 자세히 볼 수가 없었다. 200m망원렌즈로 당겨서 찍은 모습이다. 하얀털을 가진 얼굴이 새까만 녀석들이다. 문득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선두는 모퉁이를 돌아 사라지고 후미는 아직 뒤에 있고...얼른 뒤를 돌아보니 마침 혜리랑 스칼렛님이 멀찍이서 오고 있다. 다행이다 오메 반가운거~~~ㅎㅎㅎ

 

 

 

 

랑탕계곡의 바닥까지 내려 갔으니 당연히 오늘은 이렇게 오르막인 것이다.오르고 또오르면 못 오를 일 없건만.....가파른 오르막은 언제쯤 끝날지 끝도 없이 이어지고...잠시 잊어 버렸던 "아이고! 다리야~~" 다시 입에 달린 날이다. 그 험준한 패디와 라우레비나패스도 넘었거늘....ㅋ

 

 

 

오후 4시....멀찌기 계곡엔 어느새 안개가 생기고 있다. 영락없이 오후가 되면 스물스물 안개가 밀려온다. 것도 차가운 안개가...

해가 지지전에 롯지에 도착을 해야하니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겨야 하지만 어디 내맘대로 되야지 그게...한발한발 오르는 발걸음이 천근만근이건만....ㅜ.ㅜ

 

 

 

오르막의 끝에서 갑자기 넓은 평원이 나타났다.양쪽으로 펼쳐진 계곡이 U자형을 이루며 시야가 시원하다. 오후 햇살을 받은 랑탕리웅을 정면으로 보며 롯지를 찾아 걸음을 재촉한다. 금방 짙은 안개가 뒤따라오며 시야를 덮는다. 오후 5시 롯지에 도착을 했다. 따뜻한 롯지의 난로가는 이제 우리들의 사랑방 역활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오늘도 강진곰파에서 하산하고 있는 한국인 트레커들을 만났다. 물론 외국인들도 만났지만 빈도가 우리나라 사람이 훨씬 많은 것 같다. 랑탕히말쪽은 안나푸르나쪽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이라 하던데 그래도 이 정도면 제법 많은 사람들이 강진곰파를 찾는 곳인 모양이다. 그러니 안나푸르나쪽은 얼마나 더 많겠는가?

 

 

 

 

 

 

 

 

 고라타벨라(3,050m) 오후 5시 도착했다. 길고 긴 지루한 오르막이었지만 날씨가 춥지않아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감기는 여전하여 코도 불편하고 목도 불편하지만 어쩌겠는가...누군가가 밤하늘에 별이 굉장하다고 한다. 밖으로 나왔다. 깜깜한 밤하늘에 보석처럼 박혀있는 별들이 커다랗에 빛나고 있었다. 무수히 많은 별들. 그동안 보지 못했던 별들이다 오늘밤에 축복처럼 빛나고 있었다. 정말 아름답게 황홀하게...별이 빛나는 밤이라서일까 오늘밤에는 식당에 둘러 앉아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등 다양한 추억속의 노래를 부르며 야릇한 그리움을 마음속에 담아 내고 있었다. 다음날 새벽녘 따스한 침낭을 빠져나와 화장실로 가는 길에 덩실 혼자 외로히 밤하늘에 떠있던 새파란 달이 비추던 롯지 주변의 풍경이 또 어찌 그리 슬프도록 아름답던지....해드랜턴을 끄고 한참이나 추운줄도 모르고 롯지주변을 서성이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