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상생의 손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호미곶으로 gogo~~(오후) 본문
상생의 손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호미곶으로 gogo~~^^*(오후)
포항시 장기면 모포리-구평-구룡포항-호미곶
구룡포해수욕장에서 국화차로 휴식을 취하고 다시 길을 재촉하여 바다를 끼고 걷다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국도31번이 아닌 지방도929번
도로가 구룡포에서 호미곶으로 향해 있다. 해안경관이 수려하기로 말이 필요없다. 이때쯤부터는 최백호의 "영일만 친구"를 흥얼거리게
된다. 가수 최백호는 이 노래로 포항 명예시민에 위촉되었다고 한다.^^*
"바닷가에서 오두막 집을 짓고 사는 어릴적 내 친구~푸른 파도 마시며 넓은 바다의 아침을 맞는다~
누가 뭐래도 나의 친구는 바다가 고향이란다. 갈매기 나래위에 시를 적어 띄우는 젊은 날~~♬
뛰는 가슴 안고 수평선까지 달려 나가는 돛을 높이 올리자 거친 바다를 달려라 영일만 친구야~~" 하지만 정작 바다에서는 가사고 뭐고
생각도 안나고 그저 "여어어엉~일만 친구야~~~"만 애타게 불러 본다.ㅎㅎ
해안가를 걷다보면 이런저런 주상절리들이 보인다. 읍천항 주상절리 등 워낙 크고 멋진 절리들을 보면서 걸어와서인지 이제 자그마한 주상절리는
반눈에도 차지 않는다.ㅋ 구룡포해수욕장을 지나고 걷다보니 어느새 삼정마을이란다. 삼정이란 지명은 옛날 3정승이 살았던 곳이라 하여, 혹은 삼
정승을 지낸 분이 살았다 하여, 또 다른 일설에는 마을의 지세가 좋아 3정승이 날 것 같다고하여 불려진 이름이란다.
콘크리트다리를 놓아 통행이 자유로운 소나무가 울창한 관풍대(觀風臺)는 경치가 아름다워 신선이 놀았다고 전해지는 바위섬으로 삼정섬이라고도
한다고.투명한 바닷물은 바라보는 내내 가슴속까지 시원해지며 그 투명한 바닷물속에서는 예의 우뭇가사리를 걷어 올리는 아낙네들이 아예 물속에
주저앉아 쓸만한 우뭇가사리를 골라 내고 있다. 아직은 차가울 것 같은 바닷물이건만 아랑곳 하지 않는걸 보면 해녀들이 입는 저 고무옷이 체온을 유
지해 주는 모양이다.
'접근금지'라고 써붙여 놓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낡디 낡은 빈집앞에서 신쌤은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한참을 그리 서 계셨다.
전국 최우수예비군 소대 기념비가 세워져 있는 두일포 석병1리를 지나 포경이 금지되기전인 1970년대 고래잡이로 풍족함을 누렸던 해안마을
다무포로 향한다.
바닷가 어느 작은 공원에 세워져 있던 '다무포' 시비
다무포/최부식 지음
멸치 떼 우르르 뒹굴고 간 바다 "아가, 나가봐라,고깃배 들어오는 갑다" 며느리 달래는 시어미의 칼칼한 목소리에 접시꽃들 까치발 세워
돌담너머 갈매바다 물끄러미 내려 보고 이내 푸르스름하게 번질 녘 석병 두일포로 해서 걸어 온 이가 갯바위에 쪼그리고 앉아 소줏잔을
들거나 좁은 여인숙에 모로 누워 해초 어르는 파도소리 들을 즈음...
별똥 두서넛씩 짝지어 풍덩풍덩 바다로 뛰어내리는 다무포에서 그대의 편지를 다시 읽어 봅니다.
민들래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곳에서 신혼부부인 풋풋한(?) 회원을 카메라에 담기에 나선 신정일쌤....
이쁜 그 부부에게 민들래처럼 노랗고 환한 선물을 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발길을 멈추고 작고 앙징맞은 바위채송화와 양지꽃에 대한 설명을 해주시는 신쌤~~^^*
오다가다 자꾸 마주치는 작고 작은 야생화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듣고 또 듣다 보면 어느사이 많은 야생화를 알게 된다는....관심이 최우선이다.
다무포는 고래잡이 항으로 알려진 항이다. 울산지역 장생포 못지 않게 구룡포와 더불어 고래잡이 항구로 동해안에서 이름난 항구였다고 한다.
2008년 고래 생태자원을 테마로 추진한 다무포 '고래해안생태마을'조성사업이 살기좋은 지역 만들기 일환으로 국비를 지원받아 추진됐다.
하지만 2009년 예산지원이 끝나면서 전면 중단되었고 사업이 지지부진한 사이 울산 남구가 국내유일의 고래관광선이 포항앞바다까지 최장 9시간
운항하는 신항로 허가를 내면서 결국은 고래관광은 울산 남구에 빼앗겨 한발 늦은 사업이 된것이다.
"자수하여 자유품에 안겨 보자" 참 언제적 반공표어가 담벼락에 아직도 희미하게 남아 가던 길을 잠시 멈추게 한다.^^;;
해안선을 따라 걷다보면 모래사장을 걷기도 하고 자갈밭을 걷기도 하지만 거친 바위를 타고 넘어야 하는 순간도 있다.
약한 척 할 수도 할 필요도 없지만 평소같으면 어림도 없을 장애물도 서슴치 않고 타고넘는 회원들을 보면 언제 약한적이 있었던가?싶다....ㅎㅎ
무적의 도반들이다~~^^*
잠시도 심심할 틈이 없다. 누군가 어디선가 항상 이런저런 웃음 가득한 이야기들로 해안가 조용한 마을이 북적거린다.
우르르 수십명이 지나가는 우리들은 그 자체로 구경거리에다 관심의 대상이 된다. 부산에서부터 걸어서 강원도 고성까지 걷는다면
다들 놀라고 놀란다. (신쌤은 두만강이라고 우기시지만....)대단한 일이라고 생각들 하는 모양이다. 사실 우리 모두 미치지 않고서야~ㅎㅎㅎ
신정일선생님 말씀으로는 예전에 어떤이들이 사람들이 보는데서는 걷고 안 보는데서는 아마도 차를 탈 것이라 수군대더라 하셨지만 아마 그리
생각하는 사람도 없진 않을 것이다~~ㅋ^^;;
호미곶이 가까워지며 퓨전화장실이라는 생소한 건물을 만났다.
푸전화장실은 전통 재래식에 현대미를 조합한 화장실로 옛 조상들이 사용했던 방식을 체험해 보는 화장실이라 한다.
--먼저 출입막대를 올리고 들어 간다.
--변기 뚜껑을 열고 자세를 잡는다.
--정확히 볼일을 보고 뚜껑을 닫고 나온다.
--동해바다를 보고 심호흡 세번.....
퓨전 화장실 이용방법이다!!!ㅎㅎㅎ
어느새 저만치 하얀등대가 보이고 바다물에 잠긴 손 하나가 보인다.포항하면 포스코도 있지만 해맞이 광장 또한 먼저 떠오르는 곳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상생의 손'은 호미곶의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상생의 손은 육지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손과 바다에서 육지를 바라보는 손 두개가 있다.
현주가 상생의 손 앞에서 어찌어찌 폼을 잡아 볼려는데 마음과 달리 몸이 말을 안 들었다는....ㅋ
육지쪽에서 바다를 향해 들고 있는 왼손은 높이가 5.5m이며 바다에서 육지를 향한 오른손은 높이가 8.5m라고 한다.
'새 천년에는 두 손은 잡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지난 20세기의 천년이 전쟁과 갈등의 시대라면 21세기
새천년은 온 인류가 서로 화합하고 화해하는 '상 생의 두손'의 시대임을 형상화 하여 마주 보며 설치돼 있다고....
청포도/이육사(이원록 1904~1944)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경북 안동이 고향인 이육사는 호미곶과 가까운 포항시 남구 일월동 옛 포도원에서 청포도를 지었다고 한다.그래그런지 이곳에 청포도시비가
세워져 있다.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뜬다는 곳이다. 호미곶마을은 지형상 호랑이꼬리 부위에 위치하고 있는 곳으로 장기곶은 호미곶이라고 한다.
아득한 옛날 연오와 세오라는 다정한 부부가 살았다. 어느 날 이들은 큼지막한 바위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 왕이 되었고 그후 포구마을은
아무런 빛도 존재하지 않는 암흑의 세계로 변했다. 그러자 임금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 빛을 다시 모셔 들었고 그날 이후 이 바다엔 '빛을 맞
아 들인다'는 뜻의 영일(迎日)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삼국유사>에 기록된 '연오랑과 세오녀의 전설'이다.
포항 호미곶은 김정호의대동여지도에 동을배곶으로 표기돼 있었으나 일제가 민족정기 말살시키려는 속셈으로 1918년부터 장기갑으로 불러오다가
일제 청산 차원에서 지난 95년 장기곶으로 표기돼 왔다. 포항시는 2002년 장기곶을 호미곶으로 지명을 변경했다.
영일만 친구를 애타게 부르다 동해해파랑길 세번째 여정중 첫날 일정을 마무리한다. 구룡포청소년수련관이 우리의 숙소이다.
저녁엔 낮에 준비한 대게와 문어,소라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고단한 하루였지만 동해바다 푸른 물을 실컷 보다보니
피곤은 남아 있지 않고 마음속까지 청정해진 하루다. 내일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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