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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호미곶을 지나 포스코를 지나는 아름다운 동해해파랑길 본문

물길따라 떠나는 여행/688km 동해해파랑길

호미곶을 지나 포스코를 지나는 아름다운 동해해파랑길

다보등 2011. 4. 27. 12:12

호미곶을 지나 포스코를 지나는 아름다운 동해해파랑길 세번째 여정

포항시 장기면 모포리-구룡포항-호미곶-포항제철-오도리

 

 

 

   Let go~~~^^*

 

지난달 동해해파랑길에서 일출을 보러 가자고 신정일쌤이 여러 회원들께 의견을 물었으나 다들 피곤한지 별반응이 없어 흐지부지 되었었다.

그런데 이번 우리들이 묵은 구룡포청소년수련원에서는 마당에서 바로 일출을 볼 수 있는 수려한 전경이 펼쳐지는 곳이다. 어디 갈것도 없이

그저 오전5시40분 일출시간에 맞춰 숙소문만 열고 나오면 일출을 볼 수 있는지라 손쉽게 일출을 볼 수 있었다. 약한 운무가 있어 희미하나마 

운무위로 수줍은듯 얼굴을 내미는 해를 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수련원에서 묵었지만 이번 구룡포청소년수련원이 당연 최고였다. 숙소도 샤워장도 깨끗 깔끔하고 특히 식당에서 먹는

밥은 여느 수련원에서보다 맛깔나는 반찬들에 더구나 오늘 아침엔 곰국을 끓여 주셨는데 이렇게 맛있는 곰국은 처음 먹어본다며 다들 흡족해

했다.  "구룡포청소년수련원"은 경북 포항시 구룡포읍 석병리 산11번지에 위치해 있으며 ☎054-284-6687 ★★★★★

 

 

 

든든한 아침을 먹고 다시 시작된 동해해파랑길....

차창밖으로 초록물결이 넘실대는 보리밭이 펼쳐져 있다. 어디쯤인지 알 수 없는 채로 차창밖 보리밭에 연신 탄성을 지르며....

이쯤에서 보리밭을 걸어도 좋으련만 버스는 어디를 향하는지 보리밭을 버려두고 자꾸만 앞으로 내달리기만 한다. 누군가가 반 고흐의 보리밭은

자기 가슴에 탄환을 박아 넣는 어두운 폭풍우속의 공간이지만 호미곶의 보리밭은 해의 기운을 빨아 들이는 생명의 땅이라 4월 호미곶의 청보리밭에

서면 풋풋한 생명력을 더 느끼게 된다고 했다. 그런 보리밭이 멀어져 갔다.....^^;;

 

 

 

어디쯤인지 929지방도 해안길에서부터 걷기 시작을 한다. 바닷바람이 거세고 차다.화들짝 놀라 옷깃을 세우고 추위를 벗어날 심산으로 몸에 열기가

오르기를 바라며 열심히 부지런히 팔다리를 놀려 걷는다. 빠른 걸음으로~~

바다 건너 포항제철 포스코가 보인다.

 

 

 

 

공원에 서 있는 글귀중 하나....

"해안선이 십 리는 좋게 맷맷이 뻗어난 갯가 고장에다 조그만 포구를 하나 일구느라 비쭉 튀어나온 야트막한 구릉이 흡사 발등을 본뜬 양 바닷물에

다가서면서 비스듬히 내리막을 이루었는데 이름이 그 생김새대로 발산포.

그믐밤이었다. 자정이 훨씬 지난 발산포는 길쭉한 장화속에 들어간 발처럼 캄캄했다. 그리고, 적막했다.

바람마져 자고 있었으나 대기는 알맞게 눅눅한 편이었다."/이대환 소설 '슬로우 블릿' 中

 

 

 

4월 네번째 일요일인 오늘 부활절이라 한다. 부활절 아침에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신쌤께서 샤를르 보들레르의 <취하라>라는 시를 도반들에게

들려 주셨다.

 

"항상 취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무엇으로 취할까? 술로...시로...덕으로... 그 어느 것이든 마음대로 하라, 하지만 취하라.....

그리고 때때로 궁전의 계단에서든, 도랑 속의 푸른 풀 위에서든, 당신 방의 우울한 고독 가운데에서든, 당신이 깨어나게 되고 술기

이미 가셨거나 혹은 사라졌거든, 바람이든, 물결이든, 별이든, 새이든, 시계이든, 달아나는 모든 것들에게, 신음하는 모든 것들

에게, 굴러가는 모든 것들에게, 노래하는 모든 것들에게, 말하는 모든 것들에게, 물어보라. 지금이 몇 시냐고 물어보라. 그러면 바람이,

결이, 별이, 새가, 시계가 대답해 줄 것이다. “끊임없이 취할 시간이다. 시간에 학대받는 노예가 되지 않으려거든 계속 취하라. 술에서

든, 시에서든, 혹은 덕에서든 아무 것이든, 마음대로 취하라” 

 

 

"지금은 바다에 취하고, 자연에 취하고, 바람에 취할 시간입니다. 취하지 않고 바라 볼 세상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부활절 아침에 '취하라'고 읽어 주신 보들레르의 시와 함께 하루종일 취한 날이었다. 그런데 부활절날 종일 취해 있어도 되는건가?ㅎㅎ

 

 

 

발산1리라고 적혀있는 해안가를 따라 걷다보니 흥환1리 마을회관앞을 지나게 된다. 부지런한 발걸음으로 추위는 어느 정도 가라 앉았다.

마을에서는 바람도 잦아 들었다. 조용한 여느 어촌마을처럼 이곳을 지나는 내내 한사람도 만날 수 없었다. 다들 무엇을 하는지 조용한 마을....

 

 

 

 

바닷가 도로는 드라이브 하기엔 경치좋은 도로이지만 구불구불한 도로는 걷기엔 영 재미가 꽝인 929지방도를 걸어서 임곡에 다다르니 멀리 툭 튀어

나온 아스라히 지나 온 호미곶이 보인다. 호미곶에서 일출을 볼 수 있다면 이곳에서는 일몰을 볼 수가 있다고 한다. 이곳은 서쪽을 향해 있는 곳이

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거대한 굴뚝을 물들이며 지는 노을은 서해의 노을과는 또 다른 감상을 느끼게 해 준다고 한다.하지만 동해안에서 일몰을 볼

기회는 일정상 어려운 일이고 그저 마음속에 그림으로만 남겨 둔다.

 

 

 

 

임곡 전망좋은레스토랑에서 후미를 기다려 버스로 포항죽도시장으로 이동을 했다. 포항 죽도시장은 150여개의 점포와 노점 900여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횟집 200여개가 밀집되어 있어 사계절 동해안의 싱싱한 회를 먹을 수 있는 수산물시장이다. "가까운 사람에게 맛있는 음식을 사주거나 도

움을 주면 영혼이 맑아진다"는 신쌤의 말씀대로 영혼이 맑아지는 방법을 찾아 죽도시장으로 우르르~~ㅎㅎ

더러는 고래고기를 먹은이도 있다지만 나와 현선씨는 시간상 제대로 돌아 보지 못하고 말았지만 급하게 먹은 멍게의 향기가 입안 가득 아직도 남

있는듯 하다.^^*

 

 

 

 

다시 죽도시장을 뒤로 하고 버스로 부릉부릉~~~~

포항시 신광면 상읍리 일원에 위치한 비학산 법광사지에 들렀다. 신라 진평왕때 원효대사가 왕명에 의해 처음 건립하였다고 하며 그 후 흥덕왕

3년(828)에 향조와 언적이 재산을 희사하여 석가모니불 사리탑을 세우고 사리2과를 봉안하였다고 한다.  조선 영조 22년(1746)에 5층 석탑을 고치

는 과정에서 22과의 석가모니 진신사리가 발견되어 동함을 만들어 탑 2층에 봉안하였다. 고종 24년(1887)에 3층만 남아 있던 석탑을 고치는 과정에

서 1750년 건립한 <사리탑중수기>가 발견되었다. 1968년 탑속에서 탑지석 2개가 발견되어 법광사의 내력을 밝혀주고 있다. 탑지석은 현재 동국대

학교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배꽃>

 

<고들빼기 꽃>

 

 

 

 

<명자나무 꽃>

 

<겹벚꽃>

 

<담쟁이>

 

탑을 왼편으로 세번 돌고 탑아래 돌맹이를 세번 왕복시키면 소원을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다고 너도나도 정성껏 바위돌을 옮기기도 했다.

 

 

 

 

 

 

점심을 비학산 칼국수를 먹었다. 경상도에서는 유명한 칼국수집이다. 체인점도 여기저기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 비학산칼국수본점에서 먹은

칼국수는 쫄깃한 맛은 없었다.점심시간 많은 사람들 국수를 마련하다보니 불었나 싶기도 하고.....칼국수라지만 손으로 밀어서 하는 칼국수가

아닌 기계로 뽑아 끓여내 주는 그런 칼국수이다.^^;;

 

 

<하얀 제비꽃>

 

 

포스코를 지나고 포항항 등을 버스로 건너 뛰어 곡강천이 동해로 흘러드는 칠포해수욕장에서 오후 일정이 시작되었다.

칠포해수욕장으로 흘러드는 곡강천이 바다와 맞닿아 멋진 풍경이다.곡강은 봉림이, 동골,너구,흥곡,곡강,봉림이불 등 자연부락을 합하여 부르는

지명이라고 한다. 칠포해수욕장 남쪽 바다와 만나는 하천이 바로 곡강천인 것이다. 강옆으로 길게 모래사장이 함께 있어 멋진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칠포해수욕장은 소나무와 강변의 조화가 아름답고 고운 모래사장은 명사십리라는 말이 어울릴 듯한 해수욕장이다. 주변에 호텔이나 방갈로 형식

의 숙소들이 있어서 여름이면 많은 이들이 해수욕을 즐기기엔 더 없이 좋을 것 같았다. 노래방,샤워장,주차장, 화장실 등 각종 편의 시설을 완공해

놓았다. 상당히 큰 규모의 해수욕장이다. 아래 시설물은 음용수로 이용하는듯한 수도인데 참 멋스럽고 재미나게 설치되어 있다.

 

 

 

칠포해수욕장에서 보이는 포스코의 거대한 크레인은 마치 기린이 바다속으로 걸어 들어 가고 있는 것 같다.

칠포해수욕장은 포항에서 북쭉으로 13km 거리에 있는 해수욕장이다.주변에서는 갯바위 낚시도 즐길 수 있다.

 

 

 

 

 

 

 

더 이상 갈 수 없는 바닷가 길에서 바위를 타고 위로 올라 그러고도 더 이상은 갈 수 없을 것 같은 돌담을 타고 기어 오르고 길이 없다고 고래고래

소리치는 마을 아낙의 외침을 뒤로하고 돌담인지 뭐인지 알 수 없는 길이 아닌 길을 헤치고 수풀을 헤집고 도로위를 올라 서기도 하지만 그 누구도 

가겠다 하는 사람도 없이 그저 묵묵히 앞만 보고 돌진하는 전투병처럼 무조건 전진이닷~~!! 남들이 볼때 참으로 이상한 사람들이라 하겠다.ㅋㅋ

겨우 올라 왔나하면 다시 바다로 내려가기 위해 또 발버둥을 친다. 그렇게 오르고 내리고 모래밭을 걸으며 계속 걷는다.

 

 

 

 

 

 

 

 

 

 

 

정말 멋진 동해안 풍경에 거칠고 힘든 길을 걷는데도 행복한 생각으로 가득찬다. 갯바위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회를 먹고 있다.

훠이훠이 걷는 우리들에게 한점 먹고 가라 손짓 하지만 자세히 보니 그들이 먹는 회는 도시락으로 미리 시장이나 그런데서 사온 것이다.

낚시해서 먹을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못 기다린다고....참나....허긴 낚시하는 사람들중에 시장에서 생선을 사서 집으로 가져가 잡은척 하는 

사람도 있다하니뭐...ㅋ

 

 

 

 

 

 

 

 

오늘은 월포 못미쳐 오도리에서 세번째 여정을 마쳤다. 부활절인 오늘아침부터 취하라고 외치는 신쌤이 아니어도 우리는 하루종일

바다에 취하고 바람에 취하고 사람에 취했다.뒤풀이로 나눠준  부활절달걀을 준비한 총무님들께 참 신선한 박수를 보낸다. 그래서

기행을 마치고 돌아 온 다음날 새벽에 다시 다음 여정을 신청하는 힘이 솟나보다. 우리모두 취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렇듯 열광할

수 있겠나 말이다. 취하라~~미쳐라~~우리땅 걷기 도반들이여~~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