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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걷어 올린 미역향기로 싱싱한 동해해파랑길 세번째 여정 본문
갓 걷어 올린 미역향기로 싱싱한 동해해파랑길 세번째 여정(오전)
포항시 장기면 모포리-구평-구룡포항-호미곶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이어질 이번 세 번째 여정은 포항시 장기면 모포리에서 포항시 흥해읍 죽천리까지 약 50여km를 이틀에 걸쳐 걸으며
진행될 것이다. 한반도에서 가장 튀어나온 호미곶을 지나 최백호의 영일만 친구를 부르며 영일만을 돌아 포스코와 송정해수용장을 지나 걷게 될
이번 여정은 동해 바닷가의 진수를 볼 수 있는 구간입니다.
지난달 3월....
모포리에서 우리는 두번째 여정을 접고 서울로 향했었다. 그리고 한달후 4월23일 그날 그 모포리에서 다시 동해해파랑길을 시작한다.
여전히 파도는 변함없고 유난히 갯내음이 진한 바닷바람에 모두들 전신을 내맡긴다. 바다를 향해 두팔 벌려 크게 반가움의 포옹의식을 행한다.
나만의 반가움을 표하는 방법인 것이다. 바다는 반가움을 철썩이는 파도로 화답을 한다. 반짝이는 햇살은 오늘 날씨가 좋다고 미리 속삭이는듯
하고 속살까지 다 내보이는 바닷물은 마냥 기뻐 찰싹거린다.
이른아침 이슬이 맺힌 풀잎을 사각거리며 밟고 지난다. 찰싹이는 파도소리에 하나둘 하나둘... 발걸음을 맞춰 걸음을 옮긴다.
이제 시작인 것이다. 2월 부산에서 시작된 동해해파랑길은 벌써 세번째로 접어 들었고 부산, 울산,경주를 지났고 이제 구룡포를 거쳐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뜬다는 포항 호미곶까지 걸어 갈 것이다. 첫째날 오늘의 일정이다.
미역 말리는 작업을 하고 있는 부지런한 아낙의 손에서 미역은 곱게 빗겨 길게 드러 누웠다.그 싱싱한 탱글탱글함이란!!
인심좋은 아낙의 손에서 미역귀를 하나 얻어 들고 아작 소리나게 베어 문다. 입안 가득 미역향기가 퍼져 나간다.쩝....^^*
함께 걸을 수 있는 길동무들이 있다는게 얼마나 큰 축복인가?
목표 또한 한 길이니 뒤를 따라도 그만 앞장을 서도 그만인....
앞서거니 뒷서거니 도반들이 있어 길고 긴 여정이 외롭지 않은 길인것이다. 햇살만큼이나 화사한 도반들~~~^^*
그야말로 속은 없고 겉만 남은 속알맹이 없는 알몸인채 오징어가 일광욕을 하고 있다.
곳곳에 '피대기'팝니다~~'피대기'주문 환영~~
"피대기"가 뭔가요? 궁금한 서울내기들.....ㅋ
피대기란 반건조된 오징어를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이다.반건조 오징어를 오징어피대기라고 한다......
오징어 일광욕하는 모습도 구경하고 어촌마을 수상한(?) 사람들에 지레놀라 왈왈 짖어 대는 소리에도 아량곳 없이 걷다보니 구룡포조선소이다.
웬 조선소가 이렇다냐? 카센타에서 자동차를 수리하듯이 배를 수리하는 곳인가 보다. 조선소라는 간판이 배수선소라는 곳임을 분위기로 짐작하고...
그나저나 지금까지 수없이 많이 지나친 배들중 가장 큰 배를 만났고 길도 아닌것 같은 조선소 작업장을 그냥 내쳐 우루루 지나가니 그곳에서
일하는 분들이 뭐라 말도 못하고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다.그들에게도 참 희안한 구경꺼리가 아니었을까 싶다. 등짝에다 뭐라고 휘갈긴
표딱지를 하나씩 메달고 의기양양 거리낌 없이 지나는 긴 행렬에 거참 희안한 사람들도 다 있네...하면서....ㅋㅋ
구룡포항에 도착을 한다. 홍콩의 구룡포가 아닌 경북 포항의 구룡포에도 용이 등장을 한다. 아홉마리의 항구 구룡포.....
전설에 따르면 신라 진흥왕 시절 장기현령이 늦봄에 각 마을을 순시하다가 지금의 용주리를 지날때 갑자기 폭풍우가 휘몰아치면서 바다에서
용 10마리가 승천했다고 한다. 그 중 한마리가 떨어져 죽자 바닷물이 붉게 물들면서 폭풍우가 그친 일이 있는데 아홉마리의 용이 승천한 포구라
하여 '구룡포'라 했다는 것이다. 또다른 이야기로는 구룡포라는 포구의 이름은 음력 9월9일 용이 꼬리를 쳐서 산이 날아와 붙은 곳이란 뜻이라고.
구룡포어판장에서 초석님이 대게를 먹어 보자고 하여 급기야 십시일반으로 일만원씩을 걷어 저녁에 푸짐한 저녁상을 받았다.
대게와 문어,소라를 실컷 먹었으니 말이다.하지만 대게는 속이 비어 별로 먹을게 없어서 실망했다는...^^;;
이른 아침에 만난 국화빵....붕어빵 내기를 했지만 국화빵을 만났다.
신쌤이 제안한 오전 10시까지 만나면 쌤이 사고....12시까지는 내가....이후에는 청솔객님....이런식으로 내기를 거셨는데 아무래도 이른 아침
한적한 어촌마을에 무슨 붕어빵이 있겠냐고 했지만 구룡포라는 큰어항에 도착하니 부지런한 국화빵장수 부부를 만났다. 내가 시간을 확인할
때는 9시59분이었는데 신쌤이 확인할 때는 10시 1분이라고....ㅋ
빡빡 우겨서 신쌤이 일만원을 내셨고 몇십분을 기다려 한개씩이나마 먹을 수 있었다. 기다림도 행복하였던 국화빵을 기다리는 행렬.....^^*
종일 국화빵값 일만원을 강탈 당하신듯 억울해 하셨는데.......쌤요...참말로 오전10시전에 만났거든요~~힝....
지금의 구룡포는 일본인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그 주인공이 도가와 야사브로이다. 한일합방이후 이 곳 구룡포에 정착한 도가와는
구룡포항을 축조한 장본인이다. 구룡포 앞바다에 각종 해산물이 엄청나게 많지만 배가 정착할 항만시설이 없자 총독부를 설득하여 항만
축조를 하였다고 한다.
구룡포 일본인가옥거리에 들어 섰다. 구룡포에는 100여년전 일본인들이 살았던 일본가옥이 많이 남아있다. 구룡포6리인 용주리로 구룡포수협을
지나 안쪽 동네로 접어 들면 있다. 일제시대 일본인 집단 거류지였던 구룡포 읍내 장안동 골목은 마치 영화세트장 같은 냄새가 물씬난다. 하지만
일본인 가옥거리에는 현대식 건물들이 들어서 있어서 옛 모습을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대부분인지라 홍보에 주력하고는 있다고 하지만
관광객을 위한 안내 간판도 볼 수 없고 앞으로 체계적인 주변 조성을 하여야 할 것 같았다. 몇몇 낡은 집을 고친 흔적들이 있긴해도 당시 일본인
들이 대거 거주했던 흔적은 사진속에 그대로 남아 이발소, 요리집, 목욕탕,치과의원,여관 등 아직도 일본풍이 묻어나는 일본인가옥거리는 호미
곶과 더불어 포항의 필수 여행코스로 조성할 계획이라하니 기대를 해도 좋겠다.
적산가옥이 즐비한 골목 뒤로는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뒷산에 일본인들이 손수 만든 공원이 있다. 바로 용왕당공원이다.
당시 구룡포를 개척한 일본인을 기리기 위한 개척비, 그리고 해방 후에 호국영령들을 모신 충혼각이 모두 이 공원안에 있다.
일본인을 위한 개척비와 호국영령들을 모신 충혼각이 함께 있는 공원은 아이러니하기도 한다.
구룡포 일본인가옥거리 홍보전시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그나마 온전하게 보이는 건물...
하지만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우리들의 웃음소리만 4월의 햇살아래 일본인가옥거리의 우울한 정적을 깨고 있다.
해안가를 걷다보니 파도에 밀려 오는 미역이나 우뭇가사리를 건져 올리는 사람들이 자주 눈에 뜨인다. 미역을 건져 올리는건 알겠는데
우뭇가사리는 처음들어 보는지라 이것저것 궁금한 것이 많아 사용처를 물어 본다. 한천이라고도 하는 우뭇가사리는 민물에 깨끗이 씻어
햇볕에 말린 것을 고아서 찌꺼기를 걸려내고 식히면 우무가 된다, 이 우무는 예로부터 채쳐서 콩국에 띄워 먹는다거나, 그냥 채쳐서 양념
간장을 올려 먹기도 하고 젤리,양갱 등을 만들기도 한다는데 우뭇가사리는 다량의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어 다이어트 식품으로 으뜸이라
한다. 칼로리가 거의 없다네요~~^^*
동해 남부연안에서 채취하는 것이 품질도 좋고 많이 생산된다 한다. 4월 이때쯤 동해안 바닷가에서 건져 올린 우뭇가사리는 어민들의 수입원
중의 하나이기도 하는 모양이다. 우뭇가사리의 효능으로는 첫째 소화에 좋고 둘째 혈관계 질환에 좋고, 세째 변비에 좋고, 네째 다양한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그동안 칼로리가 거의 없는 탓에 영양가 없는 해조류 취급을 받아왔다고 하는데 앞으로는 관심을 가져 봐야겠다~~^^*
예전에 누군가가 우무로 인절미처럼 만들어서 다이어트 식품으로 먹는다는걸 들은적이 있는데 우뭇가사리 정말 관심받을만 하네욤~~ㅋ
걷다가 아무곳이라도 앉아서 쉬면 천상의 쉼터이지요~~~
구룡포해수욕장에서 고운 모래를 방석삼아 잠시 쉬었다 갑니다~~^^*
이프로님~~산티산티님~~혜리님~~~나의 행복한 길동무들~~~^^*
네팔에서 거의 초죽음이 되었던 현주가 다시 싱싱하게 회복된 모습으로 걷는걸 보니 기분이 좋다.
우리들에게 언제 국수를 먹어줄지는 모르겠지만 건강하게 걷는걸 보니 아주 좋아~~그래 국수도 조만간 먹여줄꺼지?
구룡포해수욕장끄트머리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유종욱기사님의 특제품 "국화차"가 제공되고 있어욤~~
노란 국화향의 따스한 온기가 온 몸에 퍼지는 즐거움을 만끽하며 쉬었다 가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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