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갯내음 짭쪼름한 미역 말리는 해안가를 걸어 감포항으로~~ 본문
동해 해파랑길 그 두번째 길위에서 ^^*
갯내음 짭쪼름한 미역 말리는 해안가를 걸어 감포항으로~~~
대본해수욕장 - 감포항-오류해수욕장(첫날 오후일정)
동해안 해안길은 눈가는 어느곳 하나 절경이 아닌 곳이 없다.풍성한 파도와 고운백사장 그런가하면 둥글둥글 몽돌해안...방풍림 송림까지....
그리고 해안경비초소들....지금은 철수하고 위장막으로 가려 놓은 군초소잔해가 여기저기 해안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동해안에 공비가 자주
출몰하였기 때문에 경계가 삼엄하였던 흔적들이다. 덕분에 군인들이 만들어 놓은 통행로는 요소요소 해안가를 따라 구불구불 잘 나있다.
장항리사지와 감은사지 등을 둘러보고 점심을 먹은지라 오후 일정이 늦게 시작되었다. 감포항을 지나 양포항까지가 오늘 일정이라고 한다.
오후 2시무렵 다시 이어지는 해안가를 따라 북으로 전진이다~~~^^*
파도는 쉼없이 밀려왔다 밀려가며 거친 바위도 부드럽게 만들고 자갈로 만들어 기어이 모래알로 만들기까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흘렀을까?
해안가마을에 나 있는 콘크리트 길을 따라 걷다보면 바닷가와 해변이 맞닿은 동네에 닿는다. 한 건물에 마을회관과 경로당이 나란히 들어 서
있는 대본1리 마을이다.
마을입구에 들어서며 향긋한 갯내음에 연신 코를 실룩거리게 된다. 여기저기 까맣게 윤기나게 말라가고 있는 미역들에서 나는 바다냄새다.
마을 아낙네들이 미역말리는 작업을 하는 모습이 심심찮게 보인다. 미역귀를 얻어 한입 배어무니 쫀득하게 씹히며 바다냄새가 입안 가득
들어 온다. 짭쪼름하니 간도 딱 맞다.꼬들꼬들 미역귀는 오랜만에 먹어 보는 음식이다. 바다에서 갓 걷어 올렸을 싱싱한 미역이 검은빛을
띠고 윤기가 자르르~~~^^*
31번 국도변에 줄지어 있는 해수욕장들....여름 성수기면 몰라도 해수욕철이 아닌 지금은 자연산횟집을 찾는 사람들말고는 한적한 바닷가이다.
파도는 쉼없이 달려들지만 그 모습이 순하다.지난달 2월에 보았던 파도는 거칠기 그지 없었지만 오늘 우리를 반기는 파도는 제법 하얀 포말을
물고 달려 들지만 순하다. 하지만 "순한양 같다"라는 표현은 아니다.
망망대해 바다만 보고 걷는것도, 듣기 좋은 파도 소리도 왼종일 듣다보면 만성이 되고....모래만 있어도 자갈만 있어도 심심할뻔 한 바닷가는
우거진 소나무가 있고, 때로는 날카로운 바위도 있고, 고샅길로 연결된 작은 마을이 있고 때로는 국도를 걸어야 하는 상황에 따라 변화무쌍한
길이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라면중에 "바다가 육지라면"을 먹어 본 사람~~~
없으면 말을 말어~~~ㅎㅎ
나정해수욕장을 지나며 조미미씨의 "바다가 육지라면..." 노랫말비 앞에서 육지라면~육지라면~~을 읋조리며 뜬금없이 바다가 가로막혀
못가는 서울 대신 라면이 그리워지기도...^^*
감포항이 가까워지며 전촌해수욕장이 나온다. 전촌해수욕장은 청정바다와 해양레져, 인근 감포항과 많은 활어횟집들, 넓은 백사장, 인근의
갖은 편의 시설이 있고 동해의 바닷물을 이용한 온천을 즐길 수 있는 해수탕이 있다.
멀리 감포가 보이는 언덕에서 거리를 가늠해 본다. 3-40분이면 감포항에 닿을 수 있겠다.
모래를 걸을 땐 힘이 들어도 딱딱한 포장된 도로만 걷는게 아니어서인지 그다지 다리가 아프다거나 힘이 들진 않는다.모래와 자갈과 흙길과
포장된 도로를 적당히 섞어 가며 걷기 때문이리라....그리 생각을 하며...
우와~~~~진기한 볼거리 한가득~~~나는 이런걸 무진장 좋아라 하는데~~ㅎㅎ^^***
바닷물로 여과된것 같은 바람....햇살.... 파도소리를 들으며 꾸덕꾸덕 말라가고 있는 각종 생선들.....
종류도 다양한 수많은 생선들을 깨끗히 다듬어 건조 시키고 있는 건조장을 지나며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꼼꼼한 손길로 생선을 다듬었을
손길이 그대로 묻어 난다. 우리집 딸내미가 좋아라 하는 참가자미~~~얇게 밀가루 옷을 입혀 살짝 튀겨 주면 정말 잘먹어서 예전에 참 자주 해
먹이곤 했었는데.....탐나는 도다~~~쩝~
이야~~~정말정말~~~ 말리는 종류도 다양하고 많기도 하다~~~
갈치,참가자미,민어조기,명태,오징어 등등등~~~
햇볕에 말라가고 있는 수많은 생선들을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감포항에 도착을 했다. "바다속 여행"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횟집은 예전에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몇번 들렀던 횟집이다. 횟집안에 들어가면 벽면을 유리로 만들어 마치 거대한 수족관에서 물고기들이 이리저리 헤엄
치는 모습을 보며 회를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도 그런 독특한 횟집 형태일까?
어느집 담벼락에 손글씨로 쓰여진 詩....
새벽 - 홍 윤숙
간밤
희망처럼 퍼마신 한 사발의 독주로
쓰린 공복에
이 새벽 한줌 냉수에 풀어 마시고
하늘의 아버지 아름다히 지키시는
사랑과 평화의 일터로 다시 나갈 것임
걱정 할 것 없음
목숨에는 사방에 비상계단 있어
언제 어디서고 살아 남는 일
남아 다시 독주로 빈 속을 채우고
그대 던지는 돌팔매
몇 개쯤 삼켜 두겠음
우리들의 속은 아직 튼튼하여
탄환 몇개쯤 삭힐 수 있으니
"목숨에는 사방에 비상계단이 있어 언제 어디서고 살아 남는다"는 싯구절을 읽으며 도착한 감포항...
오후 4시20분 감포항에 다달았다. 포구로 이어지는 방파제에서 휴식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울산 "태화루" 막걸리에 노가리 안주~~~짱!!
그리고 이집 또한 대박~~^^*
바닷바람에 말라가고 있는 생선들에 꿀꺽 군침을 흘리던 우리들은 이집에서 이것저것 말린 생선들을 사느라 북새통을 이뤘다.
너도나도 한소쿠리에 만원~거기다 덤까지 넉넉하게 얹어 주니 참가자미,노가리,명태,대구 등등 각자의 취향따라 한보따리씩~~~^^;;
바다바람에 말라 가고 있는 것은 생선만이 아니다.미역 또한 길게 늘어 놓아 바람에 말리는 모습에 누구는 미역이 커텐같다라고 하고...
어떤이는 여인네의 긴머리 같다라고도 하고......아무튼 미역이 말라가는 짭쪼름한 냄새는 아주아주 매혹적이었다는....
한솥 가득 끓여내어 주는 미역국이 무진장 먹고 싶었다 진짜.....ㅋ
감포항을 지나며 선창마을과 송대마을을 지나며 오류2리인 척사마을이 나타난다.
아직은 제철이 아닌 해안가마을은 어디없이 조용하다. 파도소리와 갈매기소리만이 한적한 어촌마을을 심심하지 않게 해주는듯 하다.
가끔은 사람없는 마을길에 나타난 우리들을 보고 지레 놀라 정신없이 짖어대는 개가 있어 정적은 여지없이 깨어지곤 한다. 방파제엔 쇠봉을
박아 줄을 이어 오징어를 말릴 수 있게 시설을 해두었지만 지금은 철이 아닌지 빈줄에 오징어를 고정시키는 역활을 하는듯한 빨래집게만 바
람에 흔들린다.
오류해수욕장엔 놀러 나온 젊은이들이 파도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그래 젊은건 좋은 것이여~~ㅋㅋ
오후 5시40분 양포항 못미쳐 오류에서 첫날을 마감했다. 양포항까지 한시간여를 더 걸을 예정이었으나
선두와 후미의 격차가 너무 많이 나서 더 이상의 진행은 무리인지라.....
우리들의 숙소인 경주시 양남면 "돈자리생활문화연수원"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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