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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이원규 詩, 안치환 노래 본문

산행일기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이원규 詩, 안치환 노래

다보등 2011. 12. 19. 11:00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이원규 詩, 안치환 노래

 

 

 

 

 

 

 

어느날 문득 베낭메고 나선 산행...

2박3일...그리고 그것이 고행의 길이고 환희의 길임을 깨닫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발걸음이 길어 질수록 산속으로 깊숙이 들어 갈수록 베낭의 무게는 나를 짓누르고 베낭이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만큼 주변의 풍경 또한 절경이다. 종일 내리던 비가 그치며 보여주는 운무는 지리산의 구름 바다에 아무런 욕심도 번뇌도 없이 풍덩 빠지게 하는 마력이 있었다. 이원규 시인의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의 시 구절에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 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한 이유를 알것 같았다. 노고단에서 해가 지는 풍경에 넋을 놓게 하더니만 이튼날 내리는 비는 긴 산행의 초보자에게는  외로운 사투와 같았다. 그 고단한 산행의 끝에 비가 그치며 보여 주는 구름바다는 그것에 대한 값비싼 댓가였다. 아무런 욕심도 뭣도 없이 구름속으로 풍덩 몸을 내맡기고픈 엉뚱한 생각까지 들게 하는 마법과 같은 구름바다를 지리산 종주 내내 절경의 단풍과 함께 눈이 시리도록 볼 수 있는 행운을 거머쥘 수 있었다. 그러면서 지리산에 오르는 이유를 단박에 알 수 있었다. 2박3일간의 지리산 종주를 마치고 산을 떠나오며 다음을 기약하였다. " 행여 견딜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제발 오지 마시라." 고 이원규 시인이 당부하였지만 나는 다시 지리산으로 갈 것이다. 나는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언제나 첫 마음이니 또 갈것이다. 다음엔 좀 더 성숙한 마음과 체력을 가지고 지금보다는 더 지리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와야겠다 라고....^^*

 

 

 

 

 

 "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 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시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 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 노을을 품으려면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유장한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 몸이 달아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불일폭포의 물 방망이를 맞으려면

벌 받은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 눈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세석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 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온 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시라

 

최후의 처녀림 칠선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만 오시라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만 오시라

 

 

 

〈촛대봉에서 천왕봉으로 가면서 본 일출..하지만 구름층이 두터워 제대로 보이진 않았다〉

 

 

 

 

 

진실로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모래알처럼 겸허하게 오시라

 

연화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임아

반성하러 오시라

반성하러 오시라

 

 

 

 

 

〈2박3일 고락을 함께 한 친구들...〉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언제나 첫마음이니

 

행여 견딜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행여 견딜만하다면 제발 오지마시라. "

 

 

 

 

 

 

 

 

 

〈지리산종주 첫날 노고단대피소에서 본 일몰〉

 

 

 

 현재 월요일까지는 제주도에 있으므로 미리 예약하여 올린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