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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년 1월 첫 산행 도봉산의 끝자락 '사패산' 본문

산행일기

임진년 1월 첫 산행 도봉산의 끝자락 '사패산'

다보등 2012. 1. 17. 14:43

2012년 임진년 1월 첫 산행 도봉산의 끝자락 '사패산'

 

 

 

 

 

<동아에코빌산악회>

흑룡의 해라는 임진년 새해 첫 산행지로 사패산을 다녀왔다. 15명의 적지 않은 회원들이 참석을 하였고 날씨는 겨울답지 않게 산행하기에 아주 좋은 날이었다. 여느 산악회와는 다른 우리아파트주민들과 함께 하는 산행이라 가족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만나는 얼굴마다 반갑고 표정 또한 밝다. 나는 스페인을 다녀 온지 이틀...시차극복을 위하여 컨디션이 좋지 않았으나 집에 있으면 더욱 힘들것 같아 마침 산행지도 그리 힘들지 않은 코스인지라 가벼운 마음으로 나섰다. 그리고 참 탁월한 선택을 하였다. 종일 산을 오르내렸으니 밤에 잘 잘 수 있었다. 컨디션도 아주 조오~~타 ^^*

 

 

오늘 함께 한 15명의 아파트회원들~~

(이번엔 컨디션도 안 좋고 하여 카메라를 가지고 가지 않았으나 다른 회원이 자신의 카메라를 나에게 냅다 맡기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종일 디카들고 ㅎㅎ...)

 

 

오전 10시 8분 회룡역에서 내려 회룡사방향으로 길을 잡고 산행을 시작했다.순조로운 산행길....모두들 기분들이 UP되었다.

날씨도 참 푸근하다. 바람 한점없는 오늘은 은근 추위를 덜어주는 날씨라 좋다. 하지만 계곡의 물은 꽁꽁 얼어붙어 으스스 보기만 해도 몸이 움추러든다. 하지만 멋지다.졸졸 흐르는 겨울 계곡물보다는 꽁꽁 언 계곡이 겨울답다.

 

 

 

 

 

 

 

 

잠깐의 오르막길 끝에서 회룡사가 나타났다. 나만 부지런히 회룡사 절마당에 들러 사진만 한두장 찍고 다시 합류를 한다.  "회룡"은 용이 돌아왔다는 범상치 않은 의미인데 여기에는 조선 태조 이성계와 '왕사'였던 무학대사의 전설이 전해진다. 태조가 두차례에 걸친 왕자의 난에 울분해 왕위를 정종에게 물려주고 함흥으로 간 소위 '함흥차사'로 잘 알려진 회피생활을 하다가 한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곳에 있던 무학을 방문했다한다. 무학 역시 한양에 도읍을 정하면서 '주산론'으로 의견이 갈린 정도전의 미움을 사 이곳 토굴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태조는 여기서 며칠을 머물렀고, 이에 절을 짓고는 임금이 환궁하였다는 뜻으로 그 이름을 회룔이라 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1881년(고종 18)에 승려 우송이 쓴 '회룡사중창기'에 전하고 있고...또 함흥으로 내려가 있던 태조가 1403년(태종 3)에 환궁한 뒤 이곳에 있던 무학을 찾았으므로 무학이 태조의 환궁을 기뻐해 회룡사라 이름 지었다는 설도 있다~~^^*

 

 

 

 

 

 

능선에 올라서니 멋진 바위로 이루어진 봉우리도 보이고 뿌옇긴 하지만 의정부시도 한눈에 보인다. 이 시점에서 회원들 사진을 남긴다.같은듯 다른 얼굴들...모두가 산에 오면 밝고 맑은 표정들이 모두 똑 같아 보인다. 마음이 선해지는 모양이다.

 

 

 

 

 

 

 

 

아파트산악회다보니 부부가 함께 하는 팀이 여럿이다. 그러나 이번엔 두부부가 참석을 하였다. 왼편의 부부는 항상 함께 하는 잉코부부이고...오른편의 부부는 아내가 이번에 처음으로 함께 했다. 조짐이 좋다. 산행때마다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멀리 보이는 암봉이 사패산 정상이다.사패산(552m)는 서울의 또 하나의 진산인 도봉산의 끝자락이면서 시작점이다. 사패산은 백두대간의 추가령에서 갈라져 남쪽으로 한강과 임진강에 이르는 한북정맥이 운악산에 이르러 끊어질듯 잠겼다가 의정부에서 다시 불끈 솟아오른 첫번째 봉우리로, 포대.사패능선이 탯줄처럼 도봉산과 이어 놓았다. 하지만 예전엔 그 전체를 도봉산으로 불렀을뿐 언제부터 따로 떼어내 '사패산'이란 이름으로 불렀는지는 확실치 않다한다. 1980년대 중반 이전만해도 적어도 신문에서 이같은 이름이 나오지 않고 독립적인 산으로 대접받지 못했던 것은 분명하다. 그 주변에서 부르던 원래 이름은 갓바위산, 삿갓산 등이었는데 정상 부근에 삿갓모양의 거대한 '갓바위'가 있어 생긴 이름이다.

 

 

 

사패산정상은 거대한 암반이다. 황금빛 석양이 암반에 비치는 풍광이 너무 아름다워 예로부터 '금부용'이라는 별칭도 가졌다. 이백의 '망오로봉'이란 詩중에서 중국 여산이 오노봉을 노래하며 '청천삭출금부용, 푸른 하늘에 금색연꽃이 불쑥 솟았구나' 이라고 읊은 구절에서 따온 것이라고.

 

 

사패산정상에 오르니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바글바글하다. 존재감이 없던 사패산을 널리 알린 것은 1990년대 후반 북한산국립공원을 관통하는 외곽순환도로를 내기위해 사패산 구간에 편도 4차로 규모의 국내 최장 터널을 뚫으려고 할 때란다. 개발이냐 생태계 보존이냐를 놓고 이때처럼 논란이 심했던 공사도 없었다. 불교계와 환경단체의 반발로 2년여 동안 공사가 중단됐다가 결국 완공됐었다. 당시에 대중적으로 사패산이란 이름이 정착되지 않았나 싶다고. 그 즈음에 산꾼들에게도 사패산이 주목받기 시작했던 것 같다. 소위 '불·수·사·도·북'(불암산-수락산-사패산-도봉산-북한산) 5산 종주가 인기를 끌면서 사패산이 더욱 친근해진 것이다. 처음엔 '불·수·도·북'이라고 불렀다가 어느 순간 막내인 '사'를 슬며시 끼워넣었다고 한다.

 

 

 

 

사패산은 도봉산 연봉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사패산정상에 오르면 널직한 바위 방석을 타고 공중에 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도봉 쪽을 보면 포대능선과 정상인,도봉주능선, 보문능선, 오봉이 좌우로 힘차게 뻗어있고 오봉 오른편 뒤쪽으로 삼각산의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와 거기서 흘러내린 상장능선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마치 사패산 정상은 느긋하게 도봉의 연봉을 바라보는 자세로 앉아 있다. 고개를 돌리면 중량천 너머 수락산에서 불암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눈에 들어오고 서쪽으로는 차량들이 사패산터널을 빠르게 들락거리는 서울외곽순환도로 건너에 일영봉,형제봉,계명산,앵무봉, 북동 쪽으로는 불곡산, 천보산, 죽엽산, 용암산 등 의정부를 둘러싼 봉우리까지 바라 보인다.

 

 

 

 

 

이상하게도 이날 사패산정상엔 단 3명만 올랐다. 나머지는 갈림길에서 자운봉방향으로 가버리고 우리만 사패산으로 향하여 정상을 올랐다. 우리가 안보이니 찾는 전화가 오고 갔지만 정상을 코앞에 두고 발걸음을 돌릴 수는 없었다. 사패산으로 향하지 않은 이유를 나중에 들어보니 망월사방향으로 하산하는 것만 생각하느라 사패산으로 가야 한다는걸 잊었다나 어쨌다나....ㅎㅎ 하여튼 15명의 회원들이 암 생각도 없이 그저 앞서가는 사람뒤만 따랐다니 초보산악회 표가 팍팍난다고 웃을 수 밖에~~ㅋㅋ

 

 

 

 

 

 

 

 

정상에 올랐다 다시 자운봉방향으로 길을 잡아 뒤따르다보니 발걸음이 빨라졌다. 기인 계단이 얼찌나 힘들던지...한참만에 회원들과 상봉을 하니 이건 뭐 이산가족이 다시 만난듯 반가움에 떠들썩하였다.잠시나마 떨어져 있었는데 정말 헛헛한 마음이었다.ㅎㅎ

 

 

 

 

 

 

 

 

 

 

 

 

 

 

점심을 먹고 망월사방향으로 하산을 하기 시작했다. 회룡사에서 출발하여 망월사로 하산을 하니 절에서 출발하여 절로 하산을 하는 모양새가 되었다.ㅎㅎ 망월사는 신라선덕여왕 8년(639년) 해호선사에 의하여 창건되었다한다. 망월사라는 이름은 해호선사께서 이곳 도봉산에서 당시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를 바라보면서 삼국통일과 왕실의 융성을 기원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이곳에는 예로부터 운수 납자의 대선사들이 많이 거쳐갔는데 고려시대의 혜거, 영소대사와 조선시대의 천봉, 영월, 도암 등 많은 명승들이 지냈고 근대의 도인이라 불리우는 만공, 한암, 성월 등 선지식들이 지내던 곳이다. 망월사 큰 법당에서 남서쪽으로 언덕을 들어가면 혜거국사부도(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22호)가 있다. 지금도 많은 수도승들이 참선하고 있다.

 

 

 

 

 

하산길에 산새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사람을 만났다. 이분은 손바닥에 먹이를 놓고 산새를 부르는데 조막만한 새가 가까이 날아와서 우리를 경계하고 있었다. 끝까지 기다렸다 손바닥에 앉는걸 보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하고 그냥 내려왔다. 곤줄박이라는 새는 사람과 친하다고 한다. 쪼끄만한 새가 붙임성이 있는지 곧잘 사람이 주는 먹이를 먹곤한다고 한다. 나뭇가지에 앉아 손바닥에 놓여있는 먹이를 보고 있던 쪼그마한 새가 곤줄박이였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