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왠지 차 한잔은 해야할 것 같았던 곳 '피에르 로티' 본문
왠지 차 한잔은 해야할 것 같았던 곳 '피에르 로티'
아름다운 골든 혼의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차 한잔을 즐길 수 있는 곳.
어느덧 보름동안의 터키여행이 끝나는 날, 이른 아침에 피에르 로티에 올랐다. '피에르 로티'는 1800년대 후반에 활동했던 프랑스 작가의 이름이란다.그가 터키여행중 유부녀였던 터키여인을 사랑하게 되고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다시 오마하고 이별을 하였지만 7년이 지난후 터키를 찾았고 다시 그녀를 찾았을때 그녀는 그와 헤어진후 일년쯤 뒤에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는 슬퍼하며 터키에서 떠나지 않았고 죽을 때까지 터키인으로 살았다 한다. 피에르 로티는 특히 이 언덕을 자주 찾았고 이곳에서 차를 마시며 글도 쓰며 여생을 보냈다고 한다. 그 이유로 이 언덕을 '피에르 로티'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한다. '내가 하면 로멘스고, 남이 하면 불륜' 이라는데 그의 사랑은 후세에 관광객을 끌어 들이는 역할을 하였으니 일편단심 그의 사랑은 모두의 로망인가?
사실 이 언덕은 공동묘지이다. 비탈진 언덕엔 수많은 묘비들이 즐비하였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묘지가 음산하고 무서운 곳이 아닌 우리나라와는 관점이 많이 다른 이스탄불의 재미있는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이른아침이었지만 많은 관광객들이 벌써부터 피에르로티를 찾아 주변은 술렁이고 있었다. 20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지고 있는 피에르 로티언덕에 있는 찻집에서 골든 혼을 바라보며 진정한 여행자 같은 폼을 잡고 싶었다. 피에르 로티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이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터키커피를 마시고 언덕위를 한바퀴 돌아보는 짧지만 충분히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다.
이스탄불에서 가장 멋진 풍경과 함께 가장 낭만적인 곳이라 하여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이다. 특히 석양이 질때가 아름답다 하는데 우리 일정상 일찌감치 오전에 올랐으니 절반의 풍경만 감상한 셈이다. 그러나 오전인 덕분에 그나마 덜 붐비는 탓에 풍경이 좋은 자리를 잡고 앉아 터키식커피를 마셨다. 주로 차이를 마신다고 하지만 그동안 차이를 몇번 마셨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터키커피를 마시고 싶었다. 안개가 낀 흐릿한 전망이 오히려 쨍하고 밝은 것보단 어쩐지 이 언덕분위기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의 우스개소리에도 환하게 웃을 수 있을 정도로 그동안 많이 친해진 길벗들이 있어 더욱 즐거웠던 것 같다.
카흐베(kahve)라고 하는 터키식 커피는 커피를 갈아서 끓인 다음에 가루가 가라앉는 것을 기다렸다가 마시는 독특한 커피이다. 보통 설탕은 끓일때 넣기 때문에 터키식 커피를 주문하면 일반적으로 설탕의 양을 물어 본다. 터키여행을 하면서 터키 커피를 한번쯤은 먹어 보고 싶었다. 진하고 걸쭉한 느낌이 드는 커피였다. 커피가 나오면 커피찌꺼기가 가라 앉기를 기다려 웃물만 살살 마시면 된다고 한다. 저으면 절대 안됨~!!ㅋ 이것도 색다른 경험이라 좋았다. 일반적인 우리 입맛에 맞는 커피는 아메리카노인 '네스카페'를 주문하면 된다고.
긴 장거리 이동에도 지루하지 않게 우리를 즐겁게 하여 주었던 길동무. 그가 있어 더욱 즐거운 여행을 한 것 같다. 세계 곳곳을 누비며 여행을 많이 다녔다는 그는 그래서인지 두둑한 외모와 달리 여행을 즐길 줄 하는 멋쟁이다.
피에르 로티에 올라 먼저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셨다. 카페에서 보이는 골든혼의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터키에서의 여행을 잠시 돌아 보았다. 여행 초반에 장거리 이동을 하느라 지치고 피곤했던 여정이 중반으로 접어들며 어느새 시차적응을 거치며 함께 한 길벗들과도 익숙해지고 짜기만 했던 터키음식들에 길들여지며 서서히 터키의 유적들이 눈에 들어왔다. 전쟁과 지진으로 폐허가 된 유적지들은 어딜가나 흔하게 볼 수 있는 대리석 기둥들은 나뒹구는 모습조차 웅장하고 거대한 그 모습 그대로 자연과 하나가 되어 세계의 관광객들을 불러 들이고 있다.아이러니하게도 현재 터키인들이 벌어 들이는 관광수입은 그들의 조상들이 건설한 유적지가 아니나 결국은 조상을 잘 둔 탓이리라. 다른 이들은 언덕에서 내려 가는 모습이 보였지만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었고하여 구름재님과 혜리랑 셋이서 주변 언덕을 걸어 보았다.
카페내부에는 피에르 로티를 기리는 여러장의 사진들이 붙어 있어 200년전의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주로 야외에서 차를 마시니 일부러 들르지 않으면 자칫 내부에 있는 사진을 놓칠 수도 있겠다. 지금 보이는 골든 혼의 풍경은 200년전에 피에르 로티가 그녀를 그리워하며 보았던 풍경과는 아주 많이 다르리라. 카페에서 나와 뒤쪽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언덕위에 있는 펜션시설로 들어서 주변을 돌아보며 가벼운 산책을 하였다. 주로 골든혼이 보이는 곳 비탈진 언덕에 묘비들이 즐비하다. 하나같이 예쁘게 가꾸어 놓은 모습들이 무덤같지 않아서인지 별다른 선입관이 들지 않는다. 어쩌면 이곳이 여행지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세월을 멈추게 하는 것은 사진뿐이다" <꿈을 찍는 사진관>/강소천
여행의 마지막날 일정을 먼저 여행기로 올려 보았다. 어쩌면 시간을 역순으로 돌리고 싶은 엉뚱한 마음도 포함이 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시간별로 주욱 나열하지 않고 맘내키는대로 정리해 볼 참이다. 사실 시간상 가까운 곳이 기억에 많이 남아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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