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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여행

여름수련법회 둘째날 반야암 주변 암자 돌아보기

다보등 2012. 8. 6. 09:00

여름수련법회 둘째날 "반야암" 주변 암자 돌아보기

극락암 & 비로암

 

 

 

 

 

 

새벽 3시30분에 기상이다. 템플오면 새벽예불이 가장 하이라이트라고 생각을 한다. 평소에 새벽예불은 우리가 편하게 접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물이 깨어나기 시작하는 가장 고요한 이 시간에 깨어 예불 올리는 신새벽의 긴장과 엄숙함이 좋다.어제 늦게 끝난 법문으로 다들 부족한 잠을 떨치고 일어날려니 힘들어 하면서도 법당으로 모여든다. 새벽예불후 30여분의 참선시간도 좋았다. 얼핏 졸것 같은데도 졸지 않고 그 시간을 견뎠다.

 

 

 

예불후 참선시간까지 마치고 새벽 5시30분...인경스님의 법문시간이 이어졌다.인경스님은 쌍둥이 스님이다. 스님은 이번 우리 법회에 도움을 주시고자 일본에서 어제그제 들어 오셨다 한다. 다음 글은 어느 불교신문에 스님에 대한 기사를 참고하여 정리하였다. 이란성쌍둥이인 인경스님은 7살무렵 어머니가 돌아 가시자 아버지 손을 잡고 절엘 들어왔고 그 후로 아버지는 보지 못했다한다.쌍동이는 이때부터 본격적인 절집 생활을 하였으며 대학을 졸업하기전인 22살에 나란히 머리를 깍았다 한다. 학창시절 성적은 내내 상위권이었고 동국대 불교학과를 2005년 수석 졸업했고, 3년뒤 형은 같은 대학 같은 과를 수석 졸업했다한다.인경스님은 동국대 대학원에서 선학을, 신경스님은 불교학을 공부하고 있다.국내 대표적인 학승인 조계종 승가대학원장 지안스님이 두사람의 은사인 것은 어찌보면 자연그러운 귀결로 보인다.

 

 

 

인경스님의 법문은 쉽고 간략하게 귀에 쏙쏙 들어오게 법문을 하였다. 쌍둥이로 태어나 같은 날 같은 스승에게 출가하였다. 신경.인경스님이다. 스님의 법문은 '인연이 닿아서' 출가를 하였다며 어릴때 절에 처음 왔을 때의 느낌부터 시작하여 행자시절 받았던 혹독한 설움을 잔잔하게 들려 주시며 오늘에 이르렀음을 풀어 주셨다. 수행은 업력소생(業力所生, 욕망대로 사는 마음에 의해 태어남)을 원력소생(願力所生, 원을 가지고 늘 수행하는 마음에 의해 태어남)의 삶으로 바꾸는 것이다라는 말씀으로 맺었다. 쌍둥이 형과 함께 견디어내야만 했던 그 시절을 돌이켜 생각하며 아들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그의 업보가 안쓰러웠다.

 

 

 

 

 

 

 

 

 

 

아침공양을 마치고 일정대로 반야암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극락암'과 '비로암'을 둘러보기 위해 반야암을 출발하였다.멋진 소나무들이 주변에 둘러 서 있으며 그 뒤로 위엄있게 모든 것을 감싸고 있는 산은 영축산 또는 영취산이라 한다. 영축산은 부처님이 계시는 산이다. 극락암으로 오르는 솔숲길은 걷기에 딱 좋은 편안한 길이었다. 하지만 날씨가 워낙 더워서 땀을 비오듯 흘려야 했다.

 

 

 

 

소나무숲을 벗어나자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뜨거운 햇살이 내려쬐고 있는 극락암...

이른 시간이라서인지 조용하다. 스님은 되도록이면 말을 삼가라고 하시지만 우리는 수선수선 수선스럽다. 스님은 땀을 흘리시는 와중에도 열심히 설명에 여념이 없으시다. 스님네들이 입는 장삼은 덥지 않나? 여름엔 좀 더 효율적인 시원한 디자인으로 장삼을 만들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보았다.ㅎㅎ

 

 

극락영지위에 놓인 무지개다리 극락교이다. 천m가 넘는 장대한 연봉이 날개를 펼친 독수리와 닮았다는 영축산 기슭에 자리잡은 극락암은 대나무밭과 소나무숲이 영축산과 이룬 조화는 보는 이에게 감탄을 자아낸다. 극락암은 경봉스님과 인연이 깊은 절이다.극락암은 뛰어난 명당터로써 큰스님이 세명이 나온다고 하는데 경봉스님 이후 남은 두자리 때문에 하안거나 동안거 때가 되면 많은 스님들이 이곳으로 든다고 한다. 

 

 

 

 

 

 

 

 

 

인경스님께서 경봉스님이 극락암에 계실때의 일화를 들려 주셨다. 통도사의 소나무가 특히나 멋지고 유명한데는 일제시대 자칫 잘려 나갈뻔한 소나무를 경봉스님의 재치로 살아남았다고 한다.일제말 절에 있는 쇠붙이를 몽땅 가져가 탄피를 만드는데 쓰였다고 한다. 경봉스님이 동종을 땅속에 묻어 두어 다행히 동종이 그대로 남아있다고 한다. 그리고 통도사의 소나무를 베어가겠다고 일인들이 왔을때 경봉스님께서 통도사의 소나무를 베어나가면 백성들의 원성이 클터이니 산중턱의 소나무부터 베는게 좋지 않겠냐고 하여 일인들이 소나무를 베어 실어 나를 길을 만들기 시작하였다한다. 그러다 길이 완성되었을 때는 전쟁이 끝났고 덕분에 통도사의 소나무도 무사하였고 그때 길을 잘 내어 놓은 덕분에 산내암자를 다니는 길이 편하였다고 한다. 어찌 전쟁이 끝날 줄 알고 그리 하셨냐하니 일인들이 쇠붙이며 뭐며 다 끌어 모아 전쟁에 쏟아 붓는걸 보니 전쟁이 끝날때가 되었다고 미리 예견을 하셨다한다. 통도사내의 멋진 명품 소나무들은 경봉스님 덕분에 앞으로도 언제까지나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경봉스님>

 

 

 

경봉스님이 계셨던 '삼소굴'이다. 삼소굴이란 세번 웃는 집이란 뜻이란다. 굴이라하여 땅을 파서 만든 굴인가하였으나 스님네들이 지내던 암자를 낮춰 부르는 말이라 한다. 삼소굴은 예전에 일반인 출입을 금하였으나 지금은 자유로이 들어갈 수 있게 개방을 하여 놓았다고 한다.

 

 

 

 

오랫만에 만난 일행지와 함께~~^^

 

 

 

 

 

 

극락암을 뒤로하고 비로암으로 오르는 길 또한 불볕더위로 만만치 않았으나 그나마 숲길이라 다행이었다.

바람 한점 없는 뜨거운 날이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비로암의 법당안에서는 5주기 제를 지내는 유족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 다행히 이곳엔 차를 마실 수 있는 다실이 따로 있어 그곳에서 땀을 식히며 스님이 끓여 주시는 보이차를 마시고 공양주가 내어 주는 수박과 바나나를 달게 먹었다.날은 더웠으나 따끈한 차가 오히려 속을 시원하게 해 주었다.

 

 

다실에서 보이는 비로암의 한낮 풍경....

 

 

 

 

 

 

오전시간 두곳의 암자를 둘러 보고 다시 반야암으로 내려왔다. 땀을 흘리고 내려와서 시원한 계곡을 찾아 자리를 옮길 예정이었으나 일요일이고 휴가철이라서인지 통도사 깊숙한 계곡 여기저기에 너무나 많은 차들이 들어와 있는지라 어디 움직일 여지가 없었다. 하여 멀리 가지 않고 반야암 흔들다리아래 계곡물에서 참으로 신나게 물놀이를 하였다.ㅋㅋ

 

 

 

 

 

음력 6월 11일의 배가 약간 불러오기 시작한 반달이 무수한 별들과 함께 반야암위를 무심히 지나는 밤에 우리는 절집 마당에 자리를 깔고 앉아 시원한 밤바람을 즐겼다. 지난 밤에 지안스님께서는 우리에게 법문을 하시며 지극히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하여 오늘 저녁엔 예정에 없는 전날 밤에 이어 지안스님의 즉문즉답 야단법석이 마당에서 이어졌다. 솔가지위에 두둥실 뜬 달과 별을 벗삼아 법당이 아닌 반야암 마당에서 조계종 승가대학원장이셨던 지안 큰스님의 법석을 듣는 낭만적인 시간을 가졌다.

 

 

 

 

지안스님의 야단법석(野檀法蓆)은?

 

 ※ 6바라밀은 대승보살의 수행법이다. 그 중 첫번째가 보시이다. 무재칠시는 재시, 법시, 무외시를 할 수 없는 자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 돈 들지 않는 보시이다. 대승의 정신은 나만 깨쳐서 아라한이 되겠다는 것이 아니라 모든 중생이 부처가 되도록 도와 주는데 있다. 후대에는 보시와 함께 회향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회향이란 내가 노력해서 얻는 것을 남에게 방향을 돌린다는 의미이다. 요즘 사회가 너무 인색해지고 있다. 특히 지식인들이...내가 가진 것을 남과 함께 공유하려는 정신이 아쉽다.

 

 ※ 불교에는 상종, 고종, 성종이 있다. 상종은 있다라고 하는 설이다. 극락은 있다.

고종은 없다라는 이야기를 한다. 극락은 없다. 극락을 말하는 것은, 보채는 아이를 달래기 위한 방편일 뿐이다.

성종은 있는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 세가지를 잘 구분해서 듣고 이해해야 한다.

 

 ※ 자기 공부를 남이 모르게 무심하게 해라. '마음의 그림을 그리는 화가와 같다' 인생 자체가 예술이다. 나는 내 식으로 얼마든지 행복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다. 내 인생을 예술이라고 생각하라. '인생을 예술처럼' 살아야 한다.

 

 ※ 좋은 인연, 나쁜 인연을 모두 다 묵묵히 받아들여라. 나는 내게 올 인연을 기다릴 뿐이다. 여기서 인연이란 시간과 공간을 의미한다.

 

 ※ 임제록에는 마음을 지혜라고 표현했다. 본래의 내 마음안에 '지혜/깨달음'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본래의 순수한 마음으로 사는 것이 바로 수행이다.

 

 

그외에도 많은 이야기를 하셨다. 함께 하였던 법우님이 정리해 놓은 것을 다 옮겨오지 못하고 덜어서 옮겨왔다. 스님은 우리가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게 법문을 하였는데도 불구하고 공부가 부족한 나에겐 어려운 말씀이었다. 되는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다는 법문중의 말씀이 생각이 난다. 그 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야단법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