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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녹음이 무성한 조계산 태고종 선암사 본문
6월의 녹음이 무성한 조계산 태고종 선암사
순천 송광사와 선암사를 이어주는 길 '굴목재길'을 넘어 선암사에 도착을 하였다. 해발 887m 비교적 산세가 부드럽고 아늑한 조계산자락을 애둘러 4시간 남짓 넘어 오는 예전 스님네들이 넘나들었다는 굴목재길을 넘어 편백나무 숲을 지나니 선암사가 지척이다. 그 길에는 개망초꽃이 길 앙켠에 눈송이처럼 피어있고 비릿한 밤나무꽃향이 바람결에 날리는 6월의 선암사 입구다.
언제나 선암사를 찾으면 비록 죽은 모습이지만 굳건히 서있던 나무가 아예 들어 누워버렸다. 나름 선암사를 대표하는 나무라 생각하였는데 이런 모습을 보니 짠한 마음이 들었다.
"태고 종찰" 선암사는 도선국사가 창건하고 고려 선종때 대각국사 의천이 중건하였는데 임진왜란 이후 거의 폐사로 방치된것을 1660년(현종 1)에 중창하였으나 영조때의 화재로 폐사된 것을 1824년(순조 24) 해붕이 다시 중창하였다. 6.25전쟁으로 소실되어 지금은 20여동의 당우가 남아 있지만 그전에는 대가람이었다. 특히 이절은 선종, 교종 양파의 대표적 가람으로 조계산을 사이에 두고 송광사와 쌍벽을 이루었던 수련도장으로 유명하다.
마침 이날은 순국선열 위령재가 열리고 있어 승무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흔히 우리가 보았던 조계종의 스님네들과는 조금 다른 색의 옷을 입은 스님들과 보통 승무하면 연상되는 하얀고깔이 아닌 색이 들어 간 모자와 승무복이 인상 깊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곳에 매화가 필때면 진사들로 북적이건만 봄과는 달리 여름 푸르름이 절정인데 적막하기만 하다.
선암사하면 또 떠오르는 정호승시인의 '선암사'라는 시가 있다. 너무나 유명하다보니 아예 뒷간입구에도 써붙여 놓았다.
"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구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 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앞 등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
<선암사 목장승>
눈망울과 주먹코가 툭 불거진 온통 붉은색으로 위엄을 갖춘 장승 한 쌍이 방문객들의 흐트러진 발걸음을 붙잡는다. 최초 조선말 갑자년에 세웠다는 장승은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식된 장승이 서 있었으나 1987년 7월 복원되었다한다. 민간신앙의 대상이 전통 사찰인 선암사입구에 서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굴목재길 보리밥집에 붙어있던 자료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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