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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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히꼬 데에페를 떠나 오아하까로 가다
2013년 1월 2일
오아하까로 이동을 하는 날이다. 오늘 아침엔 선화씨가 있는 방으로 모여서 누룽지를 끓여서 먹었다. 영희쌤,이다쌤,혜리,효숙,선화,영숙 그리고 나 이렇게 7명이 지구반대편으로 날아 왔다. 한달동안 동고동락을 함께 할 길동무들이다. 각자의 식량보따리에서 중복되지 않게 먹거리를 챙겨서 함께 모여 먹기로 하였다. 조촐하나마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였다. 앞으로는 방별로 식사를 하지 않고 다함께 모여서 식사를 해결하기로 하였다.
12인승 봉고차를 타고 버스터미널로 갔다. 오전 10시 와하까로 가는 버스를 탔다. 6시간 걸리는 장거리이다.특이한건 버스아래 짐칸에 우리가 짐을 싣는게 아니라 매표소 근처에 있는 창구에서 비행기에서 짐을 싣듯이 도착지가 적힌 짐표를 받고 부치면 된다. 그러면 짐을 버스에 싣는건 저들이 알아서 한다. 중요한건 도착하면 짐표를 일일이 확인하고 짐을 주기 때문에 짐표를 잃어버리면 안된다. 단디 챙겨야 한다. 짐을 부치고나면 그 후론 편안하다. 버스에 탑승할때까지 큰 짐가방을 신경 안써도 되니 참 편리한 시스템이다. 버스좌석이 편안했다. 살짝 뒤로 젖히고 편안하게 앉았다. 그런데 한가지 버스를 탈때마다 추위를 견딜만한 무릎담요,두꺼운 점퍼같은 것은 기본으로 챙겨서 차를 타야한다. 어찌나 냉방이 빵빵한지 찬바람나오는 구멍을 다 막아도 추위에 떨어야 할 지경이다. 편안한 좌석에 앉아서 창밖 풍경을 바라보는 것도 잠시 내내 잠에 취해 바깥 경치는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한국과 15시간의 시차가 난다. 이곳이 하루 늦다. 현지시간에 몸이 따라 가는데는 꽤나 여러날이 걸렸다.
<짐을 부치고 있는 장면>
출발전 멕시코 시티의 버스터미널 모습
도착지 오아하까의 버스터미널 모습
이제 숙소까지는 택시를 타야했다. 일단 택시기사를 붙들고 숙소 주소를 보여주며 택시비를 흥정한다.마침 길잡이 이현씨가 여러대의 택시를 잡아주며 택시비 흥정을 한다. 처음 40페소면 될것이라는 길잡이의 생각보다는 더 많이 달라고 한다. 결국 50페소로 흥정을 하고 숙소로 향한다.
쏘깔로광장 바로 앞에 있는 숙소라 반가웠다. 그러나 것도 잠시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했으니 캐리어를 끌고 계단을 오른다는건 그리 녹녹한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중미여행 거진 대부분의 숙소들이 엘리베이터보다는 이렇게 계단을 올라야 하는 곳이 많았다.여행하면서 느낀점은 편안한 패키지여행이 아니라면 일단 캐리어보다는 배낭이 유리하다는 점~! 배정받은 도미토리는 4명이 한방을 써야 하는 곳으로 내부는 아주 좁았다.각자의 가방을 둘 곳이 마땅찮을 만큼 공간이 협소하다. 그래 하루밤 묵는 것인데 이 정도쯤이야...방의 불편함은 가벼이 넘기로 한다.샤워장마저 공동샤워장을 써야하니 더더욱 많이 불편하지만... 내일 하루를 더 와하까에서 지내긴 하지만 잠은 자지 않고 야간버스로 이곳을 떠난다. 그러니 오늘 하루 잠만 자면 되는 것이다. 하룻밤 지내는데야 뭐...ㅎ
<게스트하우스 베란다에서 보이는 풍경...>
게스트하우스 쥔장...^^
우리는 대충 짐을 방에 내려놓고 밖으로 나왔다. 와하까시내를 돌아 볼 작정이다. 그런데 페소를 환전하여 넣고 쓰던 지갑이 없어졌다. 어제 저녁 상점에서 맥주를 산후 마지막으로 생각이 안난다. 어디서 어떻게 잃어버렸는지 모르겠다.이런 낭패가...ㅜ.ㅜ
산토도밍고 교회
1575년부터 짓기 시작해 1608년 공개된 교회로 멕시코에 있는 바로크 스타일 건물의 정수로 일컬어진다. 천장부터 재단까지 온통 금으로 장식된 화려한 내부는 교회 건물에 무감해진 사람들의 눈도 번쩍 뜨이게 할 정도. 그러나 오후 늦은 시간 교회안은 너무 어두워 정작 눈이 번쩍 뜨이게 화려한 내부 금장식이 잘 보이질 않아 내심 실망하였다. 내일 유적지투어를 하고 다시 찾았으나 그래도 역시 너무 어두웠다.
와하까는 옛 식민 시절의 흔적이 남아 있고 고고학적 가치가 있다고 해서 유네스코의 보호를 받고 있다. 활기찬 소깔로, 예쁜 집과 거리들, 그리고 마야의 유적...어둠이 깔리는 와하까에서 이 모든 것들을 기대하며 천천히 이곳저곳을 기웃거려 본다. 나른함이 밀려오는 편안한 도시이다.어제 환전한 돈을 잃어 버린탓으로 다시 200불을 환전하였다. 어제 환시세랑 똑 같다. 공동경비 600페소를 총무에게 주었다. 7명의 인원이 함께 움직이다보니 공동경비를 총무가 회비를 걷어 관리하기로 하였다. 회비로 쓰다가 부족하면 다시 걷고 하는 방법으로 여행중반까지 이런 방식으로 하였다. 우리는 여러모로 편한 점이 많았는데 총무는 머리가 좀 복잡했겠지만 말이다.
산토도밍고교회를 뒤로하고 이번엔 도시 남쪽에 있는 후아레스시장을 찾아 갔다. 시장을 찾아 가는 길은 흥미로웠다. 마리아치들이 분위기를 돋우고 있는 바자회도 구경하고 알록달록 화려한 수공예품들이 넘쳐났다. 아기자기 예쁜 물건들이 많았으나 여행 초반이라 들고 다니는 일이 부담이 되어 구입을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눈요기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움을 주었다. 서서히 시장이 가까워 오며 주변에 먹거리들이 넘쳐난다. 기웃기웃 구경하는 발걸음이 자꾸 느려져 앞선 일행들을 때로는 놓치기도 하고 따라 잡느라 바쁘기까지 하였다.다채로운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와하까에는 큰 시장이 두 곳이 있다. 후아레스시장과 11월 20일 시장이 그것이다. 소깔로에서 남쪽으로 5분정도 내려가면 나타나는 후아레스 시장은 한 블록 전체가 시장 건물이다. 옷가게, 정육점, 꽃가게, 기념품 가게 등등 미로처럼 이어진 시장안은 볼거리, 먹을거리들이 산재하다. 후아레스 시장 남쪽 맞은편 블록에는 11월 20일 시장이 있는데 이곳은 식당이 밀집해 있다한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오하까식 음식들이 준비돼 있어 언제나 현지인들로 붐빈다고.
정육점에서 소시지를 맛보았다. 내일 먹기로 하고 소시지를 구입하였다. 주변에서는 직접 불을 피워 고기를 굽기도 한다는데 우리는 나중에 고기를 사서 구워 먹을 요량이었으나 적당한 장소를 찾지 못해 포기하고 말았다. 대신 길가에 즐비한 포장마치에서 현지인들이 많이 먹고 있는 또르띠아를 먹기로 하였다.
오아하까에서는 메뚜기 요리가 유명하다. 메뚜기에 갖은 양념을 해서 볶은 것을 원주민 아주머니들이 대야에 담아 놓고 팔고 있다. 마늘을 넣은 것과 고추를 넣은 것 등이 있다는데 어떤게 어떤건지는 말이 통하지 않으니 그냥 조금 사서 맛을 보기로 했다. 그런데 우리들 입맛엔 맞지 않았다. 맥주안주로 괜찮을려나 했으나 영 아니다. 어릴적 메뚜기를 먹어 본 경험들이 있는 우리들인지라 그 맛을 생각했으나 이곳의 특유한 양념맛과 짠맛 때문에 우리의 선택에서 멀어졌다. 곱게 갈아서 음식 조미료로 사용하기도 한다는데 일단 메뚜기에 양념을 한것 자체가 입맛에 맞지 않았다. 구입을 하지 않기로 한다.
천을 둘둘 말아서 공처럼 만든 것 같은 독특한 모양의 치즈가 오아하까의 치즈이다. 일단 맛을 보았다. 그런데 메뚜기와는 달리 예상외로 맛있다. 마치 오징어처럼 결결이 뜯어지는데 씹어보니 짜지 않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치즈는 각자 알아서 구입을 했다. 이후에 이 치즈는 여러곳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라면에 넣어 먹기도 하고 이런저런 음식들에 넣어 먹기도 하고, 맥주 안주로도 먹고 쓰임새가 다양했다. 오아하까에서만 볼 수 있었던 치즈인지라 다른 도시에서는 이런 치즈를 볼 수가 없어 아쉬웠던 오아하까 치즈였다. 그런데 나중에 여행말미에 깐꾼의 대형마트에서 오아하까치즈를 발견하였다. 무진장 반가웠다는.ㅎㅎ
시장통을 헤집고 다니다 잃어버린 지갑을 대체할 작은 파우치를 구입하였다. 산토도밍고교회에서 나와 다시 200불을 환전하였었다.잃어버린건 잃어 버린거고 당장 필요한 돈을 환전하고 마침 시장에서 작은 파우치까지 장만하였다. 우리들은 내일 아침과 점심으로 먹을 소세지와 채소,과일을 구입하였고 이제 저녁을 먹기로 하였다. 백배에서 소개되어 있는 식당을 찾아 갈까하다가 그냥 길거리 음식을 먹기로 하였다.따꼬에 넣을 고기를 굽고 하느라 연기가 품어져 나오는 포장마차에서 따꼬를 주문한다. 일단 말이 안되니 다른 사람들 먹는 것을 보고 주문을 하였다. 마침 식사를 하던 사람이 자신이 주문하는 걸 도와준다고 하였다. 약간의 영어를 하는 그 사람 덕분에 조금 수월하게 음식을 주문하였다. 즉석에서 또르띠아를 굽고 구운고기까지 얹어서 나온 음식은 맛있었다. 또르띠아는 한국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인데 현지에서의 또르띠아는 일단 두껍다. 두꺼워도 너무 두껍다. 또르띠아는 옥수수 가루를 반죽하여 넙적하게 구운 것으로 또르띠아에 쇠고기나 해산물 등 속재료를 넣고 멕시카나 소스등을 뿌려서 싸서 먹는다.그런것들은 싸서 먹는 또르띠아가 너무 두껍다는 것이다.한국에서의 또르띠아는 적당한 두께이다. 우짜든동 우리는 두종류의 따꼬를 주문했고 따꼬를 먹기전에 하얀 죽 같은걸 주는데 쌀까루를 끓인것에 우유같은걸 넣은듯한 그런 맛이났다. 한컵씩 받아 들고 맛있게도 먹었다. 배도 고프고...ㅋ
먹을 것도 볼 것도 많은 후아레스시장에서 저녁을 먹고 다시 쏘깔로광장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어느 카페 야외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멕시코 하면 데낄라가 유명하다. 데낄라는 할리스꼬 주에서 자라는 푸른 용설란으로 만든것은 떼낄라, 그 외에 멕시코 전역에서 자라는 용설란으로 만드는 증류주는 메스깔이라고 한단다. 우리는 메스칼을 한병 시켰다. 메스깔중에서도 애벌레 Gusano de Maguey 가 든 증류주로 이곳에서 생산되는 메스깔이다. 선인장에 서식하는 벌레라는데 나는 처음에 술병속에 웬 벌레들이 들었나? 깜짝 놀랐다. 술이 잘못된건줄 알았다.ㅎㅎ
그러나 역시 맥주가 나한텐 제일 적당한듯...ㅋ
에스프레소...
그러나 진하기만 한 그런 커피가 아니다.진한듯 하지만 고소하다. 중미에서는 다른 커피를 지목하지 않고 그냥 커피를 주문하면 에스프레소를 가져다 주었다. 그 진한듯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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