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인디오의 마을 '산 크리스토발 데라 까사스' 본문
인디오의 마을 '산 크리스토발 데라 까사스 San Cristobal de la Casas'
2013년 1월 4일
오아하까에서 야간버스로 12시간을 달려 산 크리스토발 데라 까사스에 도착을 하였다. 마침 영희쌤에게 수면제를 얻어 먹고 잔 덕분에 12시간의 야간버스를 지루한지 모르고 순식간에 훅 달려 온 느낌이다. 타임머신이라도 탄듯 100배에도 소개되어 있지 않은 어딘지 낡은듯한 분위기를 풍기는 도시로 왔다. 멕시코에서 가장 못산다는 치파스 주에 위치한 이 도시는 대부분 원주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이란다. 해발 2,200m에 위치한 이곳에서 버스에 내리며 엄청 추웠다. 추위에 떨며 택시를 타고 숙소에 왔다.
일단 숙소에 도착을 하여 방배정을 받자마자 짐만 부리고 아침을 준비했다. 어제 오아하까 후아레스 시장에서 구입한 야채로 된장찌게를 끓이고 누룽지 끓여서 테이블에 올렸다. 그 사이에 허름한 탁자는 영희쌤의 스카프가 식탁보로 변신을 하여 멋진 식탁이 되었다. 아보카도를 껍질까고 속을 파내어 담고 오렌지도 올리고 오아하까 치즈도 중간에 잘라 놓았다. 비장의 반찬 멸치볶음과 무장아찌도 한자리 차지한다. 아침부터 캔맥주까지 식탁에 올라왔다. 다 어제 구입한 물품들이다. 밤새 버스타고 오느라 고생한 우리모두에게 건배!
우리땅 걷기에서 관동대로 전구간을 걸은 마지막날 선물로 나눠준 시에라컵이 이번 여행에서 단단히 한몫을 했다. 언제 어디서나 무얼 먹던 배낭에서 튀어나오는 우리의 컵을 보고 감탄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는 사실~~!!
아침 식사후 그제서야 샤워를 하고 오후 일정을 체크한다. 인디언 마을을 찾아 가 볼 작정인데 다른이들은 인디언마을 투어를 신청한다지만 우리는 두발로 찾아 가 볼 요량이다.
산 크리스토발 거리도 참 좁다. 겨우 차 두대가 지나 갈 정도의 도로 양옆으로 주택과 상점들이 들어 서 있다. 그 좁은 도로도 한쪽은 주차공간으로 내주고 나머지로 간신히 차 한대가 지난다. 그러다보니 이곳의 도로는 거의 대부분이 일방통행이다. 도로보다 조금 높게 인도가 있는데 한줄로 서서 가야할 정도로 좁다. 상점들도 밖에선 무슨 가게인지 구분이 안간다. 안을 들여다 보아야 어둡고 좁은 가게 안쪽으로 물건들이 보인다.
인디언 마을로 가는 버스를 타는 곳을 찾아 가는 길은 시내 여러 골목을 누벼야 했다. 제법 30분이상을 걸어 가야했다. 시내 중심가에 있는 대성당앞을 지난다. 이 대성당은 1528~1533년에 지어진 바로크양식의 성당으로 노란색이 인상적이다.
멕시코뿐만이 아니라 과테말라에서도 쿠바에서도 구두딱이 아이들이 눈에 많이 띄였다. 일찌감치 돈을 벌어야 하는 아이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구두딱는 일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가는 우리를 궂이 불러 세워서 자신의 거미를 자랑하던 사람이다. 손바닥에 거미를 올려 놓고 뭐라 하는데 영어도 아닌 스펜어이니 말이 통해야지 무슨 말을 하는지...그저 거미를 자랑하는 모양이다.하였다...ㅋ
거의 30분을 걸어서 몇차례나 물어물어 당도한 인디오 마을 Chamula 가는 버스를 타는곳...버스라기보다는 봉고차였다. 대부분이 투어롤 다녀오기 때문에 일반 버스가 다니는건 아닌 모양이다.그런데 우리는 인디오 마을 깐딴을 갈 예정이었으나 차물라가는 곳으로 왔다. 주변에 인디오마을이 여럿 있다더니 그 중에 한곳인 모양이다. 아무려면 어떠랴 일단 차를 탄다. 일인당 12페소이다.
차를 타고 가다보니 바로 옆이 시장이다. 우리 모두 반가운 표정들이다. 돌아와서 시장 구경도 하고 저녁꺼리도 살 수 있으니 좋았다.
인디언 여자들이 입은 치마가 하도 신기해서 나중에 마을에 가서 만져보기까지 하였다. 두껍고 뻣뻣하기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날도 추운데 바지가 따뜻할 것 같은데 뻣뻣하고 두꺼운 치마가 이들의 평상복인듯 하였다.날도 추운데 다리는 맨다리고 맨발에 슬리퍼...
한참만에 도착한 차물라의 첫인상은 실망이었다. 전혀 인디언스럽지 않은 풍경이다. 한국의 농촌에 초가집이 없듯이 여기 또한 인디언 전통집은 없나보다. 광장 가운데 흰바탕에 초록의 테두리를 두른 교회가 보이고 관공서같은 노란 건물, 주변은 썰렁하다. 날씨 조차 썰렁하다. 간간히 비가 내리고 공기가 차갑다.일단 초록의 테두리를 두른 교회쪽으로 갔다.
입장료를 20페소를 받는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나 마나 잠시 갈등을 하였으나 일단 들어가 보기로 하였다.사진은 절대 금지란다.알았다는 눈짓을 하고 작은 문으로 들어 가는 순간 깜짝 놀랐다. 일반적인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교회가 아니었다.넓은 공간엔 의자도 책상도 없이 텅빈 공간에 바닥엔 두툼하게 소나무잎을 깔았다. 송진냄새가 난다. 나쁘지 않은 냄새다. 교회안은 빙둘러가며 성인들의 사진이 걸려있고 그 앞엔 수많은 초가 놓여져 있다. 심지어 바닥에 까지 초가 놓여있다. 가족들이 경건하다 못해 엄숙하고 간절한 표정으로 기도를 올리고 있다. 자신들이 필요한 만큼의 공간만 바닥에 있는 솔잎을 옆으로 치우고 가족들이 앉고 그 앞에 초를 놓고 불을 밝혀 기도를 올리는 모습이 아름답다. 인디언들의 종교가 기독문화와 어우러진 형태인 모양이다.
우리가 마을에서 먹은 타꼬...아무리 둘러봐도 제대로 된 식당이 보이질 않고 마침 눈에 띄는 또르띠아 간판. 현지인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우리도 그 대열에 합류하여 소고기를 넣은 타꼬,돼지고기,닭고기 등 하나씩 모두 주문하여 맛을 보았다.심지어 삶은 계란을 넣어 먹기도 하였다.모두들 그런대로 먹을만하다는 반응이다. 가게안에서는 타꼬를 싸먹는 또르띠아를 직접 만들고 있었다. 우리는 신기한 장면이라 너나없이 구경하느라 법석을 떨었다. ㅋ
점심으로 먹은 타꼬보다 훨~씬 비싼 커피...
점심을 밖에서 추위에 떨며 먹었기 때문에 사실 먹을 땐 몰랐는데 너무 추웠다. 그래서...
비도 오고 완전 추워서 일단 카페로 들어가서 잠시 추위를 피하기로 하였기 때문이다. 카페도 실상 난방이 안되니 춥긴 매한가지였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카페가 아니다. 썰렁한 내부는 각종 물건들을 파는 슈퍼마켓을 겸하고 있다. 그저 커피를 판다는 의미의 카페이다. 이제 마을을 한바퀴 돌아 볼 참이다.
온 가족이 나와서 과일을 파는 리어카앞에서 우리들 발걸음이 딱 멈추었다. 몽키바나나를 한 가득 샀다. 가격이 너무나 착하다?ㅋㅋ
푸짐하게 바나나를 가방에 넣고 나니 오늘 내일 실컨 먹을 수 있었다.
마을을 돌아 다니다 재미난 그림을 발견하였다.마을 담벼락에 그려진 홍보용이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무엇을 알리려 하는지 다 알수 있다. 참 재밌는 내용이라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
마을 안쪽에서 아낙네가 양털로 무언가를 하고 있길래 잠시 물어 보았다. 양손으로 털을 빗어서 차곡차곡 쌓이면 넓은 카펫모양으로 만들어 옷을 만드는 중이란다.마침 함께 간 윤쌤이 벙거지같은 양털옷을 입어 보았다. 윤쌤이 입어 본 것은 남자들 옷이란다. 아마도 여자들의 치마도 이런식으로 만드는 모양이다.무지 두껍고 무겁다. 내친김에 방안도 들여다 보았다. 사진을 찍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허락을 하였다. 방안엔 아까 보았던 교회처럼 솔잎을 깔아 놓았다.침대가 있고 신을 모신 제단이 있다. 콜라가 그 앞에 올려져 있다. 콜라의 거품처럼 영혼이 하늘로 올라간다고 생각한다는 내용을 언젠가 어느 책에서 읽은적이 있다.
마을을 한바퀴 돌고 다시 광장으로 돌아와서 시장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인디언마을 차물라의 시장에 진열되어 있는 반질반질 윤이나는 채소들이 우리네랑 다를게 하나도 없다. 손톱만한 마늘도 있고 고추도 있다.
차물라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린 곳에서 다시 봉고를 타고 산 크리스토발 시내로 돌아왔다. 아까 지나며 보았던 시장쪽으로 걸어가며 보니 자루마다 그득하게 소나무잎들을 팔고 있다. 교회에서나 가정에서 솔잎을 까는 풍습이 있어 솔잎을 시장에서 사고 파는 모양이다.
여기저기 구경을 하며 걷다보니 산토 도밍고 교회앞이다. 교회 주변은 무슨 바자회를 하는 것처럼 장이 섰다.시장의 규모는 엄청 크다. 다양한 민속공예품을 파는 곳들이다.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나 어딜가나 특이한 상품보다는 비숫비숫한 공예품들이라 살짝 실망스럽기도 하였다.
산토도밍고 교회의 외관이 너무나 섬세하고 아름답다. 위쪽은 망으로 쳐놓았다. 아마도 새들의 피해를 막기 위함인듯 보였다.바로크 건축물의 진수를 보는듯 하였다.
금으로 되어 있는 교회 내부...
또 옥수수앞에서 발걸음이 딱 붙었다. 이번에도 아무런 양념을 바르지 않은 옥수수를 달라고 하여 먹었다.
마요네즈...싫어요, 칠리가루...싫어요!ㅎㅎㅎ
오늘 저녁은 매식이다!ㅎㅎ
sol맥주를 곁들여서 닭고기, 스파게티,퀘사딜라 등을 먹었다.이 집의 음식들이 그 동안 먹었던 멕시코 음식 중 가장 짠듯하다. 나름 퀘사딜라가 제일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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