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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이 되어버린 훈자왕국의 흔적 '발티트 성' 본문
전설이 되어 버린 훈자왕국의 흔적 '발티트 성'
세계 최고의 장수마을 훈자. 그 훈자가 세상에 알려지기까지 7,000미터이상의 고봉들에 둘러싸인채 훈자는 전설처럼 그렇게 오랜 세월을 살고 있었다. 900년을 이어 온 왕국이 1974년 해체되고 파키스탄의 영토가 되었고 이후 수 많은 여행객들이 훈자를 찾아 들곤 하였다.
하늘이 가까워 밤하늘의 별이 바로 머리 위에서 반짝이고 별똥별은 셀 수 없이 꼬리를 물고 쏟아져 내린다는 무릉도원같은 곳 훈자.
BC 325년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원정이후 잔류한 그리스군인과 페르시안 여인들의 후손이라는 훈자족, 파란 눈, 금발머리, 그들이 살고 있는 곳.
무릉도원으로 오는 길은 참으로 멀고도 멀었고 험난한 여정이었다.
2013년 7월 26일 나는 훈자에 있다.
발티트 성
훈자를 지그시 내려다 보고 있는 해발 7,388m의 울타르 피크.
훈자의 영혼의 산. 훈자마을 사람들에 없어서는 안될 식수원이다. 빙하가 녹아 내린 물이 이곳의 식수원이자 생명의 원천이다.
발티트 성의 입장권을 사고...
발티트 성의 내부는 미로처럼 복잡하게 얽혀져 있어 안내원이 함께 하여야 한다고.
훈자마을의 앞산 , 만년설을 이고 있는 7788m의 라카포쉬...
이 또한 훈자 어딜가나 눈에 담을 수 있는 풍경이다.
훈자의 앞쪽으로 흐르는 훈자강.
척박한 산아래 푸른 나무들은 이 모든것이 관개수로에 의한 인공림이다. 척박한 자연을 비옥한 땅으로 만드는 사람의 힘 또한 놀랍다.
티벳의 건축양식 영향을 받은 발티트 성은 13세기에 만들어졌다.
처음 발티트 성이 세워졌을 무렵은 1층 구조였고 15세기에 이르러 2층이, 100여년 전에 3층으로 증축되어 1945년까지 사용되었다.
이 후 왕가는 아래의 알티트 성으로 이사를 가서 발티트 성은 1945년부터 1990년까지는 비어 있었으며 1976년 전통 왕조의 왕이 죽자 나라에 기증을 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1996년 까지 원형 그대로 재건축을 하였고, 1996년부터 일반에 공개되기 시작을 했다.
아담한 규모의 성은 크기에 비해 다양한 시설들을 가지고 있는데 미로처럼 작은 방들이 연결되어 있어 자칫하면 길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지하에는 곡식 저장 시설을 마련해 두었고 식사와 잠자리 등 대부분의 생활은 2층에서 이루어지도록 되어 있다. 3층은 접견실이나 연회를 위한 공간 등이 있으며 특이하게도 성 내부에 수감시설이 있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풀무?같은 도구인데 털을 그대로 둔 가죽풀무이다.
위아래로 눌러주면 바람이 일어 불을 지필 수 있게 하는 형태이다. 직접 시연을 하며 구조 설명을 한다.
그 설명을 듣고 나도 한번?
영숙씨가 대표로 체험을 하기도 하고...
사실 금줄을 쳐놓은 걸 보니 출입금지인것 같은데 뭐...들어가도 말리지는 않더라는...ㅎㅎ
훈자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3층 테라스이다.
해발 7,788m의 라카포시 봉에 이어
해발 7,257m의 디란 봉도 한눈에 보이고...
탐험가 마르코 폴로가 보고 놀랄만큼 길고 거대한 뿔을 가진 양(무플런)으로 마르코 폴로가 처음 발견했다하여 일명 '마르코 폴로의 양'이라고도 한다는 그 양의 박제가 벽에 걸려 있다.
훈자의 기원도 여러가지이다.
이란계 조상설과 아프가니스탄계 조상설이 뒤섞여 있다.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원정 때 3명의 병사가 페르시아 여인을 데리고 탈영한 뒤 이 마을에 숨어 살았던 것이 마을의 기원이라는 주장도 있고...일부 주민은 자신이 알렉산더 대왕이 이끌던 마케도니아 군인들의 후예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이도 있단다.
그러나 이 지역의 언어가 고대 그리스나 마케도니아 언어와 전혀 관련이 없고 많은 고고학적 연구에도 그리스나 마케도니아 관련 유물이 출토되지 않은 점을 들어 그 같은 주장은 신빙성을 잃고 있다고...
어떤이는 이 지역의 조상들이 본래 산중을 떠돌며 약탈을 일삼던 산적들이었다는 이야기도 있다지만 어느 것도 확실한 게 없다는 것이다.
발티트 성을 돌아보고 나서 짜이를 한잔씩 마셨다.
한낮이 되니 본격적으로 햇볕이 장난 아니게 뜨겁다. 그늘에 앉아 있으니 그 뜨거움을 조금이나마 피할 수 있다.
입장권은 엽서로 사용해도 되게 만들어졌다.
입장권 엽서에 주소를 적는다. 달리 아는 주소라고는 우리집뿐인지라...
" 나는 아무 가진것도 없이
이국의 어느 도시에 도착하기를
꿈꾸었다"
/장 그르니에
머나먼 파키스탄의 훈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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