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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티트 마을로 가보자 '알티트 성'
오후 4시 숙소를 빠져나왔다.
아직도 해는 머리위에서 뜨겁게 맹위를 떨치고 있다마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숙소를 나섰다. 우리가 묵고 있는 카리마바드에서 얕트막한 언덕을 하나 넘으면 알티트 성으로 향하는 미류나무길이 펼쳐진다. 일반적으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다른 곳으로 가는 것 같은 느낌이다. 보통은 차를 얻어 타고 가던지 택시를 대절하여 갔다온다고 하는데 우리는 얻어 탈(?) 차도 없고, 더더군다나 택시를 부를 마음은 전혀 없는지라 천천히 즐기면서 걷기로 한다. 훈자에서의 느림을 제대로 즐기고 있는 중이다. 오전에 발티트 성을 다녀와서 한나절 느긋하게 쉬다가 뜨거운 열기가 살짝 수그러들 즈음 다시 숙소를 빠져나왔다. 길바닥은 고운 흙가루가 걸을때마다 폴삭폴삭 날아 올랐다. 처음엔 사뿐사뿐 걸음걸이에 신경이 쓰이더만 것도 잠시 눈앞에 펼쳐지는 새로운 풍경에 정신이 팔렸다.
▼오전에 올랐던 발티트 성의 뒤편으로 울타르 봉(해발 7388m)
산위로 뽀족하게 살짝 보이는 해발 6,000미터의 레이디 핑거의 모습이다.
손가락 하나를 세운것 처럼 뽀족하게 생겼다.
오후 햇살이 내려쬐는 알티트 마을 방향은 눈이 부시다.
알티트 마을은 우리가 있는 곳보다 낮은 곳에 위치한다.구불구불 미루나무가 자란 길을 따라 가면 된다.
이곳에서도 역시 울타르 피크(해발 7388m)를 볼 수가 있다.
설산이 녹아 내린 물이 폭포를 이루며 까마득한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이다. 물소리가 엄청나다.
이 물을 거침없이 벌컥벌컥 마시고 내려오는 여학생.
놀란 우리가 물을 그렇게 마셔도 괜찮냐 물었더니 놀라는 우리가 재밌다는 표정을 짓는다.
드디어 앞서가던 여학생들을 따라 잡았다. 그녀들이 쉬고 있는 바람에 말이다. 어찌나 걸음이 빠르던지...
이런저런 말을 걸으니 수줍어 하면서도 묻는 말에 대답을 해준다. 여학생들은 고등학생으로 일본인 하시가와의 미망인이 세운 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했다.우리가 알티트 성으로 간다고 하니까 거기까지는 얼마남지 않았다고 했다.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했더니 손사래를 치며 안된다고 하더니만...나중엔 흔괘히 함께 찍을 수 있게 허락을 했다.
아이들은 동양인 외국인이 신기한 모양이다. 우리가 어릴적 서양인을 보고 신기해 하던 것처럼말이다.
수줍게 그러나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사진 찍는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훈자에는 이제 장수마을이라고 할 수가 없다고 한다.
100세가 넘는 어르신들이 없다고 봐야한단다. 카라코람 하이웨이, 문명의 길이 뚫리자 사라진 장수마을이다.
여러가지 요인들이 있을 수 있겠다. 별아별 가공식품들이 들어오고,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다보니 힘들게 일하지 않아도 되고...
그런데!!
우리가 너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마침 문을 닫은 시간이라 알티트 성은 입장을 할 수가 없었다.
조금 아쉽긴 하였으나 어쩌랴~~
주저없이 돌아서서 골목길에서 노는 아이들과 잠시 시간을 보내곤 하였다.
뉘엇뉘엇 해가 서산으로 저무는 시간이다.
산이 높아 해가 빨리 떨어질 것 같다.
걸어왔던 길을 되집어 서둘러 카리마바드로 돌아 간다. 아래 사진으로 보이는 건너편 미루나무길을 걸어 넘어가야 한다.
다시 울타르 피크가 보이는 익숙한 곳으로 돌아왔다.
그 곳까지 갔다 오는데는 2시간 반이 걸렸다.
알티트 마을에서 돌아와 저녁에 만나기로 한 식당에 들어서니 일행들이 우리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훈자전통음식을 주문하기로 한다. 훈자 피자와 그외 이름을 알 수 없는 음식들을 주문하였다. 우선 시원하게 맥주로 갈증을 재우고...
아래 사진 왼쪽에 보이는 훈자피자는 먹기가 조금 괴로웠다. 그러나 오른쪽에 있는 피자는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식당안이 아닌 밖에서 먹다보니 많이 어둡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낮에 써 두었던 엽서를 우체통에 넣었다. 우표값이 40루피였다.
별이 무수히 반짝이는 훈자.
은하수가 길게 밤하늘을 가로 지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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