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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자워터' 훈자의 물맛은 어떨까?
뒤쪽으로는 해발 7000미터가 넘는 울타르피크가...
앞쪽도 역시나 해발 7000미터가 넘는 라카포쉬 봉, 디란 봉,골든 피크 같은 고봉들에 둘러싸인 훈자 밸리의 흙집 지붕 위에서는 훈자를 대표하는 농산물인 살구 말리는 모습을 보는건 흔하디 흔한 풍경이다.
겉으론 남루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지만 이 속에 평화가 녹아 있다. 발티트 성에서 나온 우리는 골목을 천천히 걸어 내려오며 여기저기 기웃거려 본다. 한낮의 사정없이 뜨겁게 내리 쏟는 훈자의 햋볕은 말 할 수 없이 뜨거웠다. 그런데 그 뜨거움이 싫진 않다. 우린 그 뜨거움조차 즐기고 있는 중이었다.
그 뜨거움속에 살구가 쫀득한 살구빛으로 말라 가고 있었다. 온 마을에 달달한 살구향이 가득하다.
골목어귀에서는 역시나 어김없이 살구를 들고 가는 아낙네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낯선 여행자들에게 선선히 살구를 내놓았다. 일그러진 살구도 상관없이 우리는 살구를 양껏 얻어 먹었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던 살구...
울타르 피크는 해발 7,388미터로 훈자를 대표하는 산이다. 훈자 지역 사람들에게 정신적으로 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빙하에서 녹아내린 물들이 마을 사람들의 유일한 식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은 모레인 지대를 지나 마을앞에 도달하기 때문에 시멘트가 섞인듯한 검은 물이 되고 만다.
도저히 마실 수 없어 보이는 이 물을 이곳 사람들은 거침없이 마셔대도 아무 탈이 없다. 오히려 장수 마을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곳이다.
마을 골목에서 만난 아이들은 플라스틱 통으로 물을 길어서 그냥 벌컥벌컥 마셔 대었다.
어찌나 놀랍고 한편으로 신기한지...
들리는 말에 의하면 한 여행자가 호기심에 몇 모금 마시고 몇 날을 설사로 고생했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무모한 호기심은 화를 부른다?ㅎㅎ
아무튼 이 쟃빛 물은 연구대상이 되면서 '훈자워터'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이 물은 고랑을 이루어 마을 여기저기를 실개천처럼 흘러 내리고 있었다.
이 물로 식수는 물론이고, 먼지가 폴폴나는 길위에다 시원스레 물을 퍼붓곤 하였다. 그렇게 먼지도 잠재우고 뜨겁게 달구어진 길바닥도 식히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물은 얼음처럼 차가운 물이었다.
내일 마을에서 만나게 될 동네 아이들은 입술이 새파랗게 달달 떨면서도 이 차가운 물에서 수영도 하며 물놀이를 즐기기도 하였다.
아이들이 파랗게 질려 하면서도 어찌나 재미나게 놀던지 물속에 손을 담그어 보고서야 만년설이 녹은 물이라... 역시나 차디찼다.
마을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나무들도 이 물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나무를 깍아 만든 마르코 폴로 양. 커다란 뿔을 더욱 크게 부각시켰다. 마르코 폴로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는 커다란 뿔을 가진 양이다.
마르코 폴로가 처음 이 양을 발견하여 유럽에 알려져 마르코 폴로 양이라는 이름으로 통한다고 한다.
우리가 본바에 의하면 남자들은 하나같이 놀고 있는 모습인데...
여자들은 너나없이 일을 하고 있었다.
힘들고 어려운 농사일이나 집안일까지 모두 여자들이 한다고...
살구씨 기름
물이 얼음물처럼 차기 때문에 저렇게 담아 놓으면 음료수가 시원해진다. 그러나 처음 이런 모습을 보았을때 이 물이 그렇게 차다는걸 알지못했다.만년설이 녹아 내린 물이라는걸 미쳐 생각을 못했다. 뜨거운 햇볕에 비하면 덥다고 느껴지지 않는건 물론 고산이기도 하지만 아마도 얼음물이 흐르는 수로가 마을을 돌고돌아 나가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성으로 가면서 만났던 살구따던 가족을 다시 만나 또 한참을 살구먹으며 노닥거렸다.
무릉도원인가? 이곳에서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세월 노닥거리게 된다.
한낮의 열기가 식을 오후시간까지 숙소에서 쉬기로 하였다.
테라스에서 시간을 보내며 책을 읽었다.
'실크로드의 영혼들' 박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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