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훈자에서 아이들과 놀기 본문

걸어서 세계속으로/파키스탄

훈자에서 아이들과 놀기

다보등 2013. 12. 19. 08:00

훈자에서 아이들과 놀기

 

 

 

 

 

 

 

훈자 이틀째

이다쌤과 정란쌤이랑 셋이서 올드훈자를 돌아 다녔다.

날씨는 정말 좋다. 햇볕은 따가우나 오전인지라 그럭저럭 다닐만 하다.

어디서나 보이는 만년설을 이고 있는 훈자의 산들을 마주하고 어제와는 다른 길을 택해 훈자속으로 거침없이 앞으로 직진~~~ㅎㅎ

 

 

 

 

 

만년설을 배경으로 호박꽃이 피어있는 모습이 정겨웁기도 하고 참 색다른 분위기이다.

사람사는 곳은 어디나 비슷비슷하다. 상점안에 진열되어 있는 주방기구들이나 야채들...

모양과 떼깔이 조금 다를뿐...

 

 

 

 

유쾌한 동네분들...

사진을 찍으라 자청하고 자리를 잡고 자세를 잡는다. 카메라에 찍힌 사진을 보며 아주 좋아라 하셨다.

 

 

 

지붕위의 마르코폴로 양 모형

 

 

 

 

 

똑 같은 옷을 입은 여자아이 둘이 아빠랑 학교 가는 길인듯 보였다. 그런데 아이들이 멘 가방이?ㅎㅎㅎ

아주 재미난 가방이라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허락을 받았다. 가방은 한국것이라 하였으되 말은 통하지 않으나 대충 알아듣는 듯 하였다.

 

 

 

 

일본인 하세가와 미망인이 세웠다는 학교이다.

우리는 학교 안으로 들어가 교실에서 막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아이들을 만났다.

교실로 안내를 하여 구경도 시켜주고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 그들은 9학년으로 15살이라 한다.딱 그 나이에 맞게 수줍음과 호기심이 많은 학생들이다. 교실에는 책상이 스무개 남짓하다. 교실엔 아무런 장식도 없이 책상과 의자, 칠판이 전부인 교실이지만 학생들의 눈빛은 똘망똘망하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하세가와를 검색해 보았다.

하세가와는 일본의 유명 산악인으로 1991년 울타르 피크를 등정하다가 눈사태 사고로 사망한 사람이란다.

그를 추모하기 위해 하세가와의 부인이 남편이 살고 싶다던 훈자에 학교를 세웠다고 한다.

하세가와 호시노는 일본의 유명한 산악인으로 세계 최초로 알프스 3대 북벽(아이거, 마터호른, 그랑조라드 북벽)을 동계에 단독으로 등반한 세계적인 등반가이다.

하세가와는 1991년 10월 10일에 울타르 2봉을 등정하다가 캠프 1(4,900m)에서 캠프 2 (5,5500m)로 가던 중에 눈사태를 만나 1,200m를 추락해 사망했다고 한다.

 

 

 

6-70년대 우리동네를 생각나게 하던 구멍가게

 

 

 

 

레이디 핑거가 살짝 보인다.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아이들 중 세명의 아이들이 우리를 따라오며(아니지 우리를 따라오는 것이 아니고 걔네들 집이 우리가 가는 방향이랑 같았던 것이다) 이름이 뭐냐? 결혼했느냐? 누구랑 사느냐? 등등 물어보고 물어보더니 한 아이가 자기네 집으로 가자고 손을 잡아 끈다.

집에는 엄마는 일하러 가고 아빠는 할머니댁에 갔단다.우리는 잠시 망설였다. 어른도 없는 집에 가는게 그랬다.그러나 한사코 잡아 끄는 바람에 할 수 없이 한 아이네 집으로 갔다.

 

 

 

 

 

 

 

어제 우리가 처음 방문하였던 그 아저씨네 집이랑 별반다를게 없는 집이다.

여기 앉으라 하는데 난감하였으나 덧도 잠시 이내  주저앉았다. 무얼야기하며 놀았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말도 안통하고...ㅋㅋ

그러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보여주고 하니 아주 좋아라하면서 폰에 관심을 기울인다. 폰을 달라고 하더니 여기저기 검색도 해보고 들여다보고 재밌어 한다. 한국의 풍경사진을 보여주니 아주아주 좋아라 했다.

 

 

 

 

아침에 숙소를 나서며 가방에 챙겨 온 살구를 꺼내서 먹었다. 다 먹고나니 아이가 얼른 가서 비어있는 통에다 살구를 채워 갖다준다. 그러더니 라시를 먹으라고 가지고 왔는데 시큼한 맛이 나는 라시는 행여나 배탈을 우려하여 살짝 맛만보고 말았다.ㅋ

아이 세명의 이름은 기억에 없다. 메모를 하였어야 하는데...

 

 

 

 

 

 

 

 

우리는 내일 떠나고 굴밋에서 하루를 유할 것이라 하였더니 지들도 내일 굴밋으로 견학을 간다고 한다. 거기서 아이들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한시간 가까이 놀았나 싶었는데 이번엔 다른 한 아이가 자기네 집으로 가자고 손을 잡아끄는데 시간이 자꾸 지체가 되는 것 같아 사양하고 말았다.

훈자 강으로 가는 길을 물어 방향을 틀었다.

 

 

 

 

자기네 집으로 가자며 동생들까지 데리고 온 아이(앞쪽 노란색 옷)가 서운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훈자 강으로 가는 길은 좁디좁은 돌담이 이어진 골목길로 들어 섰다.

골목끝에는 한무리의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며 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 아이는 고무튜브를 입으로 불고 있다. 그게 가능해?

그러나 한참만에 튜브에 바람을 넣고 자랑스레 보여준다. 이 없으면 잇몸이라더니...ㅎㅎㅎ

 

 

 

처음엔 몰랐는데 물속에서 나오는 아이들이 달달떨고 있다. 입술이 파랗게 질렸다.

물속에 손을 담그어 보니 세상에나!

얼음물이다!!

우리들에게 보여줄려고 더욱 열심히 물속으로 뛰어 들어 가는 아이들을 제지하였으나 막무가내이다.

어린 동생까지 데리고 물속으로 풍덩한다.

입술이 파랗게 질리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안되겠다. 우리가 자리를 떠야 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