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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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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세계속으로/파키스탄

훈자에서 유유자적하기

다보등 2013. 12. 26. 07:41

훈자에서 유유자적하기

 

 

 

 

 

 

 

먼지 가득한 골목길...

좁디좁은 돌담길...

융빙수는 훈자의 실핏줄인듯...

훈자에 생명을 주는 피같은 물길이다.

아이들과 말은 통하지 않으나 그러나 굳이 말이 필요치 않은 시간을 보냈다.

서로가 말로써는 소통이 되지 않았으나 그래도 신기하게 통했으니까

그 아이들을 뒤로하고 돌담길을 따라 걸었다.

물색깔하고 똑같은 흙먼지 날리는 길.

돌담에 소복히 내려 앉은 흙먼지.

그러나 훈자는 초록의 마을이다.

 

 

 

 

 

 

 

 

 

 

 

 

라카포시(해발7788m)

 

 

 

 

 

 

 

 

 

 

 

 

물놀이를 하던 아이들은 낯선 이방인이 쑥스러운 모양이다.

 

 

 

길아래로 보이는 지붕위에서 살구를 말리는 바구니들이 즐비하다. 살구 말라가는 달착지근한 냄새가 기분좋다.

살구 작업을 하고 있는 아낙들이 보이길래 서둘러 아래로 내려가 보았다.

온가족이 다 나와서 한창 살구씨 빼는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역시나 여자들은 처음엔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하더니 나중엔 함께 사진을 찍는 것에 동의를 하였다.ㅎㅎ

 

 

 

 

 

 

 

 

우리는 이곳에서 말린 살구를 샀다.

말리고 있는 바구니 하나에 우리돈으로 8,000원에 샀다. 상점에서 파는 가격의 절반도 안되지만 엄청 많은 양이었다. 나랑 함께 사진을 찍은 이 여자분이 이곳에서 가장 어른이었다.

우리가 살구를 사고싶다 하였더니 이 여자에게 허락을 받고 이 여자가 가격까지 결정을 하였다.

그리고 우리는 이들 옆에서 모양이 망가진 살구를 시도때도 없이 주워먹었다.

흠 어제에 이어 오늘도 살구를 엄청 먹게 된다.ㅋ

 

 

 

 

정말 뜨거운 햇볕...

 

 

 

 

 

 

숙소로 들어 가며 내일 먹을 식량을 구입했다.

계란 한판, 양파, 감자, 오이, 물 등을 사들고 숙소로 들어가다 양떼를 만났다.

긴털을 가진 이곳의 양은 우아하게 생겼다.

 

그나저나 이다쌤이랑 둘이 나눠 들고 가는 길이지만  엄청 무겁다. 햇볕도 뜨거운데....ㅠ.ㅠ

내일 이동을 하면 마땅한 식당이 없다길래 미리 먹을 것을 준비했다. 다른 사람들과 나눠 먹을 요량으로 많다싶게 샀더니...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이다/강제윤 저

 

집을 떠나 자연의 품으로 들어 온 사람들이

바쁘게 걷는 것을 나는 이해 할 수가 없다.

그것은 다시 속도의 노예가 되는 일이다.

 

길가의 풀과 나무와 들꽃들을 찬찬히 들여다보거나

새소리를 듣지도 못하고 정신없이 걷는다면,

또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의 풍경을 놓친다면

길에 얽힌 이야기와 바람이 전하는 말을 듣지 못한다면.

대체 이 자연의 길을 걷는 의미는 무엇일까.

 

길을 나서면 느리게 걸어야 하리라.

온갖 해찰을 다 부리며 걸어야 하리라.

길에서는 도달해야 할 목적지 따위는 잊어야 하리라.

목적지에 가지 못한들 어떠랴.

길을 벗어난 낯선 길로 들어선들 또 어떠랴.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 그 자체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