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영화 '82년생 김지영' 본문
영화 '82년생 김지영'
여자가 원하는 이상적인 삶이란 무엇일까?
백설공주가 전생이었을 것 같은 여자
것도 아니면 최소한 신데렐라~
동화는 언제나 공주는 백마 탄 왕자와 결혼하여 행복하게 잘 살았다로 끝난다.
결혼후의 생활도 언제나 행복했을까?
백설공주는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미모를 갖고 살아 가는 것일까?
신데렐라는 더 이상 재투성이가 되지 않고 유리구두를 신고 날마다 파티를 하면서 왕자랑 춤을 추며 그렇게 살았을까?
이상은 현실화되었을때 그것은 행복과 반대가 될 가능성이 많다.
1982년 봄에 태어나 누군가의 딸이자 아내, 동료이자 엄마로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지영'
지영은 내 아이들과 또래이다. 80년생 아이들은 부모 세대와는 달리 경제적으로도 그다지 어려움없이 컸을 것이고, 가르칠만큼 가르쳤고,
배울만큼 배운 세대이다. 그럼에도 알게 모르게 여자라는 이유로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승진에서도 차별대우를 받는다.
그러나 그 차별은 부모 세대에도 있었고, 그 잔재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 여전히 존재한다.
결혼을 하면 육아문제는 여자의 몫이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결혼과 함께 직장을 떠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도 육아문제 일것이다.
내가 젊었을적에도 잘 다니던 직장을 결혼과 더불어 여자는 사표를 내고 집에 들어 앉아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던 시대였다.
그 뒷면엔 육아가 자리잡고 있었다. 2019년을 살아 가는 수많은 김지영이들도 그런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옛 직장 상사의 도움으로 다시 일을 시작하려는 지영을 위해 육아휴직을 생각하는 자상한 남편 대현이지만,
집에서의 모습은 언제나 아내는 일을 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대현은 편안히 쉬면서 맥주를 마신다던지 하는 집안 일하고는 무관한 행동을 보여준다.
남동생이 누나인 지영이집을 방문하며 아버지한데 누나가 좋아하는게 무어냐고 물어서 사 들고 간 단팥빵은 사실은 아들이 좋아하는 빵이다.
지영은 크림빵을 좋아한다. 아버지는 딸이 무엇을 좋아 하는지는 아마도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친정엄마는 자신의 꿈을 버리고 가족을 위해서 미싱을 돌리며 돈을 벌어 오빠의 학비를 대주어야 했던, 가장 역할을 한 엄마에게 외할머니로 빙의하여 얼마나 힘들었냐는 위로를 건네는 장면에서...
"옥같은 내 딸, 금같은 내 딸..."이라며 울부짖는 대목에서는 영화속 친정엄마처럼 나도 울었다.
자신이 아프다는걸 몰랐던 지영도 남편의 권유로 정신과 상담을 받으며 점점 나아지고 밝아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게 지영의 밝아 지는 모습으로 영화는 끝났다.
김지영 역을 맡은 정유미의 연기가 참 좋았다.
'공연,영화,서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윤동주의 서시/정호승 (0) | 2019.11.15 |
---|---|
아침꽃 저녁에 줍다/루쉰 (0) | 2019.11.14 |
눈을 뗄 수 없었던 중국요리 '음식남녀'(1994) (0) | 2019.10.22 |
정관잉/盛世危言 ㅡ난세를 향한 고언 (0) | 2019.10.15 |
재난 액션 영화 '엑시트' (0) | 2019.0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