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비아나에서 나바르떼 22.2km/산티아고순례길 8일차 본문
산티아고 순레길을 걸은지 8일차 아침이다. 그럭저럭 일주일을 넘기며 기특하게도 발에 물집 하나 생기지 않고 잘 걷고 있는 중이다. 출발할 때마다 열심히 바세린을 바른 탓인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아침에 걷다보니 발목이 시끈거려 진통제 한 알을 먹었다. 여기저기 조금의 통증은 거쳐야 할 과정이려니 생각한다. 일주일 정도 걷다보니 이제 숙소 도착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익숙해졌다. 아침에 출발하기까지의 준비도 최대한 소리없이 잽싸게 잘 하고 있다. 이렇게 한달은 더 걸어야 한다니 아직은 까마득하다.
8일차 아침, 오전 7시 출발을 했다.
오늘은 나바르떼까지 22.2키로를 걸어야 한다. 흐린날씨이다. 기온 11도.
소나무 우거진 길을 걷는다. 역시나 꽃길을 걸어 로그료노에서 커피 한 잔을 마셨다. 로그료노는 큰 도시이다. 로그료노는 봄날의 불청객 은사시나무 꽃가루가 둥둥 떠다니는 도시로 기억에 남겠다. 꽃길과 도로를 번갈아 걷다보니 제법 규모가 큰 저수지가 나타났다. 순례길 유일한 저수지란다. 햇살좋은 식당야외에서 맥주와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었다. 모처럼 많은 사람들이 여유를 즐기는 야외식당의 분위기에 나도 덩달아 즐거웠다. 5월의 봄꽃들이 아름다운 산티아고순례길을 걷노라니 배낭의 무게도 잊고 피곤한 줄도 모르겠다.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하는 포도는 아기손같다. 한달후엔 이 포도가 얼만큼 자라 있을까? 어느 포도주 공장앞을 지나는데 '576km to santiago'라고 적혀있다. 800km중 224km를 걸어왔다!!
우쭐우쭐 기분좋은 걸음으로 오늘 묵을 도시 나바르떼에 도착을 했다. 늘 그렇듯이 침대배정을 받고 샤워하고 빨래, 순례자메뉴로 저녁을 먹었다.
동현언니가 샹그릴라를 쏘는 바람에 신이나서 식사후 동네 한바퀴 산책을 하였다. 긴거리를 걸은 오늘은 일찍 8시에 침낭속으로~^^
순례길에서는 자전거를 탄 순례자들도 많다. 부러워하다가도 이런 오르막을 만나면 되려 안쓰럽기까지...
도시 외곽에 텃밭을 가꾸는 모습이 우리네랑 다를 바가 없다. 기웃기웃 들여다봐도 텃밭에 심은 작물들도 뭐 특별할 것도 없이 익숙한 채소들이다. 우리동네 텃밭을 보는 것 같아 정겨운 장면이었다.
로그료노로 들어 가는 예쁜다리이다.
아름다운 성당이 있어 잠시 들여다 보기로 하였다. 시원한 내부에서 잠시 다리쉼을 하는 것도 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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