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에스텔라에서 로스아로스/산티아고순례길 6일차 본문
2018년 5월17일
아침 체조를 하고 6시25분 산티아고순례길 6일차 일정이 시작되었다. 며칠 걸었다고 아침에 세수하고 최대한 소리없이 잽싸게 침낭을 접어 넣고, 배낭 챙기고 하는 일들이 감이 좀 오는 것 같다. 알베르게를 나와 가로등이 길을 밝혀 주는 골목을 걸어 마을을 벗어난다. 오늘 아침은 춥지는 않다. 얼마쯤 걷다보니 무료로 와인을 제공한다는 이라체수도원이다. 몇명의 순례자들이 우리에게 자리를 내어주며 포도주를 담은 물병인듯 보이는 병을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는다.
오호~! 두 개의 꼭지에서 왼쪽에서는 와인이 오른쪽에서는 물이 나온다. 우리도 각자의 컵을 꺼내 한 잔씩 마셔보았다. 아침이긴 하지만 포도주는 술이 아닌(?) 음료이므로~ㅎㅎ
보데가스이라체라는 와인제조업체에서 만든 포도주를 순례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라한다. 우리도 빈 생수병에 좀 담아가기로 한다. 그렇게 포도주를 배낭에 담고 걷다보니 두갈래의 길이 나온다. 순례길은 예전엔 산을 에둘러 가는 길만 있었다는데 지금은 마을을 에둘러가는 방향으로도 화살표가 나있다. 나는 마을이 아닌 산길로 가고 싶었다. 일행들이 나뉘어졌다. 나랑 동현언니, 정쌤이 산길로 함께하고 나머지 5명은 마을쪽 길로 갔다. 잠시 오르니 숲으로 들어선다. 우거진 숲길이 좋았다. 숲길이 끝나고 임도로 내려서니 사방이 유채밭과 밀밭으로 아름답기 그지없다. 한가로운 길옆에 앉아 주먹밥으로 아침을 먹고 아름다운 산길을 걸어 작은마을에 다달았다. 바르에서 커피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작약이 정말 예쁘게 피어있는 마을을 지나 밀밭을 걷다보니 건너편 언덕에 마을길로 간 일행들이 보인다. 잠시 떨어졌건만 멀리 보이는 실루엣만으로도 엄청 반가웠다. 부지런히 밀밭길을 걸어 간이매점에서 일행들과 합류를 하였다. 즉석에서 짜주는 신선한 오렌지쥬스를 마시고 다시 길을 나섰다. 한낮으로 갈수록 날씨가 뜨겁다. 더위에 지칠즈음 오늘의 목적지인 로스아로스에 들어섰다. 공립알베르게(6유로)에 들어 방을 배정받고 우선 점심을 먹으러 광장으로 나왔다(여차직하면 시에스타에 걸려 다시 문을 여는 오후 5시가 넘는 시간까지 굶을 수 있으므로). 이번엔 순례자메뉴가 아닌 각자 먹고 싶은 단품 위주로 주문했다. 스파게티도 먹고, 먹물빠예야도 먹었다. 저녁을 위해 닭다리, 감자, 양파, 쌀 등을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우선 샤워하고 빨래까지 하고 나니 저녁식사준비로 바쁘다. 주방에서는 다양한 나라의 순례자들이 너나없이 식사준비로 분주하다. 우리는 닭다리 백숙이다(이곳의 닭다리는 우리네 마트에서 파는 어지간한 닭 보다 크다). 닭국물은 낼 아침 남은 밥으로 닭죽을 끓여 아침을 하기로 하고 다시 밥을 지어 주먹밥을 만들어 점심을 준비했다. 피곤한 하루가 지난다. 종일 걸은 발가락은 약이 올라 빨갛다. 매일 온 몸이 여기저기 아팠다 괜찮았다한다.
이라체수도원 못미쳐 기념품을 만들어 파는 대장간이 있다.
느낌있는 기념품들이었으나 구경만 하고 지나쳤다.
동현언니, 정쌤과는 산길을 선택, 나머지 일행들은 마을로 가는 길을 선택하여 잠시 헤어졌다.
저 멀리 성벽처럼 보이는 바위산이 멋지다. 우리가 가야할 길은 저 산을 끼고 돌아가는 여정이다.
아침 햇살에 키다리가 되어 보는 시간~^^
산위에 뽀족하게 보이는 정체가 궁금...
산을 내려와 만난 작은마을 바르에서 커피 한 잔! 카페 콘 레체! 산티아고순례길 어디서건 커피는 참 구수하고 맛있었다.
마을을 벗어나면 밀밭이 펼쳐진다. 목적지까지는 10.2km
멀리에 일행들이 보이기 시작을 했다.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는 천리안(?)ㅋㅋ
사방천지 둘러봐도 밀밭뿐인 들판 한가운데 작은 매점이 있어 다리쉼도 하고, 간단한 음료나 샌드위치 등을 먹을 수 있어 좋았던 곳이다. 즉석에서 짠 오렌지쥬스는 시원하고 달았다.
드디어 로스아로스에 들어선다.
아름다운 시내를 지나 알베르게 도착, 많은 순례자들틈에 방배정을 받고 점심을 먹기위해 우선 식당부터 찾았다.
모처럼 여러가지 음식들을 주문하여 다양한 요리 맛보는 날~
붉은 색이 예쁜 샹그릴라도 마셔보고..(이 후에 여러번 즐겨 마셨던 샹그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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