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나바르떼에서 나헤라 16.9km/산티아고순례길 9일차 본문
2018년 5월 20일 산티아고순례길 9일차
16.9km!
산티아고 34일 일정 중 아마도 가장 짧은 거리인듯 싶다.
다른 날보다 늦은 아침 7시30분쯤 출발을 했다.
마을을 벗어나며 사방이 포도밭이다. 꽃길과 흙길, 고속도로를 따라 걷기도 하며 오늘 우리가 묵을 도시 나헤라에 일찌감치 도착을 하였다. 사실 비아나-나바르떼-나헤라 구간은 이틀에 걸을 수 있는 거리인데 3일에 나눠 걷는 중이다. 일주일을 넘기며 탄력이 붙어 잘 걸으니 조금 길게 잡아도 좋을 것 같았는데 단장님(?)의 깊은 속내를 알 수가 없다. 여러가지 사소한 일들이 생기면서 슬슬 불만(?)이 조금씩 쌓이기 시작을 했다. 알베르게는 오후 2시부터 문을 열다고 한다길래 입구에 줄지어 세워놓은 배낭줄 끝에 우리의 배낭도 줄세워 놓고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갔다. 가장 손쉬운 스파게티랑 피자, 맥주 한 잔을 주문하여 동현언니랑 먹었다. 한시무렵 다시 알베르게로 돌아오니 배낭줄이 더 길어졌다.
한방(이라고 하기엔 너무 넓은)에 90명이 잘 수 있는 강당같은 큰 도미토리이다. 오늘은 아래층, 위층 갈등없이 아래층 침대를 하나 차지하고 침낭을 깔았다. 도미토리는 이층 침대이므로 다들 위쪽 침대쓰기를 꺼려했다. 오르락 내리락하는게 그닥 쉽지 않기도 하거니와 여러가지로 귀찮음이다. 그러나 침대배정을 순서대로 해주므로 자기 편한대로 맘대로 차지할 수 없는 노릇이다. 오늘은 워낙 많은 사람을 수용하는 알베르게이다 보니, 침대배정은 따로이 하지않고 맘대로 차지하라는 뭐 그런 규칙인 모양이다.ㅎㅎ
이틀에 걸쳐 걸을 수 있는 거리를 삼일동안 걷다보니 그동안 며칠 정든 한국청년들도, 보타나 자매도 앞서 가버려 만날 수 없게 된 것이 아쉬웠다. 대신 캐나다에서 온 교포부부를 만났다. 헤어지고 다시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하는 일상이 순례길의 자연스런 모습인 듯 싶다.
저녁을 아사도레스토랑에서 샐러드, 그릴돼지갈비,딸기후식, 포도주 무한리필, 11유로(★★)
마치 거대한 벌통을 연상시키는 구멍이 뜷려있는 붉고 커다란 바위산들을 끼고 있는 나헤라는 라 리오하의 주도였으며 10세기와 11세기를 거치면서 나바라왕국의 본거지 역할을 했고 그 이후에는 이슬람교도들이 빰쁠로나를 무너뜨렸던 거점이 되기도 했다.
나헤라도시구경을 나섰다.
나헤라는 나헤라 강을 사이에 두고 8개의 아치를 가진 산 후안 데 오르떼가 다리가 구도시와 신도시를 연결시켜주고 있다. 나헤라는 특히 아름다운 기사들의 회랑과 신비한 왕가의 영묘를 볼 수 있는 산따 마리아 라 레알 수도원을 발견할 수 있다고. 입구까지만 들어가서 구경하고 돌아나왔다. 사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갈 정도로 사전 지식이 없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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