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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니요스 - 까스뜨로헤리스 19.7km/산티아고순례길 15일차 본문

해외 트레킹/산티아고순례길 800km

오르니요스 - 까스뜨로헤리스 19.7km/산티아고순례길 15일차

다보등 2020. 11. 4. 20:56

2018년 5월 26일 15일차

알베르게의 유료 조식으로 시리얼과 빵 한조각을 먹고(허접하였으나...) 6시반 출발했다.

흐린 하늘...

은근한 언덕길을 걸어올라 오니 지평선 저 너머까지 밀밭이다. 그러나 길은 진흙탕이라 걷는게 여간 힘들지 않다.

어제 비가 많이 왔고, 오늘도 비소식이 있어 출발전에 단도리하고 걷는데 다행이 하늘이 점점 개인다.

산티아고순례길도 오늘차로 15일째이다. 배낭도 이제 몸에 딱 맞는게 편하다. 아침저녁으로 발에 바세린을 발라서인지 물집하나 없는 발이 매끈하다. 물집없이 걸을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한낮으로 갈수록 하늘색이 어찌나 예쁜지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푸른 밀밥이 펼쳐진 평원을 보는 것도 참 행복했다.

도로와 함께 걷는 길이라 조심해야 하는 점도 있어 마냥 풍경에 정신을 팔아도 안된다.

오늘은 걷는 거리가 조금 짧은 편이라 12시전에 까스뜨로헤리스에 들어섰다. 무니시팔 알베르게 산 에스테반(5유로)에 배낭을 내렸다. 오늘은 조금 특별한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왔던 길을 되집어 한참을 걸어 식당을 찾아 나섰다. 이곳에는 한국인 여자가 운영하는 알베르게가 있는데, 그곳 알베르게 식당에서 비빔밥을 한다길래 왔던 길을 되집어 가는 수고를 감수하고 찾아 갔다.

오마이갓!! 그런데 비빔밥은 저녁메뉴란다!!

저녁에 다시 올 수 없다며 8명의 식사를 부탁했다. 마침 그 시간에 다른 손님이 없던터라 우리 부탁을 들어 주었다. 8명의 한국인 손님을 내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ㅎㅎ

그리하여 된장국에 비빔밥(10유로)을 먹을 수 있었다. 참이슬 한 병(6유로)을 조금씩 나눠 마셨다. 비빔밥과 참이슬로 행복했던 점심시간이었다.

 

오늘 하루 묵게된 알베르게는 넓직한 방하나에 침대가 15개이다. 특히 탈수기가 있는 알베르게이다. 비오는 날은 좋을 것 같다. 그러나 오늘은 해도 너무 쨍하고, 바람도 불어 그냥 널어도 잘 마른다.

취사하기 어려운 곳이라 저녁에는 샌드위치로 준비했다. 바게트빵, 로메인상추, 토마토, 오이, 치즈, 머스타드, 오렌지쥬스 등 (7.50유로). 그리하여 커다란 클럽샌드위치를 만들었다. 너무 커서 먹기 난감하였으나 다들 맛있게 냠냠!

계란 삶고, 요거트 준비하여 내일 먹을 간식을 준비했다.

한끼한끼 해먹는 것도 재밌긴 하지만 고달픈 일이다.

 

사진을 보니 보름만에 살이 많이 빠졌다

 

산 안똔 수도원의 아치

오늘 목적지인 까스뜨로헤라스에 도착하기전에 산 안똔 수도원을 지나게 되는데 고딕양식의 아케이드가 아름다운 이 수도원은 과거 '산 안똔의 불'이라고 불렸던 피부병을 치료하고 돌봐줬다고 한다. 아름다운 성당은 없어지고 지금은 아치만 남은 모습이다.

이곳을 지나며 카페에서 수박을 먹었다.

세상에나!!

이렇게 달고 맛있는 수박은 처음이야! 그런 맛이었다!

 

 

까스뜨로헤리스에 들어서고도 알베르게로 가기 위해서는 다소 가파른 언덕에 길죽하게 자리잡고 있는 마을의 거의 끝부분까지 이동해야 했다. 메세타 위의 언덕에 자리 잡은 까스뜨로헤리스...막판에 지쳤다.

 

햇살이 너무 좋았던 날이다. 탈수기가 있는 알베르게였으나 필요치 않았다.

 

 

사설 알베르게 오리온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오리온 알베르게에서 비빔밥을 판다는 정보가 있었다.

왔던 길을 되집어 한참을 가서야 찾을 수 있었는데 비빔밥은 저녁메뉴라고 하여 우리 모두 실망이 컸다.

그러나 8명의 한국인을 내치지 않고 특별히 비빔밥 해주어 오랜만에 행복한 점심밥상을 받았던 날이었다.

 

오리온알베르게입구에 있는 입간판에 비빔밥 저녁메뉴라고 적혀있는걸 미쳐 보지 못했다.

정말 맛있게 먹었던 비빔밥!!

 

커다란 바게트빵으로 만든 샌드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