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프로미스타-까리온 데 로스 꼰데스 19.5km/산티아고순례길 17일차 본문
2018년 5월 28일 월요일/비와 흐림
오전 6시, 기온 10도
바람이 찬 아침이다.
어느새 5월의 끝자락이다. 오늘은 다른 때보다 거리가 짧다. 잠시 쉬어가듯 편안하게 걷는 날이다.
오늘도 참고, 화합하고, 즐기자, 화이팅! 매일 아침 체조를 하면서 다짐을 한다.
출발하자 빗방울이 떨어진다. 서둘러 비옷을 찾아 입고 길을 나섰다.
하늘이 어둡게 내려 앉은게 심상찮다. 제발 비는 조금만 내렸으면 좋겠다...
살짝 비고플 시점에 작은 마을 Bar에서 카페 콘 레체(에스프레소에 우유를 넣은 카페라떼, 그러나 카페라떼보다 더 부드럽고 진한 카페 콘 레체이다.)를 마시며 그 진하고 고소한 맛에 반하게 되는 시간이다.
비옷을 입고 걸으니 덥다.
도로를 따라 그냥 길게 뻗은 길을 걷는다. 어디메쯤에서 인가 코카콜라 자판기옆면에 남은 거리 419km라고 적혀있다.
내일은 400아래로 내려가겠구나...시작이 반이라고...뿌듯하다.
좀 지루한 길을 걸어 산타마리아 알베르게에 방 배정을 받고 점심으로 햄버거를 먹었다.
마트에서 저녁거리와 내일 점심을 위해 쌀을 사서 돌아왔다.
오늘 저녁 메뉴는 얼큰수제비이다. 감자, 호박, 양파, 새우를 넣고 끓였다. 수제비가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었나!!ㅎ
밥을 지어 소금간을 하여 김밥을 말았다. 김밥속으로 고추피클, 오이피클을 넣었다.
산타마리아알베르게는 수녀님들이 운영하는 곳으로 오후 5시30분에 순례자들이 모여 노래하고 자기소개하는 시간이 있다. 우리팀은 진도아리랑을 불렀다.
수녀님이 새로운 버젼의 아리랑을 재밌어 하시며 수녀님이 아리랑노래를 부르셨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그동안 수많은 순례자들이 너나없이 아리랑을 부르니 수녀님이 외울 정도였다. 저녁미사시간에 성당에 갈 사람은 가고 각자의 시간을 가졌다.
밖에 비가 오는 것 같다. 내일 출발할 때는 오지 않기를 바라며 8시30분쯤 침낭속으로 들어간다. 자기엔 이른 시간이긴 하지만 누워보니 마치 집인양 편하기 이를데 없다. 이제 알베르게 도미토리 숙소도 익숙해진 모양이다.
빨렌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이자 까미노의 심장으로 불리는 까리온 데 로스 꼰데스는 중세에 이미 12개의 크고 작은 성당 건축물과 병원이 있을 정도로 번성했던 도시였다. 특히 중세의 산 소일로 왕립 수도원에서는 까리온 데 꼰데스를 찾아오는 순례자에게 11월부터 4월까지는 한 개의 커다란 빵을 주었고 5월에서 10월까지는 반 개의 빵을 주었으며 성직자에게는 빵과 2개의 계란, 포도주 1/4병과 20레알의 돈을 줄 정도로 번성했다고 전해진다.
그 산 소일로 왕립 수도원은 현재 호텔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알베르게는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이른 시간 도착한 순례자들의 배낭이 줄지어 있다.
우리도 배낭을 줄지어 놓고 가까운 식당에서 햄버거로 점심을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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