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서역행 길목을 지키는 양관 본문
지난 2월에 방영된 EBS세계테마기행 실크로드 따라 파키스탄편을 보면서 2013년 여름 인도-파키스탄을 거쳐 중국 신장자치구- 키르키즈스탄-우즈베키스탄을 한달 정도 여행한 기억이 떠올렸다.
당시는 인도, 파키스탄, 중앙아시아 등지를 갔다와서 블로그에 정리를 했으나, 그 다음해 여름 2014년에 갔다온 '중국실크로드 신장 자치구'는 아직 정리를 하지 못한 상태이다.
하여 중국실크로드 여행사진을 찾아내어 어찌 해볼까하고 들여다 보니 지난 그 시간이 까마득하다. 그래도 지난 추억을 정리해 봐야겠다고 그리 맘먹고 나니 하도 오래전 여행인지라 기억도 가물가물, 당시의 메모장도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가 없다. 그저 사진을 따라 가며 정리하리라 맘먹었으나 이 또한 도중 하차할런지도 모를 일이다.
틈틈이 정리하는데까지 해보기로.
2014년 여름, 실크로드 여행
둔황은 서역 북도와 남도가 만나는 곳이기 때문에 모든 여행자들이 중국으로 들어오건 나가건 간에 육로를 이용하는 한, 이곳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서역으로 나가는 두 개의 관문 중 하나인 옥문관은 투루판을 지나 톈산산맥을 따라 중앙아시아로 뻗는 오아시스로의 북도 쪽 관문이고, 양관은 타클라마칸 사막 언저리에서 쿤룬산맥을 따라 인도 방면으로 이어지는 남도 쪽 관문이다. 양관은 옥문관보다 조금 늦게 설치되어 당나라 때까지 존속했다.
우리가 간 곳은 <양관>으로 둔황에서 70여 키로쯤 떨어져 있는 곳이다. 양관은 한나라 이래로 국경을 방어하는 경계지역이라기보다는 서쪽 중앙아시아로 가는 출발지점이며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영토의 서쪽 끝이었다. 고승인 현장이 인도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지났던 곳이기도 하다. 송나라 이후 해상교통이 활발해지면서 육상 실크로드가 쇠퇴하였고, 이로 인해 폐허가 되었다. 현재의 양관에는 2003년에 만들어진 양관박물관이나 몇 개의 새로이 건축된 건물들이 삭막하게 보인다. 입구에는 한나라 무제의 명으로 길을 나선 서역 개척의 선구자 장건의 기마상이 있다.
한 번 들어가면 살아 돌아오지 못한다는 타클라마칸사막.
5세기 고승 법현<불국기>에 의하면,
"사하沙河에는 악령과 열풍이 심하여 이를 만나면 모두 죽고 단 한 사람도 살아남지 못한다. 하늘에는 날아다니는 새도 없고, 땅에는 뛰어다니는 짐승도 없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망망하여 가야할 길을 찾으려 해도 알 수가 없다. 다만 언제 이 길을 가다가 죽었는지 모르는 그 죽은자의 해골과 뼈만이 길을 가르켜 주는 이정표가 될 뿐이다."
양관얼무라고 불리는 한(漢) 시기의 봉화대만 남아있는 막막한 사막 저 멀리를 보아도보아도 그저 텅빈 지평선만 끝없이 보일 뿐이었다.
막막한 사막에서 불어오는 황량한 바람이 뜨겁다.
현장법사도 불경을 가지고 인도에서 돌아올 때 양관을 통과하였다고 한다.
당시 현장법사의 자료사진을 보면 지고 있는 짐이 만만찮은데 저런걸 지고 어떻게 그 말도 안되는 열악한 험로의 머나먼 길을 오갔는지 짐작도 되지 않는다.
<장건의 동상>
기원전 139년 장건은 한무제의 명으로 흉노를 협공할 나라를 찾아 미지의 서역으로 갔다가 포로로 잡혔으나 탈출을 거듭하며 서역을 주유하다가 13년만에 귀향을 했다. 장건의 서역견문은 당시 중국인들에게 놀라움과 충격을 주었다.
장건이 갔다온 6400km에 달하는 이 길을 따라 상인들이 다니게 되었으며(후에 실크로드라 불리게 된) 이때 중국에 호마(胡馬), 호도(호두), 호초(후추)와 유리 만드는 기술이 전해졌고, 서양에는 비단, 칠기, 도자기와 양잠, 화약, 종이기술을 전했다. 실크로드는 상업적인 면뿐만 아니라 동서문화의 교류라는 면에서 세계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됐다.
양관은 실크로드의 한 갈래인 서역남로의 관문이었다.
漢나라가 국경으로 점찍은 곳이 양관이며, 최전방 초소로 세운 것이 옥문관으로 전쟁이 빈발하였던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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