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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의 직물역사를 품은 조양방직의 신선한 변신/강화도나들이 본문
강화나들길 14코스를 걸은 후 강화의 핫플레이스라고 소문이 난 '조양방직'에 들렀다. 오래전 폐허가 되다시피 하였던 방직공장은 최근에 카페(?)로 거듭났다고 한다.
1933년, 강화도 지주인 홍재용, 홍재묵 형제가 민족자본으로 처음 설립한 강화 최초의 방직공장이었으며, 1942년 주인이 바뀌게 되기도 하면서 한국전쟁을 거쳐 1958년에 폐업했다. 이후 조양방직은 단무지공장, 젓갈 공장을 거치며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폐허가 되다시피 하였다. 2018년에 조양방직은 새주인을 만나 이전의 새롭고 옛스러우면서도 감각적인 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휴일 오후시간 조양방직 카페 갤러리는 입구에서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큐알코드로 체크를 하고 입장을 하였다.
입구에 들어서자 여기가 박물관인가 카페인가 싶을 정도로 다양한 물건들로 시선강탈.
음료부터 주문해야 한다는 안내원의 말에 따라 줄을 서서 음료주문. 커피포함 대부분의 음료 가격이 7-8000원이니 완전 비싸다. 갤러리입장료와 커피 가격이려니 생각하기로 하였다.
카페로 들어서면 방직공장이었던 내부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고도 넓었다. 길다란 작업대는 자연스럽게 음료를 마시는 테이블이 되었다. 그 테이블이 어찌나 긴지 까마득하다.
공장터와 건물 골조부터 방직기계가 있던 작업대까지 남길 수 있는 건 모두 남겨 당시를 조금이나마 조명할 수 있게하였다. 허전한 자리는 주인장이 중국과 유럽 각지에서 직접 발굴한 골동품들로 채워 놓았다고.
그 골동품들이 어찌나 다양하고 많은지 정신없는 와중에 그래도 오래된 기억속 물건들과 이국적인 소품들이 가득하여 이리저리 불거리가 많아 지루할 틈이 없었다.
찬찬히 구경하며 들여다 보시라.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이색적인 문짝이며 거울등이며 의자, 마치 유럽의 어느 도시 거리를 비추었을 것 같은 노란 불빛의 가로등에서도 이국적인 냄새를 풍긴다.
그 사이사이 쓰러질듯 서있는 시멘트가 드러난 벽과 창틀, 덕지덕지 손때가 묻는 책상 등을 보다보면 마치 거대한 공장은 겹겹의 시간을 한껏 품은 박물관이기도 하고 고상한 취향의 소품들로 가득한 갤러리 같기도 하다. 허름한 공간 자체가 그냥 '작품'이다.
이곳에서 음료주문을 하고 옆쪽으로 들어가면 억 소리가 나는 작업공간(?)이 나온다.
그냥...헉! 하고 놀라게 된다
뽀족뽀족한 옛 공장의 지붕과 회색빛 시멘트 벽, 페인트칠이 벗겨진 의자까지 세월을 그대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시대와 출처를 알 수 없는 인테리어조차 범상치 않다. 사람들이 비싼 음료값을 지불하고 오는 이유가 있구나 싶다.
언듯언듯 보이는 지붕위의 뜬금없는 소 한마리~
나중에 알고보니 저 건물이 금고란다!
조양방직의 전성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거대한 금고 건물이다.
원래는 사무동 안에 있었으나 1970년대 화재로 인해 지금의 금고만이 남아있다. 공장이 한창일 때는 일꾼이 돈을 지게로 져서 은행까지 날랐다 전해진다. 현금과 금괴가 가득했던 좋은 기억을 되새기며 부자되는 기를 받아 가시지 바란다는 안내글이 있다.
별관건물
별관건물 이층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
아래 아름다운 조명이 있는복도는 갤러리 복도가 아니다.
女화장실 내부이다.
조양방직을 가신다면 필히 들러보시길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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