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노트북 The notebook/니콜라스 스파크스 본문
노아가 한평생을 사랑해 온 아내 앨리는 알츠하이머에 걸려 과거의 기억을 완전히 상실하였다. 온 육신이 폐차 직전의 차처럼 닳고 마모되어 제 기능을 거의 다 상실한 노년의 노아는 아내 앨리를 위해 그들 한평생의 사랑의 기록인 노트북을 읽어 주는 대목으로 부터 시작된다.
<나는 자리에 앉은 채 잠시 그녀를 응시한다. 하지만 그녀는 알은체 하지 않는다. 나는 이해한다. 그녀는 내가 누군지 모르니까. 그녀에게 나는 낯선 사람이다.>
노아가 17세 때 두살 아래인 앨리를 만났다. 앨리의 아버지가 한여름 일을 하기위해 노아가 사는 마을 뉴번에 잠시 머물던 때이다. 둘은 사랑에 빠졌으나 집안 좋은 앨리의 부모는 가난한 집안 출신인 노아와의 사랑을 당치 않다며 일이 끝나고 앨리네 가족은 마을을 떠났고 노아와 앨리는 이별을 하였다. 노아가 2년 간이나 편지를 보냈으나 답장은 없었다. 편지는 앨리네 부모가 중간에 가로챈 것이다. 그렇게 세월이 속절없이 흐르고 14년이 지난 어느 날 지방신문에 노아의 기사가 났다. <...그 여름이 끝나갈 무렵 그는 그녀를 그 집으로 데려가 세월의 무게로 많이 퇴락한 건물을 함께 돌아보면서 언제고 그것을 사서 수리할 거라는 얘기를 했다.> 그랬던 그 집을 고쳐서 살고 있는 노아의 기사를 봄으로 앨리는 풋풋한 그 시절의 오랜 기억을 떠올리고 뉴번으로 노아를 만나러 왔다. 실로 14년 만에 그들은 다시 만났다. 앨리는 약혼하였고 3주후에 결혼식이라고 알려준다. 앨리의 일탈을 눈치챈 앨리의 엄마가 나타났고, 이상한 느낌을 받은 약혼자가 그녀를 만나러 뉴번으로 오고 있다는 소식도 듣는다. 그 모든 조건들에서도 결국은 사랑을 택한 앨리.
세월은 흘러 80세가 된 그들은 노인복지원에서 3년째 살고 있다. 치매로 과거를 잊은 앨리, 우리는 우리 생애의 마지막 나날들을 살고 있으며 시계침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째깍거리고 있다. 노아는 기억을 잃어버린 아내에게 지난 기억을 되살리는 노력을 하다가 그런 것들이 둘 모두에게 쓸데없는 힘겨운 나날임을 깨닫게 된다. 그녀는 도통 기억나지 않는 자식들의 사진을 물끄러미 들여다 보았고, 아무 즐거움도 주지 못하는 연애편지들, 그녀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위축되고 고통스러워했다. 그래서 노아는 방침을 바꿨다. 그들의 한평생의 사랑을 기록한 노트북을 시처럼, 소설처럼 읽어 주었다. 아이처럼 단순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하루하루를 꽃과 詩에 내재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동물들과 대화하는 것으로 보내야 한다는 것을. 감미로운 꿈을 꾸고, 해거름녘의 고즈넉함과 피부를 스치는 상쾌한 바람을 즐기면서 보내는 하루보다 더 나은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하지만 무엇보다도 나는 친숙한 개울가의 벤치에서 그녀의 무릎에 내 손을 올려놓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것, 그리고 이따금 일진이 좋은 날에는 사랑에 빠지는 것이야말로 인생이라는 것을 배웠다.
나는 기다린다. 그녀의 말은 내 마음에 상처를 줄 것이다. 그것은 내 가슴의 일부를 도려내면서 또 다른 상흔을 남길 것이다.
<댁은 누구시죠?>
미움과 경계하는 마음은 두려움으로부터 비롯되며 두려움이 없다면 우리의 사랑은 한계가 없다고. 사랑은 마르지 않는 샘처럼 끝이 없고 깊이가 없다고. 사랑하면 할수록 더욱 사랑하게 된다고. 보통의 사랑밖에 모르는 자가 절대적인 사랑법을 잘 옮겼는지 모르겠다. 옮긴이 김훈의 말이다.
소설 노트북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하여 책을 먼저보고 영화를 볼까도 생각했지만 영화는 보지 않기로 했다. 뭐 굳이 영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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